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할증 시간·비율 확대...기본요금 인상도
목적지 미표시제 추진...‘골라 태우기’ 막는다
주요 도심 지역 올빼미 버스 노선 연장·증차
[한국뉴스투데이] 서울시가 연말을 앞두고 개인택시 부제 해제, 심야 할증 확대, 기본 요금 인상, 목적지 미표시제, 올빼미 버스 확대 등 승차난 해소 대책을 발표했다.
개인택시 부제 45년 만에 전면 해제
8일 서울시는 ‘연말연시 심야 승차난 종합대책’을 통해 오는 10일부터 개인택시 부제를 45년 만에 전면 해제한다고 밝혔다. 이에 그간 유지돼왔던 가·나·다(3부제)와 9·라(특별부제) 등은 폐지되고, 대신 순번에 따라 10개 조를 나누어 평일 야간조에 투입한다.
서울시는 개인택시의 영업 자율권을 확대해 심야시간대 택시 운행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며, 야간조 투입으로 공급을 약 5000천대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4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이후 심야택시 승차난이 지속되자 서울시는 심야 부제 해제, 심야 전용택시 확대, 법인택시 야간조 전환 등의 정책을 실시해온 바 있다.
이후 심야택시 공급은 일일 2만여 대로 회복됐으나 이마저도 코로나19 이전 대비 80% 수준에 그쳤다. 이에 택시 승차난이 더욱 심화하는 연말을 앞두고 서울시는 개인택시 부제를 전면 해제를 결정했다.
다만 앞선 심야 부제 해제 후 개인택시 운행대수는 일평균 1208대 증가하는 데 그쳐, 서울시는 심야 한정 부제 해제의 경우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봤다.
또 매일 운행하는 데 대한 기사들의 부담이 높아지며 무단휴업이 증가하는 등 부작용 우려도 있다며, 서울시는 우선 전면 해제하되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시행한 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서울시는 법인택시의 공급을 늘리기 위해 ▲현재 운행 중인 2교대를 야간조 중심으로 편성 ▲취업박람회 개최로 신규자 적극 채용 ▲신규·재취업 기사에게 취업정착수당 지급 등도 시행할 방침이다.
심야 할증 및 기본 요금 확대
내달 1일부터는 심야 할증도 확대된다. 지난 1982년 이후 심야 할증은 자정부터 새벽 4시까지 기본요금을 20% 늘리는 것으로 유지돼왔지만, 내달 1일부터는 밤 10시로 시작 시간이 앞당겨지고 할증률도 40%로 늘어난다. 이에 서울시는 택시 기사가 심야 6시간을 모두 근무할 경우 월 55만원가량 소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2월부터는 기본요금도 인상된다. 현행 3800원인 기본요금을 4800원으로 인상하고, 기본거리 역시 현행 2km에서 400m 줄여 1.6km로 조정한다. 이 경우 2km만 운행해도 수익은 34% 증가해 단거리 운행에 유리해지는 만큼 서울시는 승차거부 완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요금 인상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듯 서울시는 요금 조정 후에도 해외 대비 할증시간 및 할증률은 더 저렴하거나 유사한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뉴욕·런던·도쿄는 할증시간대가 20시~22시로 저녁 시간대에 맞춰져 있고, 파리는 19시~7시로 할증시간 구간 폭이 넓으며, 할증률 역시 싱가포르와 런던의 경우 각 50%·30%라는 설명이다.
이외에도 서울시는 심야 승차지원단 운영을 확대한다. 기존 강남·홍대·종각 등 3곳에서 운영하던 임시승차대를 승차난이 심한 지역 11개소로 늘려 설치하고, 서울시 및 택시조합 관계자들이 승객과 택시 간 1:1 매칭을 지원해 승차난을 돕는다.
올빼미 버스 연장·증차
버스의 막차 시간 역시 늘어난다. 오는 15일부터 31일까지 홍대입구·강남역·종로2가·영등포·신촌·역삼·여의도·건대입구·서울역·명동·구로역 등 서울시내 주요 밀집지역 11곳을 경유하는 시내버스 88개 노선 2364대는 막차 시간이 주요 지점 정류소 출발 기준 새벽 1시로 연장된다.
올빼미 버스 3개 노선도 내달 1일부터 연장·증차된다. 기존의 N32번은 N73번으로 변경돼, 올빼미 노선이 없어 이동 사각지대였던 은평·마포구 일대와 잠실·건대·을지로·홍대 등 서울 2호선 도심권을 연결한다.
또 N34번은 N31번으로 변경되며 거주인구가 많은데도 심야노선이 없었던 성북구 일대와 천호·잠실·강남·종각·혜화 등 도심권을 연계한다. N72의 경우에도 최근 몇 년간 택지 개발로 대단지가 입주해 거주인구가 늘었음에도 심야노선이 없던 동대문·중랑구 일대를 홍대입구·이태원·청량리·상봉 등 도심과 연결할 수 있도록 노선이 연장됐다.
특히 서울시는 N13‧N16‧N75 등 잠실‧신도림‧강남‧홍대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을 지나는데도 배차 간격이 길었던 노선에 4대씩 차량을 늘려, 기존 60분 이상 소요되기도 했던 배차 간격을 30분 이내로 단축한다고 밝혔다. N15·N26·N61·N62 등 심야에 혼잡 정도가 심한 강남·홍대·종로권을 달리는 노선은 혼잡 시간대에 10~15분 수준으로 배차 간격을 줄인다.
‘골라 태우기’ 방지...목적지 미표시 추진
이외에도 서울시는 택시 서비스 개선을 위해 목적지 미표시 제도를 우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는 승객이 앱을 통해 택시를 무료로 호출하는 경우, 승객의 목적지가 기사에게 표출돼 택시 기사의 ‘골라 태우기’가 가능한 구조다.
플랫폼 중개택시 중 온다택시의 1만7000대만 자율적으로 무료 호출 시에도 목적지 미표기를 시행하고 있지만, 이를 전체 택시 7만1000여대에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승차 거부나 골라 태우기, 표시 위반 등 불법 영업 택시 단속도 강화한다. 목요일부터 토요일 16시 30분부터 새벽 2시 30분까지 등 주요 민원 발생 시간대에 홍대입구·강남역 등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단속반이 투입되는 식이다.
아울러 택시 요금 인상분이 운수종사자가 아닌 택시 회사에만 돌아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서울시는 심야 할증이 조정되는 내달 1일부터 6개월간 운송수입금과 초과 수입 배분 비율을 동결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에도 최소 경영 비용만 제외하고는 전액을 운수종사자의 처우 개선에 사용하도록 의무화한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서울시내 전체 254개 택시회사로부터 확약서 및 임금협정서를 제출받아 미이행 여부를 모니터링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백호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첫 연말연시를 맞아 심야 승차난이 예상되는 만큼 택시와 버스를 아우르는 종합대책을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정부, 택시 업계, 플랫폼 업체와 긴밀하게 협업해 운수종사자 처우, 서비스 개선, 택시 공급 확대의 선순환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올빼미버스 등 대중교통 수송력도 확충해 시민들의 심야 이동 편의를 다각도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