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녹색소비로 바꾸는 사회, 유미화 녹색소비자연대 상임위원장
【인터뷰】 녹색소비로 바꾸는 사회, 유미화 녹색소비자연대 상임위원장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2.11.30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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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소비, 사람과 지구를 위한 행복한 동행
GCN 3無운동 ‘No Plastic, No Car, No Beef’

1회용컵 보증금제 시범도시 국한, 전면 시행 유예
다회용컵 인센티브 확대 등 소비자 참여 유도해야
정부와 기업을 바꿀 수 있는 소비자의 역할을 강조하는 녹색소비자연대. 유미화 녹색소비자연대 상임위원장은 사람과 지구를 위하는 녹색소비가 일상의 소비 문화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한국뉴스투데이)
정부와 기업을 바꿀 수 있는 소비자의 역할을 강조하는 녹색소비자연대. 유미화 녹색소비자연대 상임위원장은 사람과 지구를 위하는 녹색소비가 일상의 소비 문화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한국뉴스투데이)

[한국뉴스투데이] 우리 지구는 불타고 있다.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은 사상 유례가 없는 폭염과 폭우, 폭설, 태풍 등 기후변화를 불러 왔다. 전 세계 국가들은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2050 탄소중립 목표 기후동맹을 맺었고 이에 발맞춰 우리 정부는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다시 흡수해 실질적 배출량을 0(제로)로 만들자는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기업들은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의 가치를 경영에 반영해 지속가능성을 높이자는 ESG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럼 소비자들은 기후위기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녹색소비자연대는 정부와 기업의 노력 뿐만 아니라 개인의 생활 속에도 환경을 위한 실천이 정착돼야 한다고 말한다. 유미화 녹색소비자연대 상임위원장과 함께 녹색소비생활로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편집자주>

녹색소비자연대는 지난 1996년 소비자들의 작은 실천으로 환경파괴적인 사회경제체제로부터 환경친화적이고 지속 가능한 사회경제체제로의 전환을 도모하기 위해 설립됐다. 녹색소비자연대 안산센터장으로 근무하다 최근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에서 활동 중인 유미화 상임위원장은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부 정책과 기업의 변화 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탄소 중립을 선언하고 기업이 ESG경영을 외친다 하더라도 소비자가 움직이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어요. 그래서 시민사회의 소비자 역할이 굉장히 중요해요. 소비자들 모두가 함께 하는 작은 실천이 나비효과를 불러 오니까요."

소비자의 실천으로 유미화 상임위원장은 녹색소비를 강조했다. “녹색소비는 사람과 지구를 위한 행복한 동행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기존의 소비 과정에서 물건을 살 때는 가격과 품질, 서비스 등을 위주로 봤다면 녹색 소비는 물건이 어떤 원료로 만들어지고 어떤 방식으로 유통되는지를 보는 거에요. 물건의 원료와 생산, 유통, 사용, 폐기, 재생까지 전 단계에서 사람과 지구를 생각하고 물건을 소비하는 것을 녹색소비라고 하는거죠.” 유미화 상임위원장은 녹색소비와 함께 적정소비도 자리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의 과잉 생산과 과잉 소비로 인해 기후위기가 심각해졌어요. 녹색소비와 함께 적정한 소비는 기후위기 시대의 일상의 소비 문화로 자리잡아야 해요.”

녹색소비자연대는 GCN 3無운동 ‘No Plastic, No Car, No Beef’ 캠페인을 통해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자동차를 타지 않는 등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 문화 정착에 앞장서고 있다. (사진/녹색소비자연대)
녹색소비자연대는 GCN 3無운동 ‘No Plastic, No Car, No Beef’ 캠페인을 통해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자동차를 타지 않는 등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 문화 정착에 앞장서고 있다. (사진/녹색소비자연대)

녹색소비의 일환으로 녹색소비자연대는 GCN 3無운동 ‘No Plastic, No Car, No Beef’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는 한 달에 하루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말고, 한 달에 하루 자동차를 타지 말고, 한 달에 하루 소고기를 먹지 말자는 것으로 습관적 소비에서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로 바꾸자는 운동이다. “No Plastic은 플라스틱의 원료인 화석연료를 사용을 줄이는 것으로 시작해요. 화석연료로 만들어진 플라스틱은 폐기되는 과정에서 썩지 않고 쌓이거나 제2의 화석연료가 돼요. 그래서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화석연료와 플라스틱의 사용을 점차 줄이자는 거에요. 우리가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플라스틱을 줄이고 기업들이 사용하는 플라스틱 제품에도 꾸준히 문제를 제기하자는 거죠. 소비자들이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을 꺼리게 되면 기업은 다른 포장재를 개발하는 등 변화를 모색할 수 밖에 없어요.”

“No Car는 기후위기의 또 다른 주범인 에너지를 절감하고 관리를 하느냐는 문제에서 시작됐어요. 우리가 살아가는데 에너지는 반드시 필요해요. 이런 에너지를 무작정 편리하게 사용하는 것보다 쓸 만큼만 만들고 반드시 써야할 곳에만 쓰는게 중요하다고 봐요.” 유미화 상임위원장은 에너지 정책에서 중요한 것은 전략과 수요 관리라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수요 관리 부분에서 에너지를 아껴쓰는 것으로 역할을 할 수 있다.

