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경제】 외환위기 비상...한미 통화스와프 가능성은?
【지금 경제】 외환위기 비상...한미 통화스와프 가능성은?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2.09.23 15: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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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 6월과 7월에 이어 9월에 또 자이언트 스텝
연이은 금리 인상에 달러 강세...원환율 1400원 돌파

달러 강세에 한국은행과 국민연금 통화스와프 추진 논의
2008년과 2020년에 이어 세 번째 한미 통화스와프 가능성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하면서 1997~8년 외환위기와 2008~9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외환위기가 올 것이란 우려가 크다. 이에 한미 통화스와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에 성조기와 태극기. (사진/뉴시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하면서 1997~8년 외환위기와 2008~9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외환위기가 올 것이란 우려가 크다. 이에 한미 통화스와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에 성조기와 태극기.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미 연준이 연이어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하며 또 외환위기가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달러 강세에 한국은행과 국민연금은 통와스와프 논의에 들어갔다. 일각에서는 미국과도 통화스와프를 추진해 외환위기를 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연준의 세 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 여파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를 0.75%P 올린다고 밝혔다. 이에 현재 2.25~2.50%인 기준금리는 3.00~3.25%로 2008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 됐다.

앞서 연준은 지난 3월에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면서 코로나로 지난 20개월 동안 이어진 제로금리(0%대)의 막을 내렸다. 이후 인플레이션 우려로 5월에 빅스텝(한꺼번에 0.5%p 금리인상)과 6월 자이언트 스텝(한꺼번에 0.75%p 금리 인상), 7월에도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다.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으로 다시 외환위기가 닥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이같은 우려는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서며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1400원을 밑돌던 원달러환율은 연준이 세 번째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이후 바로 1400원을 넘어섰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 마감 직전 1413.5원까지 뛰었다가 전 거래일보다 15.5원 오른 달러당 1413.5원에 마감했다.

지난 1997~1998년의 IMF외환위기 때나 2008~2009년 글로벌 외환위기 때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선 후 경제 불황이 닥쳤던 사례를 보면 이번에 환율이 다시 1400원을 돌파한 현재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는 분위기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하는 등 달러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한국은행과 국민연금은 통화스와프 추진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하는 등 달러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한국은행과 국민연금은 통화스와프 추진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한국은행-국민연금 통화스와프 논의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오르면서 한국은행과 국민연금은 통화스와프 논의에 들어갔다. 지난 22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 참석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현재 한국은행과 국민연금이 통화스와프를 논의 중이라 밝혔다.

통화스와프는 두 국가가 현재의 환율(양국 화폐의 교환 비율)에 따라 필요한 만큼의 돈을 상대국과 교환하고 일정 기간이 지난 후에 최초 계약 때 정한 환율로 원금을 재교환하는 거래를 말한다.

외환위기가 발생시 자국통화를 상대국에 맡기고 외국통화를 단기 차입하는 중앙은행 간 신용계약으로 내용상은 차입이지만 돈을 맡기도 빌려오는 통화교환 형식으로 외환 보유액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한국은행과 국민연금의 통화스와프는 국민연금이 필요한 달러를 한국은행으로부터 빌려오고 대신 국민연금은 한국은행에 원화를 빌려주게 된다. 해외 투자시 많은 달러를 사들여야 하는 국민연금으로써는 원화값 하락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한국은행과의 통화스와프로 이같은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것.

이전에도 한국은행과 국민연금은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약 3년동안 이같은 방식의 통화스와프를 운용한 바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달 금리인상 후 한미 통화스와프 가능성에 이번 상황은 과거 금융위기때와는 다르다며 현 상황에서 한·미 통화스와프로 달러 강세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은 오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사진/뉴시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달 금리인상 후 한미 통화스와프 가능성에 이번 상황은 과거 금융위기때와는 다르다며 현 상황에서 한·미 통화스와프로 달러 강세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은 오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과 미국도 통화스와프 필요?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하고 연준이 계속적인 금리인상을 예고하면서 일각에서는 곧 닥칠지도 모르는 외환위기 상황에 또 다시 한미 통화스와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은행과 연준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국내 외환시장에서 달러 유동성 위기 우려가 고조되자 지난 2008년 10월 30일 30억 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스와프를 최초로 맺었다. 당시 한미 통화스와프는 6개월의 한시적 계약으로 맺어졌지만 상황이 나빠지며 2010년 2월까지 이어졌다.

이후 지난 2020년에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외환시장에서 달러 유동성 부족 현상이 빚어지고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두 번째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이 체결된 바 있다. 이 역시 6개월의 한시적 계약이었으나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지난해 12월 종료됐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이번 상황은 과거 금융위기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이 총재는 한미 통화스와프 가능성에 “현 상황에서 한·미 통화스와프로 달러 강세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은 오해”라며 “미국과 상설 통화스와프를 맺은 영국과 유로존, 캐나다에서도 달러가 강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지금은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때처럼 외환보유액이나 국가 신용도를 우려하는 상황과는 다르다”면서 한국의 통화 가치만 절하되는 상황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다만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어제(22일)뉴욕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유동성 공급장치는 다양하다”면서 “양국 금융당국 간 협의를 통해 구체화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이 밝힌 유동성 공급장치에는 한미 통화스와프도 포함돼 양국간 협의를 통해 실행 가능성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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