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꼰대 입니까?
당신은 꼰대 입니까?
  • 김민희 배우
  • 승인 2022.12.12 1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어사전에서 '꼰대'는 이렇게 정의한다.
1. 은어로, '늙은이'를 이르는 말.
2. 학생들의 은어로, '선생님'을 이르는 말.

영어사전에도 'ggondae'라고 표기되어 올라있다. 그 뜻은 이런 내용을 포함한다. (한국에서 유래한 말로, 자신의 생각이나 방식이 항상 옳다고 여기는 권위적인 사람.) 
물론 영어에도 꼰대를 뜻하는 원래 단어도 존재한다. 'ubervisor'나 'boomer' 등이 그것에 해당한다.

나이 들고 고리타분한 어른들을 빗대는 은어 수준을 넘어 자신의 생각과 방식만을 옳다고 여기는 권위적인 사람을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한국 문화를 여실히 보여주는 단어인 꼰대를 발음 그대로 영어사전에 표기하고 있는 것이다.

나이가 들었다고 모두 꼰대가 되는 건 아니다. 자기가 맞는다는 강한 신념을 가졌다고 해서 꼰대가 되는 것도 아니다. 상대방에게 불편한 마음을 들게 하는 포인트에서 꼰대 여부가 결정 난다. 흔히 꼰대들은 '라테 이야기' 썰을 푸는걸 좋아한다. '나때는 말이야~' 하며 과거 이야기들을 늘어 놓는 것을 말한다.

그런 얘기들로 대화가 점철되는 이들의 내면에는 상대를 위한 조언이란 허울 아래 존경 받고자 하는 심리가 내재한다.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듣고 싶어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내 얘기를 듣는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할지라도, 상대방이 불편하게 받아들인다면 그것은 이미 충고도 조언도 될 수 없다. 타인에 대한 지나친 관심과 존경받으려 자신을 과대 포장해서 어필하는 것은 불편한 훈수일 뿐이다. 

허세와 과시로는 절대 존경 받을 수 없다.
과거에 대한 자기성찰을 거쳐 현재에도 존경받을 만한 삶을 사는 사람의 조언도 훈수로 치부하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그 자신이야말로 '꼰대'일지도 모르겠다.

결국 꼰대가 된다는 건 올드해 진다는 것이 아니라, 타인을 인정하지 않고 받아들이지 않는 자기중심적 사람이 된다는 걸 의미한다.
'나'를 중심으로 나의 사고를 누군가에게 강요하는 사람이 나이 고하를 막론하고 꼰대다.

권위의식도 기성세대만이 갖는 것은 아니다. 기성세대의 가치관은 낡고 구식이라는 선입견이 젊은 세대들의 역꼰대 현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자신의 가치관만이 옳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강요한다면, 그게 바로 꼰대질이 되는 것이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 벤은 줄스에게 '꼰대'의 모습을 보이기 보단 인턴이면서도 최고의 친구였다. (2015년 작 영화 ‘인턴’)
▲영화 속에서 주인공 벤은 줄스에게 '꼰대'의 모습을 보이기 보단 인턴이면서도 최고의 친구였다. (2015년 작 영화 ‘인턴’)

앤 해서웨이(줄스 역), 로버트 드니로(벤 역) 주연의 영화 <인턴>은 30대에 성공한 CEO 줄스와 풍부한 인생경험이 있는 벤이 그녀의 회사에 시니어 인턴으로 고용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았다.

수십 년의 직장생활을 거친 나이 많은 노인인 벤은 절대로 '꼰대'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는 줄스에게 그녀의 인턴이면서도 최고의 친구였다.

"프로이드가 말했죠. '사랑하고 일하라. 그리고 일하고 사랑하라.' 그게 전부라고. 나는 은퇴했고, 아내는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전 인턴이 되려고 합니다. 어쩌면 날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죠."

이렇게 벤은 열린 마인드였다. 회사에서 가장 나이가 많았지만, 어른인척 하기보단 수십 년 어린 사람들과 공감대를 형성했다.
꼰대는 나이가 만드는 게 아님이 확실하다. 공감능력을 갖지 못한 사람이라면 젊은 꼰대든 늙은 꼰대든 될 수밖에 없다.

세대 갈등이나 계층 갈등의 문제가 아니라 그저 사람간의 공감대가 가장 중요하단 얘기가 된다.
다른 사람을 인정해주는 마음으로, 자기반성을 토대로 한 진심어린 조언을 한다면, 구태의연한 과거 지향적 꼰대가 되지는 않을것 같다.

세상에 정답은 없다. 내가 싫은 건, 남도 싫다. 자기과시는 존경받지 못한다.
자, 그럼 되짚어 생각해 보자.
당신은 꼰대인가?  그렇다면 어떤 꼰대인가?

"아이들에게 조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내어 그것을 하라고 조언하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해리 트루먼-

김민희 배우 calnews@naver

배우 김민희

만 6세인 1982년 KBS 성탄특집극 《집으로 가는 길》에 출연하면서 배우의 길에 들어선 아역스타 출신이다. MBC베스트극장에서 다수의 주인공 역을 시작으로 SBS 대하드라마 《여인천하》, MBC 주말연속극 《여우와 솜사탕》, 등을 통해 안방극장에서 꾸준히 활동해 왔다. 특히 1997년 MBC 일일연속극 《방울이》에서 주인공인 방울이 역을 맡아 많은 사랑을 받은 연기파 배우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