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해줘 지구】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창업주, 지구를 위한 파격 행보
【구해줘 지구】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창업주, 지구를 위한 파격 행보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2.09.16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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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타고니아 창업주 이본 쉬나드, 4조원 넘는 지분 환경단체와 비영리재단에 기부
회사 소유권과 앞으로 수익까지 모두 기부해, 기빙 플레지서도 전례가 없는 행보
미국의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 창업주 이본 쉬나드 회장이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4조원이 넘는 회사 지분을 환경단체와 비영리재단에 기부하는 파격 행보를 보였다. (사진/파타고니아코리아 홈페이지)
미국의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 창업주 이본 쉬나드 회장이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4조원이 넘는 회사 지분을 환경단체와 비영리재단에 기부하는 파격 행보를 보였다. (사진/파타고니아코리아 홈페이지)

[한국뉴스투데이] 미국의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 창업주 이본 쉬나드 회장이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4조원이 넘는 회사 지분을 환경단체와 비영리재단에 기부했다. 쉬나드 회장은 앞으로의 수익도 전액 환경 보호 활동에 쓰겠다고 약속하는 등 전례가 없는 행보로 주목받고 있다.

14일(현지 시각) 쉬나드 회장은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아내와 두 자녀의 뜻을 모아 기후변화 대응과 환경 보호를 위해 지난 8월 환경단체와 비영리재단에 자신과 가족들의 지분 일체를 이전했다고 밝혔다.

쉬나드 회장 일가의 지분 가치는 30억달러(한화 약 4조1800억원)에 달한다. 지분 이전 과정에서 발생한 1750만달러(약 240억원)의 증여세도 쉬나드 회장이 납부했다. 여기에 앞으로 발생하는 연수익 1억달러(약 1390억원)도 전액 환경 보호 활동에 쓸 예정이라 밝혔다.

쉬나드 회장은 “제 자신과 친구들을 위해 등반 장비를 만드는 기술자로서 일을 시작했고, 그 후에 의류 사업을 하게 됐다”면서 “지구 온난화로 인한 광범위한 변화와 생태계 파괴, 그리고 우리의 비즈니스가 환경 문제의 일부임을 알게 된 후부터 기존 기업들의 관행을 바꾸어 내는데 집중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품에서 환경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소재 사용을 시작했고 매년 매출의 1%를 전 세계의 환경 단체들에게 기부했지만 충분하지 않았다”면서 쉬나드 회장은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를 온전히 유지하면서 지구 환경 위기를 막기 위한 방법을 고민해왔다.

쉬나드 회장이 고민한 방법은 파타고니아를 팔아서 판 돈 전부를 기부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회사를 매입한 새 소유주가 파타고니아가 추구해온 가치를 변함없이 추구하고 전 세계에서 일하는 파타고니아의 직원들을 계속 고용할지 장담할 수 없었다.

또 다른 방법은 비상장 상태인 파타고니아를 상장시켜 공개 기업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역시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더라도 꼭 필요하거나 회사의 책임을 다하기 위한 장기적인 계획 아래 사업 운영보다 단기적으로 많은 이익을 만들어 내기 위한 계획을 세우라는 엄청난 압력을 받을 수 있었다.

쉬나드 회장은 회사 소유권 외에도 앞으로의 수익까지 환경 보호를 위해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사진/파타고니아코리아 홈페이지)
쉬나드 회장은 회사 소유권 외에도 앞으로의 수익까지 환경 보호를 위해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사진/파타고니아코리아 홈페이지)

이에 쉬나드 회장은 회사의 의결권주 100%를 전부를 파타고니아의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설립한 비영리 트러스트가 소유하는 방식을 택했다. 무의결권주 100%는 전체는 자연을 보호하고 환경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싸우는 비영리 단체들을 위해 쓰이게 된다.

자금은 파타고니아 주식에서 받는 배당금으로서 조성되고 매년 파타고니아의 비즈니스를 위해 재투자하는 비용 이외의 모든 이익은 환경 위기 해결을 위해 쓰이게 된다.

이에 따라 앞으로 쉬나드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파타고니아의 리더십을 선출하고 감독하는 Patagonia Purpose Trust의 운영을 돕는 일을 하게 된다. 파타고니아에서 일하고 있는 쉬나드 회장의 아들과 딸은 향후 봉급은 받게 되지만 회사에서 배분되는 수익은 단 한푼도 가져가지 않기로 했다.

이같은 쉬나드 회장의 파격적인 행보는 전세계를 흔들었다. 회사 소유권과 앞으로의 수익까지 내놓은 쉬나드 회장의 기부는 세계 부호들이 생전이나 사후에 재산의 절반 또는 그 이상을 기부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하는 기빙 플레지 사이에서도 전례가 없는 일이다.

쉬나드 회장은 “지구는 거대하지만 지구가 가진 자원은 유한하다”며 “인류는 지구의 한계를 확실하게 넘어섰지만 지구는 매우 뛰어난 회복 능력을 갖고 있어 진심을 다해 행동한다면 우리는 지구를 되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쉬나드 회장은 우리나라의 북한산과 인연이 있는 암벽 등반가이기도 하다. 1960년대 주한 미군으로 한국에 온 쉬나드 회장은 북한산 인수봉을 자주 찾아 추후 북한산의 암벽 등반 코스에 ‘쉬나드 A길’과 ‘쉬나드 B길’을 만든 장본인이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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