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잘딱깔센
알잘딱깔센
  • 김민희 배우
  • 승인 2022.09.05 1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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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진정한 기술은 적절한 장소에서 적절한 말을 하는 것뿐 아니라, 말하고 싶은 순간에도 부적절한 말을 하지 않는 것이다."  -도로시 네빌-

대화를 잘 이끌어 나간단 말은 곧 소통을 잘한다는 것이다. 다른 이의 말을 경청하지 않고 자기말만 하는 사람은 아무리 언변이 좋다해도 대화를 잘하는 사람은 아니다. 귀를 열어 들어주고 공감해 주는 것이 소통의 시작이며, 하지 말아야 할 이야기를 잘 판별하는 것이 대화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술이다.

그런데 요즘은 아무리 귀를 열어보려 해도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는 젊은 세대들만의 언어들이 난무하다. 물론 어느 세대든지 그들이 젊은 세대였을 때는 그들만의 언어가 존재했다. 변화하는 시기에 가장 빠르게 반응하고 적응하는 젊은이들은 그 시기에 맞게 자기들끼리 소통하는 말들이 있었다. 표준어가 아니기에 은어나 비속어로 분류되며 당시의 기성세대는 그런 언어문화를 걱정스럽게 바라보기도 했다.

그런 분위기는 그때의 젊은이가 지금의 기성세대가 된 현재도 비슷하다. 그건 아마도 어린 사람들을 폄하하려는 꼰대 마인드라기보다는 소통의 어려움에서 비롯되는 단절현상의 하나이지 않을까 싶다.
지금은 눈을 바라보고 표정을 읽으며 대화하듯 글만으로도 자신의 의도와 감정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하는 시대다.

특히 여러 사람이 한 채팅공간에서 대화를 하려면 짧고 빠른 표현이 필요하다. 그래서 업종이나 소속된 부류별로 쓰이는 전문용어나 생활용어도 줄임말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단순한 인터넷 용어가 아닌 디지털 시대에 적응한 신종족의 언어의 재구성이라고 보여진다. 

한 때 유행하고 사라지는 말들도 있지만, 거의 표준어처럼 쓰여지는 말도 많다. 그런 무수한 신조어들은 꽤나 창의적이다. 어이없게 줄인 말은 그들끼리 잠시 재치 있게 사용하다가 말기도 하고, 어떤 신조어는 모든세대가 공감하며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흔히 사용되고 있는 신조어들.

_스몸비:스마트폰+좀비
갑통알:갑자기 통장을 보니 알바를 해야겠다.
만반잘부:만나서 반가워 잘 부탁해
사바사:사람마다 다르다
삼귀다:사귀기 전 썸타는 중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
스불재:스스로 불러온 재앙
남아공:남아서 공부하기
자만추:자연스런 만남 추구
캘박:캘린더에 박제(약속과 일정을 저장함)
웃안웃:웃긴데 안 웃기다 (웃프다와 비슷)
어쩔티비:어쩌라고 (대꾸하기 귀찮거나 딱히 할 말이 없을 때)
킹받네:매우 열 받음
갓생:MZ세대 최상급 표현인 'God'+'인생' (부지런하고 생산적 삶)
알잘딱깔센:알아서 잘 깔끔하고 센스 있게
얼죽아:얼어죽어도 아이스
쪄죽따:쪄죽어도 따뜻한거

셀 수 없이 쏟아지는 신조어들 중에는, 정말 별다줄(별 걸 다 줄임)도 많았다. 하지만 언어유희를 지닌 센스와 창의적인 말들은 매체에서도 자주 사용되며, 마케팅에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세계적 추세이다. 

당연히 우리말의 제대로 된 사용과 그 가치를 지켜 나가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유행처럼 쓴다고 휩쓸려 마구잡이로 신조어만을 남발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세대 간 소통을 위해서는 서로의 대화법을 존중해 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다 알지는 못하지만 이해하려는 노력이 수반된 존중은 그 소통의 첫걸음이 될 거라 생각한다. 

누구와 대화하든 이것만 유념한다면 훌륭한 화자가 되지 않을까?
'알아서 잘, 깔끔하고 센스 있게!'

"말은 생각한 다음에 하고, 사람들이 듣기 싫어하기 전에 그만두어야 한다."
    -톨스토이-

삽화/ 박상미
삽화/ 박상미

 


김민희 배우 calnews@naver

배우 김민희

만 6세인 1982년 KBS 성탄특집극 《집으로 가는 길》에 출연하면서 배우의 길에 들어선 아역스타 출신이다. MBC베스트극장에서 다수의 주인공 역을 시작으로 SBS 대하드라마 《여인천하》, MBC 주말연속극 《여우와 솜사탕》, 등을 통해 안방극장에서 꾸준히 활동해 왔다. 특히 1997년 MBC 일일연속극 《방울이》에서 주인공인 방울이 역을 맡아 많은 사랑을 받은 연기파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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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동철 2022-10-07 23:01:15
곧 한글날이 다가오는데 언어사용의 현세태를 잘 비판해 주신것 같아요. 세종대왕님이 만드신 한글과 우리말의 올바른 사용과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해 주신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