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가 되는 방법
과학자가 되는 방법
  • 김 위 겸임교수
  • 승인 2022.12.18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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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물에 대한 적절한 보상 주어져야 기초학문에서 많은 과학자 나올 것

과학자는 한국이 경제대국으로 성장하던 1990년대까지 많은 어린이들과 청소년, 그리고 대학생까지 언제나 장래희망 10위 안에 드는 선호도 높은 직업군에 속했다. 물리학과나 수학과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머리 좋다는 사람들이 갈 정도로 과거에 많은 이들의 꿈이었고 희망이었다. 

지금은 대학원이라는 부정적인 인식과 더불어 과학자라는 존재가 많은 사람들에게 똑똑한 사람들만 택해야 하는 직업이라는 편견에 도달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는 과학자는 전문가 혹은 사기꾼이라는 이중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많아졌다. 

즉, 한국 사회가 과학자에 대해 어떤 면을 보이던 간에 쉽게 접근하기 힘든 그런 직업이라는 것이 공통된 시각이다. 더구나 박사 이상의 고학력을 따지 않는 이상, 석사학위만으로는 학계나 기업의 연구소에서 높은 지위에 이르기 어렵다는 게 현실이다. 

이런 부분은 특히나 많은 석사 이하의 전문 전공 소지자들이 과학자라기보다는 기술자라는 직함으로 불리는 것이 더욱더 그렇다. 하지만 이런 전문 전공 소지자들이 학계에서 요구하는 최소한의 기준과 기업에서 요구하는 최소한에 기준이 달라서, 과학자로써 기초 과학에 대한 이론을 지속하는 건 한국 사회에서 과학 발전이 아닌 기업의 이익을 영위하기 위한 부품으로 전략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더구나 한국의 수많은 이공계 인재들이 과학자라는 연구직으로 진로를 잡기 보다는 석사과정에서부터 시작되는 고강도의 노동 및 시간으로 인해 교수라는 직업으로 아예 목숨 걸지 않는 이상 섣불리 도전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졌다. 또한 다른 직업군보다 학력이 높을수록 취업문이 의외로 상당히 좁아졌고 박사 후 과정까지 생각한다면 좋은 인재일수록 학사 이후 약 10년 가까이 희생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진 것이 현실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한국에서 과학자라는 타이틀을 들고 생존할 수 있는 확률은 상당히 적어지고 있다는 것 역시 기초과학 역량을 향상시키는 데 어려움이 앞으로 많아 질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과학자가 되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기초과학에 대한 토대가 잘 되어 있는 일본만 하더라도 학사학위만 가지고 2002년에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다나카 고이치라는 회사원이 있다. 얼핏 보기에는 ‘아니 어떻게 회사원이 노벨상을 탈수 있을까?’ 의문이 들 수도 있다. 

한국에서는 이런 사람이 나올 수 있을까?라고 한다면 그 의견은 불가능에 가깝다. 우리나라에 있는 대졸자들의 능력이 모자란 것이 아니라 기술이나 연구를 개인이 발표하는 전반적인 시스템에 차이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중국이나 한국보다 훨씬 과학에 대한 자세가 많이 다르다. 세계 2차 대전 당시만 해도 전쟁 말기와 달리, 전쟁초기에는 징병 시 이공계 생을 잘 뽑이가지 않고 그들을 어떻게든 전쟁의 부속품으로 소모시키지 않았다. 이런 토대가 종전 이후에도 일본의 과학이 빨리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되었다. 

▲한국사회에서 과학자로 생존할 수 있는 확률이 적어지고 있다는 것 역시 기초과학 역량을 향상시키는 데 어려움이 많아 질 것으로 보인다.(영화 ‘ Back to the Future’ 중에서)
▲한국사회에서 과학자로 생존할 수 있는 확률이 적어지고 있다는 것 역시 기초과학 역량을 향상시키는 데 어려움이 많아 질 것으로 보인다.(영화 ‘ Back to the Future’ 중에서)

해외에서 나오는 논문이나 학술지 혹은 전공서적의 경우 일본에서 빠른 시일 내에 일본어로 번역되어 이공학 전문가들에게 공급된다. 또한 어떤 누가 되었더라도 본인의 연구결과를 발표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잘 돼 있어 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가 일본의 회사원이 노벨화학상 수상을 만드는 밑거름이  돼, 박사학위를 받지 않더라도 장기간의 연구소 활동에 따라 자신이 원하는 학문적인 성취를 발표하는 과학자라는 타이틀을 얻을 수 있다. 즉, 같은 전공분야에서 누구라도 인정받을 수있는 자신의 학문적 성과를 차별없이 발표한다는 과학자의 기본적인 개념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었던 국가가 일본이었다.

이에 반해 한국은 어떨까? 먼저 학문적인 성취를 발표하기 위해서는 대학 때부터 논문에 맞는, 적어도 자기가 학부 과정에서 짧게 성취한 결과갑을 문서화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하지만 현재 한국의 대학에서는 학부생부터 연구실 생활을 하지 않는 이상 불가능에 가깝다. 

거기에 기업의 연구문화는 박사출신의 연구원들이 프로젝트를 지휘하고 나머지 학사나 석사출신은 연구과정에서 단순화된 작업을 하기 때문에 본인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단독 프로젝트를 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물론 외국에도 테크니션이라는 직업으로 단순한 작업을 하는 경우가 있긴 있으나 그건 테크니션이라는 직업을 택한 것이기에 지금의 한국의 상황과 비교하기는 조금 무리가 있다. 

결국 한국에서 과학자가 된다는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서는 단순하게 박사학위까지 받고 자신의 연구를 한다는 일직선의 길만 놓여 있긴 하지만 앞으로의 미래를 위해 국가나 학교가 적어도 자신의 아이디어나 성취물을 학부졸업이라는 학력만으로 발표하고 그 성과물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발생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간다면 기초학문에서 많은 과학자들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김 위 겸임교수 yesteria@ajou.ac.kr

김 위 겸임교수

현 아주대학교 의용공학과 겸임교수
전 대우전자 미주법인 자문위원
University of Calgary 의과대학 석사
York University 생물학과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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