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여정
뜻밖의 여정
  • 김민희 배우
  • 승인 2022.08.29 1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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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여행자 -류시화-]
내 생의 증거는 언제나 여행에 있었다.

내가 살아 있음을 가장 잘 증명해 줄 수 있는 것은 곧 여행이다.
여행 중일 때, 나는 그 어느 때보다 나 자신일 수가 있었다.
나는 여행이 좋았다. 삶이 좋았다.
여행 도중에 만나는 버스 지붕과 길과 반짝이는 소금 사막이 좋았다.
생은 어디에나 있었다.

여행은 스스로를 낭만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최고의 행동처럼 느껴진다. 저마다의 목적지와 과정은 다르겠지만 일상과 다른 변화가 주는 활력은 정신을 젊고 지혜롭게 만들어 준다. 그것이 단순한 관광일 뿐이라도 겪지 못하는 것 보다는 훨씬 좋은 기운으로 우리의 일상을 풍요롭고 다채롭게 할 것이다.

새로운 환경 속에서 이전에는 보지 못한 자연과 문화를 접한다는 건 이미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지는 것이고, 새로운 시각으로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낯선 환경이나 새로운 문화가 설령 불편하게 느껴지더라도 넓고 새로워진 시야는 여행자의 삶을 깊이 있는 변화로 이끈다. 

제주도의 푸르고 푸른 에메랄드 빛 바다에 넋을 잃었을 때, 그랜드 캐년의 거대하고 웅장한 협곡의 비주얼에 압도 당했을 때, 백두산 천지의 기이하면서도 아름다운 광경에 왠지모르게 가슴이 뭉클해 졌을 때, 한없이 작디 작은 나를 발견하게 되었던 기억이 난다.
여행은 감동이다. 그리고 나를 돌아보게 하고 진정한 나와 만나게 한다.

대니얼 드레이크는 '여행은 모든 세대를 통틀어 가장 잘 알려진 예방약이자 치료제이며 동시에 회복제'라고 말했다.
힐링의 최고봉은 역시 여행인가 보다. 
치유뿐만 아니라 지식과 삶의 통찰력을 갖게 하는 여행이 사람들의 버킷리스트에 꼭 올라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 것 같다.

코로나19로 몇 년간 발이 묶여 오가지 못했던 많은 사람들이 그동안 억눌렀던 여행의 욕구를 이제야 조금씩 풀어가고 있다. 한껏 오른 비행기 표 값에도 불구하고 티켓 구하기 어려운 곳도 여러군데다. 

사람들이 자유롭게 왕래 할 수 있어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간 전염병 때문에 결국 사람들의 발이 묶여버린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그러나 여행의 욕구는 질병에 대한 두려움 보다 어느정도 높아진 듯 하다. 

버킷리스트에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있다면, 펜데믹에 지친 사람을 떠나고 싶게 만들기는 충분하다고 본다.
여행은 삶을 완성도 있게 만들어 준다. 그리고 삶은 마치 여행과도 같다. 목적지가 있지만 그곳에 도착하는 것만큼 그 과정이 중요하다. 여행이 그렇듯 삶도 그러하다. 

나의 속도감을 찾아 그에 맞게 여행을 해야 하듯, 하루하루를 살아감에 있어서 나만의 박자를 세어 맞추는 과정. 그것이 내 삶의 여정을 안정감 있게 채워갈 것이다.

"홀로 멀리 여행을 떠나라.
그곳에서 가장 그리운 사람이 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다."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 중-

삽화/ 박상미
삽화/ 박상미

 


김민희 배우 calnews@naver

배우 김민희

만 6세인 1982년 KBS 성탄특집극 《집으로 가는 길》에 출연하면서 배우의 길에 들어선 아역스타 출신이다. MBC베스트극장에서 다수의 주인공 역을 시작으로 SBS 대하드라마 《여인천하》, MBC 주말연속극 《여우와 솜사탕》, 등을 통해 안방극장에서 꾸준히 활동해 왔다. 특히 1997년 MBC 일일연속극 《방울이》에서 주인공인 방울이 역을 맡아 많은 사랑을 받은 연기파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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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동철 2022-10-07 23:11:42
'목적지가 있지만 그곳에 도착하는 것만큼 그 과정이 중요하다'는 내용에서... 한국인들은 보통 여행(인생)의 목적지만을 보고 가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목적지를 가는 과정에서도 많은 것을 보고, 느끼는 것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해 주신 부분에 많은 공감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