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전 세계적 이상기후 현상...이제 시간이 없다
【창간기획】 전 세계적 이상기후 현상...이제 시간이 없다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2.10.24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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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중부지방 강타한 폭우...예측 불가능한 피해
전 세계 곳곳에서 폭염, 가뭄, 홍수, 폭우 피해 심각

이상기후의 주요 원인, 가속화되는 지구 온난화 현상
지구 평균 온도 상승폭 1.5도 초과시 인류 생존 위협

【창간기획】 지금 우리는 위기의 순간을 지나고 있다

①우크라이나 사태...미국과 중국 대립 격화
②고물가, 고금리, 고환율...또 금융위기 온다?
③전 세계적 이상기후 현상...이제 시간이 없다

지금 우리는 위기의 순간을 지나고 있다. 올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사태로 전 세계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 이는 미국과 중국 대립의 격화 양상으로 치달았다. 이같은 글로벌 위기상황은 경제위기로 이어졌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 3고로 인해 지난 1998년과 2008년과 같은 금융위기가 다시 올 것이란 전망이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진다. 여기에 올 여름 중부지방을 강타한 80년만의 물난리 등 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이상기후 현상은 기후위기가 한계점에 다다렀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에 한국뉴스투데이는 위험하고 중대한 시기인 지금, 불안에 떨며 흘러보내기보다 정확한 상황을 알고 대비책을 마련하자는 의미로 우리가 직면한 위기를 총 3회에 걸쳐 짚어봤다. <편집자주>

지구 온난화 현상은 현재 전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이상기후 현상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사진/픽사베이)
지구 온난화 현상은 현재 전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이상기후 현상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사진/픽사베이)

[한국뉴스투데이] 지구의 평균 기온이 상승하는 지구 온난화 현상이 여전한 가운데 지구의 온도 상승으로 전 세계 곳곳에서 이상기후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각종 천재지변으로 인한 피해가 속속 발생하고 생태계의 균형이 깨지는 등 이상기후 문제는 지구가 우리에게 보내는 최후의 경고다.

지난 8월 폭우, 예측 어려운 기상이변

올해 8월 8일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동작구 일대에 폭우가 쏟아졌다. 14명이 사망하고 1300억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한 이번 폭우는 강남의 경우 하수관로 문제로 피해가 커진 것도 있지만 이날 동작구 신대방동에만 시간당 141.5mm의 강수량을 보였다. 이는 1942년 서울 종로에서 측정된 시간당 118.5mm를 뛰어넘은 집중 호우로 기록됐다.

이날 서울에만 내린 일일 강수량은 381.5mm를 기록했다. 다음날인 9일까지 내린 비를 합치면 426mm가 넘었다. 기존에 서울 일일 강수량 최고인 1920년 8월 2일의 354.7mm를 단숨에 뛰어넘은 동시에 연평균 강수량의 30%가 이틀 만에 쏟아졌다. 서울시 기상 관측이 시작된 1907년 이래 115년 만에 최고 시간당 강우량을 기록한 동시에 일일 강우량에서도 최고를 기록했다.

기상 관측 이래 최악의 폭우라는 기록을 남긴 이번 폭우가 심각한 문제인 이유는 예측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당초 기상청은 올해 7월과 8월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을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올해 6월부터 강원과 충북 등 중부지방에 연이어 폭우가 쏟아졌다. 물론 기상청은 계속 호우주의보를 발령했지만 비는 짧은 시간동안 좁은 곳에 집중적으로 내렸다.

폭우의 원인도 문제다. 이번 폭우는 빠르고 강력하게 발달한 정체전선 때문이다. 북쪽에서 내려온 춥고 건조한 공기와 남쪽에서 올라온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만나 만들어진 정체전선은 호우가 내린 지역에 오래 머물렀다. 여기에 지구온난화로 우리나라 부근 해수면 온도가 예년보다 3~4도 높은 고수온 해역이 늘어 수증기가 많아져 피해는 더욱 커졌다. 

즉, 이런 피해는 앞으로 계속, 더 자주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지구온난화는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의 봄과 가을을 짧아지게 만들었고 반대로 여름과 겨울은 길어지게 만들었다. 여름철 무더위와 집중 호우, 겨울철의 폭설과 한파는 지구온난화의 가장 두드러지는 현상이다. 

지난 8일 서울과 경기북부 등 수도권에 내린 폭우로 서울 강남역 일대 도로가 침수됐다. (사진/뉴시스)
지난 8일 서울과 경기북부 등 수도권에 내린 폭우로 서울 강남역 일대 도로가 침수됐다. (사진/뉴시스)

전 세계 이상기후 곳곳에서 발생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 문제는 세계 다른 나라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 1월 호주 서부 온슬로 지역의 기온은 50.7도를 기록했다. 인근 도시인 마르디와 로번 역시 50도를 웃도는 폭염을 보였다. 다른 해의 온슬로 지역의 평균 기온은 36.5도다. 평균 기온보다 약 15도가 올라간 더위로 전력 공급도 차질이 빚어졌다.

