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동물권’] ⑤동물권의 새로운 바람, 반려동물 동반 여행
[특별기획 ‘동물권’] ⑤동물권의 새로운 바람, 반려동물 동반 여행
  • 이지혜 기자
  • 승인 2022.12.15 1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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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반려동물 동반 여행 숙박 경험 53%, 74%가 “의향 있음”
여행 산업, 반려동물 여행 특화 상품 선봬… 장애요인 인프라 부족
코끼리 타기, 악어쇼 등 동물 학대 논란 일으킬 해외 여행 상품 제외
동물원에서 태어난 퓨마가 탈출해 추적 끝에 사살한 사건은 잊히지 않는 충격으로 남아있다. 화학품을 위해 동물 실험을 자행하고 캣맘과 원주민의 싸움은 폭력으로 번진다. 동물권을 위하는 일이 인권보다 더 중요하냐는 질문을 서슴없이 던지는 혐오의 세상이다. 하지만 이젠 어떤 식으로든 더 이상 낯설지 않은 단어 ‘동물권’. 인간과 같이 비인간 동물 역시 인권에 비견되는 생명을 지니며 고통을 피하고 학대당하지 않을 권리를 주장하는 이 단어가 우리 사회에 던지는 무거운 주제를 탐구한다. <편집자주>
(사진/픽사베이)
반려동물이 가족으로 인식되는 새로운 트랜드의 등장은 관광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자연경관과 펜션 인기

동물 학대 문제가 사회적 범죄로 대두되고, 동물권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며 여행 산업에서도 변화가 오고있다. 관련 기업들은 동물을 이용하는 여행 코스를 반려하거나 반려동물과 함께 다녀올 수 있는 패키지를 준비하는 모양새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가 최근 발표한 ‘2022 반려동물 동반여행 실태조사’를 보면 최근 1년 내 반려견 동반 당일여행을 경험한 응답자는 65.7%로, 연평균 경험 횟수는 2.1회였다. 이 중 숙박여행을 경험한 사람은 53.0%로 반려동물과 함께 여행을 다녀오는 인구가 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사에 따르면 반려견 동반여행 시엔 “자연경관 감상(43.9%)”, “식도락 관광’(42.5%)”, “휴양/휴식(41.6%)” 등의 활동을 선호하며, 특히 반려견이 목줄을 풀고 뛰어놀 수 있는 자연‧야외 환경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이동 수단으로는 “자가용(79.3%)”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고 택시, 열차, 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은 5% 내외에 그쳐 아직은 반려견 동반여행 수단으로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려견을 태울 수 있는 ‘펫택시’ 이용에 관한 설문엔 59.8%가 이용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으나 실제 이용률은 1.9%에 불과했다. 이유는 높은 요금과 서울 외 지역의 펫택시 부족 등으로 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숙박시설은 반려견을 위한 놀거리(반려견 운동장, 수영장 등)와 편의용품이 구비돼 있고, 독립공간이 제공된단 점에서 “펜션(46.4%)” 이용률이 가장 높았다. 숙박시설을 정할 땐 “견종/반려견 수에 따른 입실 허용 기준(49.6%)”, 반려견 이용 가능한 주변 식당이나 카페 등 “식사환경(36.3%)”, “반려견을 위한 놀거리(35.6%)” 등을 주로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을 준비하면서 고려한 사항은 “관광지 내 반려견을 위한 편의시설(46.2%)”, “반려견을 위한 놀거리(38.7%)”, “이동 수단(36.1%)” 등의 순이었다. 당일여행 시엔 식·음료비가 31.9%로 지출의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며, 숙박여행 시엔 숙박비가 37.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처럼 반려동물 인구와 여행 경험 욕구가 높아지는 데 반해, 조사를 통해 인프라 부족은 여전히 부족한 것도 알 수 있었다. 반려인 중 74.4%가 ‘향후 반려견 동반 국내여행 의향이 있다’고 답해 반려견 동반여행산업의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반려견 동반 국내여행의 장애요인으로는 ‘반려견 동반가능 숙박·식음시설 및 관광지 등 인프라 부족’에 높은 응답률을 보였기 때문이다.

