보육원 출신 청년 연달아 극단 선택...한 총리, 지원 강화 지시
보육원 출신 청년 연달아 극단 선택...한 총리, 지원 강화 지시
  • 정한별 기자
  • 승인 2022.08.25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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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 남기고 아파트서 극단 선택 추정
한 총리, 보건부에 지원체계 강화 지시
보육원 출신 청년들이 자립 준비 과정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숨지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해 정부는 대책 마련에 나섰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픽사베이)
보육원 출신 청년들이 자립 준비 과정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숨지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해 정부는 대책 마련에 나섰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픽사베이)

[한국뉴스투데이] 보육원 출신 청년들이 생활고 등 자립 과정에서 좌절해 극단적 선택으로 숨지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이에 정부는 자립 준비 청년에 대한 복지 지원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25일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전 7시 17분경 광산구의 한 아파트에서 A(19)양이 숨진 채로 발견됐다. 지난 18일 광주에서 한 보육원 출신 청년이 극단 선택으로 숨진 지 엿새 만의 일이다.

경찰은 A양이 이날 오전 2시경 자신이 거주하던 아파트 고층으로 올라가 뛰어내린 것으로 파악했다. ‘최근 친구의 죽음으로 충격을 받았다.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의 유서도 발견됐다.

A양은 지난해까지 보육원에서 생활하다 지난해 장애가 있는 아버지의 아파트로 거처를 옮겨 함께 생활해왔다. 이들은 기초생활수급비 등에 의지하는 등 생활고를 겪어와 A양은 최근 대학을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A양은 평소에도 주변에 우울감을 호소해 왔던 것으로 알려져, 경찰은 주변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앞서 지난 21일에도 광주에서 보육원 출신 새내기 대학생이었던 B군이 금전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다 대학교 건물에서 숨진 채 발견된 바 있다. B군은 시설을 나오면서 받은 지원금 700만 원 가운데 500만 원가량을 등록금과 기숙사비 등으로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보육원 출신 청년들의 극단 선택이 잇따라 벌어지자 정부는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는 보건복지부에 “당사자들의 고충을 충분히 들은 뒤 지자체 및 유관 부처와 협의해 더 포괄적이고 다층적인 지원체계를 구축해달라”고 지시했다. 

이어 한 총리는 “가족과 헤어져 외롭게 자란 젊은이들이 자립 준비 과정에서 다시 한번 절망하는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며 "경제적 지원과 심리적 지원을 꼼꼼하고 충분하게 제공하는 따뜻한 정부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각 지자체에 정착지원금을 올해 800만 원, 내년부터는 1000만 원으로 상향해 지급하라고 권고했다. 지금까지 보육원에서 퇴소한 청년들은 지자체에서 500만 원의 정착지원금을 지원받았다. 정부가 지원하는 자립수당은 5년간 월 35만 원이다.

한편,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보호가 종료돼 홀로서기에 나서는 자립 준비 청년은 매년 2400명에 달한다. 지난 2020년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보호종료아동 자립실태 및 욕구조사’에 따르면 응답 대상자 중 42.8%가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바 있다.

정한별 기자 hanbyeol.oab@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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