폭염은 인도와 파키스탄도 덮쳤다. 지난 3~4월 인도와 파키스탄은 최고기온 49.5를 기록하며 극심한 폭염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토양의 부분적으로 60도 이상 가열돼 가뭄으로 이어졌다. 이에 인도는 일시적으로 밀 수출을 중단하는 후속 조치를 벌였다. 가뭄은 미국도 피해갈 수 없었다. 미국 캔자스주와 오클라마주에는 지난 10월부터 1년 넘게 비가 내리지 않는 가뭄이 발생했다.

중국의 대륙의 젖줄이라 불리는 양쯔강도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다. 티베트에서 발원을 거쳐 상하이까지 이어지는 양쯔강은 상류와 중류, 하류가 대부분 말라붙었다. 양쯔강은 중국 최대 규모의 담수호, 포양호의 상수원이다. 양쯔강이 말라붙으며 포양호의 수위는 역사상 최저 수위까지 내려갔다. 포양호보다 상류에 있는 둥팅호의 수위도 1904년 수위를 관측해 온 이래 가장 낮은 수위를 기록했다. 

유럽도 가뭄에 시달렸다. 지난 6~8월 영국은 올 여름 비가 내리지 않아 템스강 상류가 바닥을 드러냈고 프랑스 역시 관측 기록상 최악의 가움으로 100여개 도시와 마을의 수돗물 공급이 끊어졌다. 이탈리아에서는 가뭄으로 포강의 수위가 낮아져 강 바닥의 구조물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올 초 폭염에 시달린 파키스탄에는 올해 7월부터 약 2개월동안 이어진 폭염과 폭우 등으로 대규모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해 국토의 3분의 1이 물에 잠기는 사태가 벌어졌다. 홍수로 파키스탄 인구의 15%에 달하는 3300만명이 피해를 입었고 사망자는 1000명에 달한다. 파키스탄은 역사상 최악의 재앙으로 판단하고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상태다. 

호주 역시 남동부 일대에 내린 폭우로 뉴사우스웨일스주와 빅토리아주, 섬 지역인 태즈메이니아주에서 16개 강이 범람해 이재민이 발생했고 멜버른과 시드니에서도 폭우로 인한 홍수 피해가 이어졌다. 아프리카 서부 나이지리아도 최악의 홍수로 36개 주 가운데 절반인 18개 주가 피해를 봤고 600여명이 사망하는 일이 있었다.

기상학자들은 지구의 평균 온도 상승폭이 1.5도를 초과하면 경험해보지 못한 이상기후 현상으로 세계 인구 절반 이상의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기상학자들은 지구의 평균 온도 상승폭이 1.5도를 초과하면 경험해보지 못한 이상기후 현상으로 세계 인구 절반 이상의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지구의 경고...이제 시간이 없다

국제 기후학자들의 모임인 ‘세계 기후 속성’(WWA) 프로젝트는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 인류가 유발한 기후 변화 위기가 없었다면 올해와 같은 극심한 가뭄은 400년에 한번 꼴로 발생했을 것으로 예상되나 현재의 온난화 상황으로는 유럽, 미국, 중국 등에서 발생한 극심한 가뭄이 20년에 한번씩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온난화가 진행될수록 이상기후의 주기는 점점 짧아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상기후의 최고 원인은 지구온난화로 지목된다. 온난화로 지구 오존층 사이사이에 구멍이 생기면 햇빛은 오존층을 거치지 않고 뚫고 들어와 지구의 온도를 올린다. 이로 인해 가뭄, 홍수 등 기상이변으로 생태계가 파괴되고 강력한 자외선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한다. 

지구온난화의 원인은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온실기체가 유력한 원인으로 꼽힌다. 대표적인 온실기체는 이산화탄소로 산업화로 인해 이산화탄소 발생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메테인과 수증기, 프레온가스도 온실효과를 발생시키는 온실기체다. 

온난화가 진행되면 적도 부분 오존층은 두꺼워지고 극지방은 사라지면서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높아진다. 지구의 기온이 오르면 땅이나 바다의 기체가 대기 중으로 흘러나오고 대기 중 수증기량이 늘어나면서 이상기후는 더 자주, 강하게 발생한다. 바다에서는 엘리뇨와 라니냐현상이 발생하고 육지에서는 스모그, 사막화현상이 발생해 생태계 뿐만 아니라 인류의 생존이 위협을 받게 된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지난 2016년도는 관측 기록을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온도를 보인 한해 였다. 이어 2019년이 두 번째로 기온이 높은 해로 기록됐다. 세 번째로 기온이 높은 해는 2017년이다. 유럽연합(EU)도 관측 기록상 최근 7년간 지구 평균 기온이 최고를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과거 1880년부터 1980년까지 새로운 온도 기록은 평균 13년마다 나타났지만 1981년부터는 평균 3년마다 새로운 온도 기록을 보이고 있다. 특히, 2010년 이후에 가장 높은 기온을 보이는 해가 몰려 있다. 1880년부터 100년간은 연평균 온도가 10년에 0.07도씩 증가했지만 1981년부터 연평균 온도 증가율은 0.13도로 두 배에 달한다. 

미국 뉴욕 컬럼비아 대학의 지구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지구의 온도는 1880년 이후 1.15도가 올랐다. 기상학자들은 지구의 평균 온도 상승폭이 1.5도를 초과하면 경험해보지 못한 이상기후 현상으로 세계 인구 절반 이상의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지금 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이상기후는 지구가 우리에게 보내는 강력한 경고의 목소리일지도 모른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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