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에 최고점 뚫은 환율...정부, “일방적 쏠림 적극 대응”
13년 만에 최고점 뚫은 환율...정부, “일방적 쏠림 적극 대응”
  • 이지혜 기자
  • 승인 2022.09.22 13: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400원 선, 13년 6개월 여만에 넘었다
추경호, “가능한 모든 수단 동원해 대응”
달러로 비용 지출하는 항공사, 발등에 불
원·달러 환율이 13년 6개월만에 1400원을 돌파한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원·달러 환율이 13년 6개월만에 1400원을 돌파한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후 처음으로 1400원을 돌파했다. 지난 2009년 3월 31일 장중 고가 1422원을 기록한 지 13년 6개월 여만이다.

22일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8원 오른 1398원으로 개장해 직후 1400원대로 올라섰다. 지난 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영향이다.

미국이 연이어 정책금리를 큰 폭 인상하면서 지난 6월 원·달러 환율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300원을 돌파한 뒤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직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20년만의 최고치인 111.335까지 치솟았다.

같은 날 FOMC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치인) 2%를 향해 내려가고 있다고 매우 확신하기 전에는 정책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해 기존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우리 정부는 환율 상승에 따른 투기 심리를 제어하기 위해 일방적 쏠림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오늘 비상 거시경제금융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필요한 순간에 단호하고 신속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을 엄격히 견지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외환시장 안정과 관련해서는 우리 펀더멘털에 비해 과도해서 쏠리고 있다고 생각해 대응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다만 환율은 특정 수준을 보기보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보면 어느 정도가 걱정되는 수준인지 보인다"며 "예전엔 우리 환율만 절하됐지만, 지금은 국내 문제뿐 아니라 국제적으로 공통적인 문제가 많다"고 설명했다.

환율이 천정부지 오르며 국내 기업들의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수출 기업에는 고환율로 매출이 늘어나는 효과도 있지만, 원자재를 비싼 가격에 해외에서 들여와 국내에서 제품을 만드는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코로나19의 충격에서 이제 막 벗어나 국제선 운항을 늘리고 있는 항공사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유류비와 항공기 리스료뿐 아니라 대부분의 비용을 달러로 지급하는 항공사들은 환율이 높으면 지출이 늘어나는 구조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에서는 연준의 세 번째 자이언트 스텝으로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 현상이 지속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최고 1434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이지혜 기자 2jh0626@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