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산다?
나 혼자 산다?
  • 김민희 배우
  • 승인 2022.11.14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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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고독하다. 특히 어른이 되면서는 스스로 감당하고 이겨내야 할 것들이 많아지기에 뼈저리게 고독함을 느끼게 된다. 그런 고뇌와 고독을 잘 견뎌내면서 삶을 잘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겪는다.

외롭다는 것은 꽤 괴로운 법이다. 어느 정도 고독을 즐길 만 하다면 모르겠지만, 혼자임이 극도의 공포가 될 수도 있는 일이다. 인간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이기에 조난자의 삶은 공포 그 자체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아이러니한 것은 그런 인간이라 할지라도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 또한 아주 중요하다는 것이다. 스스로 존재의 의미를 고찰하고 내면을 다스리는 일은 나만의 시간 속에서 이루어질 때 더욱 진정성을 가질 수 있다. 

법정스님의 말처럼, "사람은 때때로 홀로 있을 줄 알아야 한다."는 말에 공감이 가는 이유다.

견딜 수없는 외로움과 사람들에게서 오는 지치는 상황 중에 한 가지 선택을 해야한다면, 외로움 속에서 관계의 소중함을 깨닫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 물론 극단적 비유가 옳은 건 아니지만, 홀로 있을 줄 모르는 이는 언젠가 사람들과 함께일 때도 극강의 외로움과 싸우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고독한 인간이 그것을 극복하며 얻는 강한 힘은 그가 가고자 하는 방향에 동행해줄 인연이나 편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인생은 고독하지만, 세상에 나 혼자가 절대 아님을 알게 하는 멋진 순간들을 때때로 만날 수는 있다.

그렇지만 2~30년 사이에 급속도로 늘어나는 고독사 비율을 보면 삶의 끝이 그저 외롭게 방치되는 슬픔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외로움이 '홀로 되어 쓸쓸한 마음이나 느낌'이라면, 고독사는 '주위에 아무도 없는 상태에서 혼자 죽는 것'을 말한다.

1인 가구가 급증하고 고령화되는 시대에 가족이나 지인과 단절된 삶은 병사나 자살로 인한 고독사가 앞으로도 늘어날 전망이다. 홀로 쓸쓸히 마지막 순간을 맞고, 발견조차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는 환경에 놓인 사람들. 고독사가 지닌 의미와 우리 사회가 해야 할 역할까지 모두가 큰 관심을 갖고 고민해야 한다.

결코 남의 얘기만이 아닌 나의 얘기가 될 수도 있는 문제라는 인식을 갖는다면, 누군가를 안쓰럽게 바라보는 시각에서 확대된 시야로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일부 지자체에서 취약계층 원격 돌봄 케어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으며, 이미 이러한 사회 현상에 대처하고자 하는 시스템이 만들어지고 있기는 하다. 시스템이 따라가기에 이런 현상의 증가추세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게 안타까운 현실이다.

▲고독한 인간이 그것을 극복하며 얻는 강한 힘은 그가 가고자 하는 방향에 동행해줄 인연이나 편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영화, 캐스트 어웨이 中)
▲고독한 인간이 그것을 극복하며 얻는 강한 힘은 그가 가고자 하는 방향에 동행해줄 인연이나 편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영화, 캐스트 어웨이 中)

"계속 숨을 쉬어야 한다. 내일은 또 해가 뜰 것이기 때문에. 파도가 무엇을 가져다줄지 아무도 모르기에..."
  -영화 <캐스트 어웨이> 중에서-

무인도에 표류돼 4년간을 홀로 버텼던 영화 속, 척(톰 행크스)의 대사이다. 사람들 속에 누구보다 바빴던 그는 온전히 혼자 남겨져 힘겹게 살아간다. 생존을 위해 가까스로 고군분투 하지만 외로움이 가장 큰 문제였다. 그러나 희망을 놓지 않고 끝끝내 지옥같던 섬에서 탈출에 성공하고 만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노력한 그가 말했듯 '파도'가 무엇을 가져다줄지 모르기에 계속 숨을 쉬어야 한다.

인간은 혼자일 때 쓸쓸하지만 그 고독안에서 결핍과 함께 자아의 성숙을 겪는다. 그러나 계속 혼자이기 위해 필요한 고독은 없을 것이다. 꼭 혼자만이 겪어야 하는 무언가가 있다. 그 무언가는 나의 발전과 더불어 누군가와 올바른 '함께'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

영화 <캐스트 어웨이>에서 척은 혼자 생존해 낼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고 어려움을 극복해 냈다. 지독한 외로움을 겪어낸 그는 '혼자'가 아닌, 아름다운 '함께'가 삶의 진짜 이유임을 깨달았다.

지금 외롭다고 느낀다면, 충분히 외롭고 충분히 고뇌하자. 
그리고 '아름다운 함께'를 추구하자.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김민희 배우 calnews@naver

배우 김민희

만 6세인 1982년 KBS 성탄특집극 《집으로 가는 길》에 출연하면서 배우의 길에 들어선 아역스타 출신이다. MBC베스트극장에서 다수의 주인공 역을 시작으로 SBS 대하드라마 《여인천하》, MBC 주말연속극 《여우와 솜사탕》, 등을 통해 안방극장에서 꾸준히 활동해 왔다. 특히 1997년 MBC 일일연속극 《방울이》에서 주인공인 방울이 역을 맡아 많은 사랑을 받은 연기파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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