유미화 녹색소비자연대 상임위원장은 지난 4월 22일 지구의날을 맞아 서울시청 광장에서 No Beef 캠페인을 벌였다. 육식 소비로 인한 탄소배출은 전체 탄소배출량의 40% 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육류 소비 중 가장 많은 탄소배출을 하는 것은 양고기, 그 다음은 소고기다. (사진/녹색소비자연대)
유미화 녹색소비자연대 상임위원장은 지난 4월 22일 지구의날을 맞아 서울시청 광장에서 No Beef 캠페인을 벌였다. 육식 소비로 인한 탄소배출은 전체 탄소배출량의 40% 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육류 소비 중 가장 많은 탄소배출을 하는 것은 양고기, 그 다음은 소고기다. (사진/녹색소비자연대)

No Beef는 탄소 발생을 유발하는 육류를 줄여나가자는 운동이다. 소 한마리가 하루에 내뿜는 방귀와 트림으로 600리터의 메탄가스가 생긴다. 메탄가스는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미치는 온실가스 중 하나로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20배 이상 높다. 전 세계 약 13억 마리의 소가 하루에 내뿜는 메탄가스는 약 1억톤이다. 이는 지구에서 1년간 발생하는 메탄가스의 4분의 1수준으로 전세계 차량이 내뿜는 온실가스 양보다 많다고 알려져 있다. 

유미화 상임위원장은 “우리의 식단에는 매일매일 고기가 올라와요. 육식 위주의 식단에서 육류를 조금 줄이는 식생활 개선으로 탄소를 줄이자는 거죠. 세계보건기구(WHO)는 축산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식단으로 하루 400그램의 과일이나 채소와 50그램의 설탕, 43그램 이하의 육류 섭취를 권장하고 있어요. 하지만 우리는 WHO 권장 식단보다 30% 높은 수준의 육류를 매일 섭취하고 있죠. WHO가 권장하는 식단 수준으로만 육류 섭취를 줄여도 탄소 발생을 많이 줄일 수 있어요.” 일주일에 하루만 소고기를 먹지 않는 것이 3개월 동안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은 것과 비슷한 효과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저탄소 식탄은 탄소 절감에 가장 빠른 방법으로 손꼽힌다.

지난 9월 유미화 상임위원장은 1회용컵 보증금제와 관련한 긴급 토론회에서 1회용컵 보증금제를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소비생산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주제로 발제를 맡았다. (사진/녹색소비자연대)
지난 9월 유미화 상임위원장은 1회용컵 보증금제와 관련해 열린 국회 긴급 토론회에서 1회용컵 보증금제를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소비생산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주제로 발제를 맡았다. (사진/녹색소비자연대)

지난 9월 유미화 상임위원장은 1회용컵 보증금제와 관련해 열린 국회 긴급 토론회에서 1회용컵 보증금제를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소비생산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주제로 발제를 맡았다. 1회용컵 보증금제,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 개정안은 지난 2020년 5월 국회를 통과해 지난 6월 시행될 예정이었다. 1회용컵 보증금제는 용기·1회용 컵의 회수, 재사용이나 재활용 등을 촉진하기 위해 판매자가 정부가 정한 보증금(300원)을 제품 가격에 반영해 판매하고, 소비자는 1회용 컵을 반환할 때 지불한 보증금 300원을 전액 돌려받게 되는 제도다. 하지만 환경부는 업주들의 부담을 고려해 12월부터 제주와 세종 등 2개 지역에 대해서만 선도지역으로 우선 시행하고 나머지 지역들에 대한 시행은 유예한 상태다.

환경부의 유예 결정에 환경단체들은 일제히 유감을 나타냈다. 유미화 상임위원장은 “1회용컵 보증금제는 시범도시 사업의 방식으로 사실상 유예가 됐어요. 1회용컵 보증금제 시행을 앞두고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보증금제도에 대한 부담을 안고 있었을 거에요. 그럼에도 심각해지는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책임감으로 마음의 준비와 행동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는데 정부가 갑작스럽게 두 개의 시범도시에서만 1회용컵 보증금제를 시행하면서 실망이 큰 상태에요.”

1회용컵 보증금제와 관련한 국회 긴급 토론회에서 환경단체들과 함께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수진 의원 등은 1회용컵 보증금제 시행 과제 속 문제를 진단하고 정상적 시행과 1회용품 규제 강화를 촉구했다. (사진/녹색소비자연대)
1회용컵 보증금제와 관련한 국회 긴급 토론회에서 환경단체들과 함께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수진 의원 등은 1회용컵 보증금제 시행 과제 속 문제를 진단하고 정상적 시행과 1회용품 규제 강화를 촉구했다. (사진/녹색소비자연대)

녹색소비자연대는 1회용컵 보증제가 자원 순환의 의미도 있지만 쓰레기 발생이 줄어드는 점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쓰레기 발생 자체를 줄이자는 의미로 텀블러 등 다회용컵을 사용하는 소비자에게 더 큰 인센티브를 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독일의 친환경 도시 프라이부르크에서는 시 전체 카페의 70%가 일회용컵 보증금 서비스 ‘프라이부르크 컵’에 동참하고 있어요, 1유로를 내고 산 다회용컵은 시내 대부분의 카페에서 반복해서 사용할 수 있죠. 컵을 들고 다니는게 번거로울 수 있지만 소비자들은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는 이유로 번거로움을 감수하고 있죠. 프라이부르크 컵은 다른 재질을 섞지 않은 순수 플라스틱인 폴리카보네이트 재질로 여러번 사용된 컵이 반납되면 새로운 플라스틱 제품으로 재활용돼요. 반납율은 무려 85% 수준이에요.”

유미화 상임위원장은 1회용컵 사용을 줄이기 위해 환경부와 지자체가 함께 준비하고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자체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선도지역을 확대하고 다양한 성공 사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텀블러 인센티브 등을 통해 소비자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고 음료 판매점의 테이크아웃시 이용되는 1회용컵에 대해 동일한 기준과 방법을 적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또, 2개 선도지역으로 축소발표된 1회용컵 보증금제가 시행되는 동안 타 지자체와 업주들의 준비와 전면 시행을 위한 규정과 시행령도 반드시 전제돼야 할 부분이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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