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DATA, 기술신용평가 조작에 암호로 등급조정까지
KoDATA, 기술신용평가 조작에 암호로 등급조정까지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2.11.18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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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금융제도 위해 평가서 허위 작성해
내부서 기업 신용등급 암호로 주고받아
신용평가기관인 KoDATA가 기술신용평가를 위한 평가서를 허위로 작성하는 것은 물론 내부에서 비밀 암호로 기업 신용등급을 짜고 정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사진/ KoDATA 홈페이지 갈무리)
신용평가기관인 KoDATA가 기술신용평가를 위한 평가서를 허위로 작성하는 것은 물론 내부에서 비밀 암호로 기업 신용등급을 짜고 정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사진/ KoDATA 홈페이지 갈무리)

[한국뉴스투데이] 신용평가기관인 KoDATA(이하 한국평가데이터)가 기업의 전문인력 근무 여부를 조작하는 등 기술신용평가를 위한 평가서를 허위로 작성하는 것은 물론 내부에서 비밀 암호로 기업 신용등급을 짜고 정하는 정황이 포착돼 논란이 예상된다.

기술금융제도 위해 평가서 허위 작성

지난 14일 KBS보도에 따르면 한국평가데이터가 기술신용평가를 허위로 작성한 정황이 드러났다. 한국평가데이터는 2005년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 일환으로 금융위 등 정책금융기관과 시중은행이 출자해 설립한 기업신용평가 전문기관이다. 약 1100만개의 기업 데이터베이스를 축적해 기업정보 조회는 물론 신용기술평가, ESG평가와 솔루션, 리서치 등을 담당한다.

이처럼 기업의 신용평가를 담당하는 기관인 한국평가데이터는 기술금융제도를 위한 기술신용평가 과정에서 명의를 도용해 평가서를 허위로 작성해 문제가 됐다. 2014년 도입된 기술금융제도는 기술력이 탄탄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그 기술 자체를 신용으로 보고 자금을 빌려주는 제도다. 

보도에 따르면 올해 한 정비업체는 은행에서 기술금융제도를 적용받아 수천만원의 자금을 빌렸다. 이 업체가 기술금융제도를 적용받은 이유는 자동차 기능장 A씨가 근무한다는 점이 인정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업체를 확인한 결과 A씨는 300km 떨어진 다른 업체에서 근무를 하고 있었다.

놀라운 점은 A씨의 근무 여부를 조작한 곳이 한국평가데이터라는 점이다. 한국평가데이터는 대출 요건을 맞추기 위해 기능장 명의를 도용해 평가서를 허위로 작성했다. 은행 입장에서는 기술금융을 확대해야 정부로부터 실적을 인정받아 신용보증기금 출연료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고 한국평가데이터 입장에서는 기술금융을 확대해야 기술신용평가 수수료를 얻을 수 있어 이같은 조작이 이뤄진 것으로 추측된다.

기업 신용등급는 암호로 주고받아

여기에 한국평가데이터는 내부에서 기업의 신용등급을 암호로 주고받은 정황도 드러났다. 기업들은 사업비 100억원 이상의 공공 입찰에 참여하려면 기업 신용분석 보고서가 반드시 필요하다. 신용평가를 담당하는 기관의 평가에 따라 일을 맡길 만한 회사인지를 가늠하는 평가 보고서다.

한 건설회사가 한국평가데이터로부터 올해 받은 기업 신용등급은 A-인데 관련 문서에는 ‘3시 이전 전송 요청’이라는 문구가 달려있다. 얼핏 봐서는 시간과 처리 요청을 말하는 것 같지만 실상은 달랐다. 내부 직원은 이를 암호라 폭로했다. 2시는 AA, 3시는 A, 4시는 BBB 등으로 시간은 등급을 표시하고 이전과 이후라는 표현은 마이너스와 플러스를 뜻하고 있다는 것. 

해당 암호를 적용해 대조한 10개 기업의 신용등급은 정확히 암호대로 풀렸다. 확인 결과 한국평가데이터 내 영업을 위해 기업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영업부서에서 암호를 만들어 기업을 평가해야 하는 평가부서에 일종의 참고 지침을 내린 셈이다. 특히, 현행법에서 영업조직과 평가조직을 엄격히 분리하고 있어 두 부서는 수시로 암호를 변경해 기업의 평가를 주고 받았다.

이와 관련해 한국평가데이터 관계자는 “내부 감사에 착수했다”면서 자세한 정황과 실제 문제가 되는 사례 등을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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