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악녀를 품다
희대의 악녀를 품다
  • 김민희 배우
  • 승인 2022.09.12 1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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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역사 속에서 악녀로 꼽히는 몇 명의 여인들이 있다. 그 중에 악명 높기로 단연 유명한 사람들은 장녹수, 정난정, 장희빈 등일 것이다. 이들은 왕실의 비호를 받고 그 권세를 마음껏 휘두르다가 종국에는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그중에서도 정난정은 드라마 <여인천하>를 통해 잘 알려진 인물이다. (여인천하: 2001년 2월 5일~ 2002년 7월 22일, SBS를 통해 150부작 방영)
정난정은 첩의 딸로 태어나 기생이 되었고, 문정왕후의 동생인 윤원형의 첩이되어 정경부인의 작호까지 받았다. 

명종 즉위 후 수렴청정을 했던 그 당시 최고의 권력가 문정왕후의 실세를 등에 업고 부정부패를 일삼으며 막대한 부를 축적했으며, 정치에도 적극 개입했다.

'을사사화'를 일어나게 한 장본인도 정난정이었다. 유교 국가였던 조선에서 문정왕후를 통해 불교를 일으켰으며, 신분 차별을 타파하는 제도를 만들고자 했다. 천민 출신이었던 정난정은 적자와 서자간 차별을 없애 첩의 자식도 벼슬길에 오를 수 있게 하고자 했고, 이런 제안은 신분제도에 좌절했던 이들에겐 호응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갖은 모략과 살인으로 자신의 부와 권세를 쌓았던 그녀는 결국 문정왕후가 승하하면서 비참하게 생을 마감했다.

간혹 승리한 자의 기록으로 쓰여진 역사 속에서 사실과는 다르게 왜곡된 경우도 있지만, 정난정은 지금의 관점으로 봐도 범죄자다. 부정부패와 살인을 일삼고 국정농단을 자행하던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드라마 <여인천하>에 등장하는 여인들은 대개 돈을 위해, 또는 권력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 한다.
엄격히 제한된 신분의 벽과 반정으로 왕으로 추대된 중종의 나약한 왕권 앞에서 각자도생 할 수밖에 없었던 여자들의 이야기를 담았기에 그렇다.

그녀들 중에서도 특히 정난정은 아무런 배경도 없이 성공을 향한 강한 욕구를 채워나갔던, 그 시절엔 불가능했던 일을 이뤄낸 것은 분명하다. 악행을 저지르지 않았다면 어떤 인물로 후대에 전해졌을지 한편으로는 궁금하기도 하다.

<여인천하>에서 정난정 역할은 故강수연 배우가 연기했다.
아름다운 미모에 총명하고 강단 있는 성격의 정난정을 연기하기에 찰떡같은 캐스팅이 아니었나 싶다. 거기에 훌륭하게 소화해낸 그녀의 연기력은, 높은 시청률로 당초 계획보다 100부작이나 연장된 드라마를 완성하는데 크게 이바지 했다.
여러 배우들이 정난정을 연기했지만, '정난정'하면 '강수연'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 강인한 인상을 남긴 게 사실이다.

역사 속 기록된 정난정의 묘사와 많은 것이 닮아있는 강수연 배우. 아름답고 총명한 것이 닮아있는 건 맞다. 하지만 인품만큼은 달랐다. 여장부같이 강단 있는 모습 뒤에 따뜻하고 배려심이 넘쳤으며, 유쾌하고 멋진 사람이었다.

그런 그녀가 연기한 희대의 악녀 정난정은 배우 강수연에게도 의미 있는 인물이었지 않았을까? 꽤나 긴 시간을 한 인물에 몰입하며 쉽지 않았을 그 하루하루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던 큰 선물이었음을 멀리서나마 기억해 줬으면 좋겠다.

☆선운사에서☆
                          -최영미-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故강수연 배우는 아름다운 미모에 총명하고 강단 있는 성격의 정난정을 연기하기에 찰떡같은 캐스팅이 아니었나 싶다. (드라마 ‘여인천하’ 중에서)
▲故강수연 배우는 아름다운 미모에 총명하고 강단 있는 성격의 정난정을 연기하기에 찰떡같은 캐스팅이 아니었나 싶다. (드라마 ‘여인천하’ 중에서)

 


김민희 배우 calnews@naver

배우 김민희

만 6세인 1982년 KBS 성탄특집극 《집으로 가는 길》에 출연하면서 배우의 길에 들어선 아역스타 출신이다. MBC베스트극장에서 다수의 주인공 역을 시작으로 SBS 대하드라마 《여인천하》, MBC 주말연속극 《여우와 솜사탕》, 등을 통해 안방극장에서 꾸준히 활동해 왔다. 특히 1997년 MBC 일일연속극 《방울이》에서 주인공인 방울이 역을 맡아 많은 사랑을 받은 연기파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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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동철 2022-10-07 22:55:54
고 강수연 배우님은 역사속에서 한국을 빛낸 위대한 대배우로 영원히 기억되리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