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경제】 원달러 환율 연고점 경신...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지금 경제】 원달러 환율 연고점 경신...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2.09.0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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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연일 연고점 경신...금융위기 이후 최고
파월 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에 달러 강세

수출입 악화-물가 상승-경기 침체로 이어져
한미 통와스와프?, "달러 강세 막기 힘들어"
지난 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1385원을 넘어선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1385원을 넘어선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9월에 들어서며 원달러 환율이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고 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장중 1385원을 넘어서면서 환율만 보면 제2의 금융위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할 것이라 관측이 나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그 어느때보다 높다.

환율, 금융위기 이후 연고점 경신

지난 7일 달러·원 환율이 장중 1385.2원을 넘어섰다. 연고점은 6거래일 째 경신했다. 환율이 1385원을 상회한 건 2009년 4월 1일 이후 13년 5개월 만이다. 환율은 지난달 31일부터 연속으로 연고점(한 해 동안 환율이나 주가 따위가 가장 높은 지점)을 경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환율만큼은 제2의 금융위기라는 이야기가 솔솔 나온다.

이처럼 환율이 계속 오르는 이유는 지난달 26일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이 매파적(통화긴축 선호)발언을 내놓으며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잡는데 가계와 기업의 고통이 따르더라도 당분간 큰 폭의 금리 인상을 지속할 것”이라 말했다. 올해에만 연이어 자이어트 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75%p 인상)을 두 번이나 단행했지만 또 다시 자이언트 스텝 내지는 울트라 스텝(한번에 기준금리 1.0%p 인상) 가능성까지 나온 셈이다.

여기에 중국이 코로나19의 재확산을 이유로 33개 도시를 전면 또는 부분 봉쇄하고 나서면서 달러 강세는 더욱 힘을 받고 있다. 봉쇄된 33개 도시에는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7%를 차지하는 선전과 1.7%를 차지하는 청두 등이 포함됐다.

장기화 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도 달러 강세에 가세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로 유럽으로 공급하는 천연가스 공급을 전면 중단하면서 달러의 대체재 역할을 하는 유로화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달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이 나온 이후 원달러 환율이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지난달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이 나온 이후 원달러 환율이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고환율 시대...우리 경제는

이렇게 환율이 오르면 우리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원달러 환율이 올랐다는 점은 달러의 가치는 오르고 원화의 가치가 떨어졌다는 것을 뜻한다.

먼저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은 활발해진다. 예전에 1달러당 1200원을 받고 수출했다면 이제는 1385원을 받고 수출을 하기 때문에 국내 기업들은 같은 물건을 수출해도 더 많은 차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수입이 악화되면서 결국 수출까지 축소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수출과 반대로 수입하는 물품의 가격이 오르고 달러국의 물가가 오를수록 우리가 내야하는 비용은 더욱 올라간다. 여기에 달러국과 물가 상승률이 차이가 날수록 수입과 수출은 더욱 어려워진다.

이에 결국 국내 물가 상승으로 여파를 미친다. 우리가 수입하는 물품은 완성품 뿐만 아니라 생산 제품의 원자재까지 포함된다. 특히 원유 등 물가 상승 요인에 직격탄을 주는 품목이 모두 영향을 받아 이는 국내 물가 상승을 올리는 요인이 된다.

국내 물가가 상승하면 소비자들은 상품 구매나 투자 등 소비 활동을 줄이게 되고 기업은 판매가 저조해지며 결국 경기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해외 투자자들의 국내 투자 역시 타격이 크다. 원화가 하락하면서 해외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팔아 회수한 투자금을 달러로 바꿀 때 손실이 나기 때문에 투자를 망설이게 되고 이는 주식 시장 전체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원달러 환율의 연고점 경신과 관련해 "필요하면 시장 안정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뉴시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원달러 환율의 연고점 경신과 관련해 "필요하면 시장 안정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뉴시스)

원달러 환율 1400원 선 돌파할까

문제는 원달러 환율이 계속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환율은 1400원 선을 돌파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미 연준이 다음달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외에서 다시 한번 큰 폭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아주 높은 데다 유럽의 에너지 위기 역시 단시간 내 해결되기 힘들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중국의 내수 부진으로 인한 위안화 약세도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추가 돌발 악재가 생길 경우 원달러 환율의 1400원 선 돌파는 시간문제라는 관측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한국의 원화를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준에 맡기고 달러화를 가져오는 한미통화스와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25일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한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 상황에서 한·미 통화스와프로 달러 강세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은 오해”라며 “미국과 상설 통화스와프를 맺은 영국과 유로존, 캐나다에서도 달러가 강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지금은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때처럼 외환보유액이나 국가 신용도를 우려하는 상황과는 다르다”면서 한국의 통화 가치만 절하되는 상황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지난 7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는 원달러 환율과 관련해 "이렇게 환율이 오르고 외환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것은 경제와 금융시장에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외환시장 쏠림을 당국이 예의주시하며 보고 있고 필요할 경우 적절한 조치, 시장 안정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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