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핼러윈’ 즐기려다, 151명 압사 참사
이태원 ‘핼러윈’ 즐기려다, 151명 압사 참사
  • 이지혜 기자
  • 승인 2022.10.30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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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골목에 사람 몰리며 발생…사상자 더 늘어날 수도
외신 “핼러윈의 비극, 세월호 이래 최대 인명피해”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대규모 심정지 사고가 발생해 30일 새벽 구급대원들이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이태원에는 10만 명 이상의 인파가 몰렸다.(사진/뉴시스)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대규모 심정지 사고가 발생해 30일 새벽 구급대원들이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이태원에는 10만 명 이상의 인파가 몰렸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지난 29일 밤 핼러윈을 즐기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몰린 수만 명의 인파가 좁은 길에 한꺼번에 몰리며 끔찍한 참사가 일어났다.

소방당국은 이날 사고로 30일 오전 10시 기준 151명이 숨졌다고 집계했다. 부상자 가운데 중상인 경우가 많아 추후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경찰·소방당국은 사고가 발생한 이태원 해밀톤 호텔 일대를 중심으로 수색을 진행했으며, 추가 사상자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과학수사팀을 각 영안실로 배치, 사망자의 신원을 파악한 뒤 유족들에게 연락할 방침이다.

경찰은 과학수사팀을 각 영안실로 보내 사망자의 신원을 파악한 뒤 유족에게 연락할 방침이다.

사상자는 순천향대병원과 국립중앙의료원, 이대목동병원, 강북삼성병원, 서울성모병원, 중앙대병원, 서울대병원, 여의도성모병원 등에 나뉘어 이송된 상태다.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은 “부상자 중 일부가 치료 중 사망하거나 치료 후 귀가했다”며 “사망자 대부분이 10~20대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좁은 골목에 사람 몰리며 발생…사상자 더 늘어날 수도

지난 밤 이태원 일대에서는 핼러윈을 앞둔 주말을 맞이해 곳곳에서 파티가 벌어졌다. 사고는 이태원동 중심에 있는 해밀톤 호텔 옆 내리막길로 된 폭 4m 정도의 좁은 길에 인파가 몰리면서 발생했다.

현장에서는 유명 연예인을 보기 위해 인파가 한꺼번에 몰렸다거나 일대 업소에서 마약 성분이 들어있는 사탕이 돌았다는 소문도 있지만, 구체적인 사고 경위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참사와 관련해 마약 신고는 접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은 수사본부를 구성해 이태원 일대 업소들이 안전조치 의무를 다했는지 등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수사하기로 했다.

이태원을 담당하는 서울 용산경찰서는 전 직원을 비상 소집하고 경비·교통·형사 등 인력 100명을 동원해 현장을 수습했다. 서울경찰청은 인근 6개 경찰서 형사·의경을 투입했다.

경찰은 경찰청 차장을 본부장으로 재난대책본부를 구성해 사상자 신원 확인과 유족·피해자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소방당국은 당일 오후 10시 38분 대응 1단계를 발령한 데 이어 오후 11시 50분 대응 3단계로 격상하고 구급차 142대를 비롯해 구조 인력과 장비를 대거 투입했다.

소방당국은 오후 11시 13분 대응 2단계를 발령하면서 이태원 일대 업소들에 핼러윈 축제를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시는 30일 오전 3시 50분부터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 임시 버스 2대를 운영하고 평소 주말 첫차보다 약 40분 이른 시각인 오전 5시부터 지하철 6호선 상·하행에 1대씩 임시 열차 2대를 투입해 시민의 귀가를 돕기로 했다.

서울·경기 내 모든 재난거점병원인 14개 병원과 15개 권역응급의료센터 재난의료지원팀(DMAT), 응급의료지원센터도 모두 출동해 응급 치료를 맡았다.

현장에서는 최태영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이 구조를 지휘하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등이 도착해 수습 작업을 벌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상황실에서 사고 수습을 지휘하고 있다. 유럽 출장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네덜란드에서 일정을 중단하고 귀국길에 올랐다.

외신 “핼러윈의 비극, 세월호 이래 최대 인명피해”

주요 외신들은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서 발생한 대형 압사 참사를 일제히 긴급기사로 타전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한국의 최근 역사상 평화기에 발생한 가장 치명적 사고 중 하나다”며 “장기간 홍보됐던 행사였던 까닭에 인파 관리와 계획 등과 관련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와 월스트리트저널(WSJ), CNN과 영국 BBC 방송을 비롯한 다른 주요 외신들도 이번 사건을 홈페이지 1면 톱기사로 다루며 속보창을 운영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태원 참사는 2014년 304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침몰 이후 한국에서 발생한 가장 큰 인명피해를 낸 사고 중 하나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달 1일 인도네시아의 한 축구장에서 경찰이 팬들에게 최루탄을 발사하면서 최소 130명이 숨진 사건에 이어 한 달 새 두 차례나 대규모 압사사고가 난 것이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핼러윈을 앞두고 이날 이태원에서 열린 행사가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이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열린 것이고 영업시간 제한이나 실외 마스크 착용의무 등 규제도 상당수 해제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 통신은 “일부 목격자들은 저녁이 깊어가면서 군중이 갈수록 흥분하면서 통제를 잃는 양상을 보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지혜 기자 2jh06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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