(사진/픽사베이)
반려동물과 함께 아무런 제약 없이 여행하고 싶다는 욕구가 커짐에 따라 반려동물 동반관광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반려동물 여행 서비스 확대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년 11월 1일 기준 국내 반려 가구는 312만9000가구이며 반려인은 730만 명으로 추정된다. 또한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반려 가구는 604만 가구이며 반려인은 1448만 명으로 추정된다. 반려인구가 늘어나며 국내 여행업계 역시 반려동물 동반여행과 관련한 서비스를 주요 아이템으로 다루는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조사에서 반려견 동반여행 형태로는 대부분 “자유여행(82.7%)”을 선호했다. 패키지여행에 대한 의향은 낮았으나(17.3%), 반려동물 전용 여행상품일 경우 이용 의향도는 56.3%에 달해 비반려인의 눈치를 보지 않고 반려인끼리 함께 여행할 수 있는 전용 여행상품 이용 의향은 상대적으로 높았다. 전용 여행상품은 개별 자유여행이 어려운 장거리 여행지나 섬을 선호했으며, 정보탐색 노력 절감과 높은 이동 편의성을 때문에 이용 의향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소비자들의 요구에 기업들도 반응하고 있다. 반려동물 쇼핑몰 펫프렌즈는 최근 야놀자와의 협업을 통해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한 국내 약 400여 개 숙소 상품을 보다 쉽게 검색하고 예약,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인다.

동물 학대 우려가 있는 여행 상품을 지양하기도 한다. 하나투어는 코끼리 트레킹과 채찍을 휘두르는 우마차, 열악한 환경의 동물쇼 등 동물학대 논란이 일었던 프로그램을 여행 일정에서 퇴출했다. 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개선(ESG) 경영의 일환으로 고객의 목소리를 반영한 결정이라고 하나투어는 설명했다. 그간 코끼리 트레킹과 우마차, 악어쇼 등을 체험한 고객 중 일부는 동물 혹사 논란을 제기해왔다.

한국관광공사의 소셜분석 결과 반려견, 반려동물에 대한 언급량은 지속적으로 증가(’19년 연간 2224건→’21년 6개월 6165건)하고 있으며, 여행 빈도가 높은 ‘여름철(6-8월)’과 ‘주말’에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동물 동반여행지로 관심이 높은 곳은 ‘제주>서울>부산’ 순으로 나타났고, 제주 및 강원은 자연, 풍경에 대한 관심이 높고, 서울 및 부산은 문화/명소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경기 지역은 캠핑 등 액티비티/체험 관련 언급이 높게 나타났다.

또한 반려동물 동반여행 숙박 유형으로는 ‘독채펜션’, ‘야외 캠핑장’, ‘리조트’에 대한 언급이 증가했고, 불특정 다수와의 접촉이 우려되는 게스트하우스 언급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펜션은 제주, 가평, 경주 지역의 독채펜션과 한옥펜션에 대한 관심이 높았고 수영장, 바비큐, 잔디 시설 등을 고려해 숙소를 선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캠핑장으로는 강원, 가평 지역에 대한 관심이 높았고, 캠핑장과 관련해서는 텐트(글램핑), 화장실, 주차, 차박 시설에 대한 관심이 높게 나타났다. 

주요 고려 사항으로는 ‘반려동물과의 사진촬영’, ‘맛있는 식사’, ‘주차장’ 및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언급됐고, ‘수영’, ‘운동장 내 평균대’ 등 반려동물이 자유롭게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는 서비스에 대한 인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반려동물 동반여행 관련 불편신고 지속 증가세를 보임에 따라
반려동물 동반여행과 관련한 시사점이 대두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펫티켓 가이드라인 시급

그렇다고 해서 반려동물 관련 여행이 마냥 반가워할 일은 아니다. 반려동물 동반여행 관련 불편신고 지속 증가세인데다가 2015년부터 2021년 4월 말까지의 한국소비자원 상담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호텔, 펜션 및 기타 숙박시설(캠핑장 등) 국내·외 여행, 여객운송서비스, 애견카페 등에 대한 불편신고는 총 390건이었으며,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주요 불편 요인은 사업자의 과도한 취소 위약금 청구, 서비스 및 시설 불만, 반려동물 입실 및 탑승 거부 등이었다. 

전문가들은 반려동물 동반여행 비즈니스 모델 도입과 확대 운영에 대한 긍정적인 검토가 필요할 때라고 의견을 모은다. 무엇보다 반려동물 동반 캠핑 여행 상품화 등 감성 여행 콘텐츠 발굴 노력이 필요하고 반려동물 동반여행 관련 소비자 및 사업자용 보험 상품 개발 및 합법적 시설 운영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반려동물 동반 여행 편의 향상 및 정보 제공 강화 노력으로 반려동물 동반 여행의 합리적인 여행 방안이 개선되어야 한다. 그에 앞서 전문가들은 반려인과 비반려인 모두가 불편함 없이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펫티켓 가이드라인 수립 등 인식개선을 위한 펫티켓 확산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지혜 기자 2jh06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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