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기획】 빈살만 광폭 행보에 주목하는 까닭
【연말기획】 빈살만 광폭 행보에 주목하는 까닭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2.12.28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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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빈살만 방한, 26개 분야 MOU 체결
네옴시티로 인한 제2의 중동 특수 기대 분위기

한국 외에도 각국 정상 만나, 에너지 활로 모색
2030년 완공 계획인 네옴시티의 실현 가능성은

【연말기획】 올해 경제를 뒤흔든 인물

① 금리인상, 파월의 말에 흔들린 경제
② 루나 사태가 촉발한 가상화폐 위기
③ 빈살만 광폭 행보에 주목하는 까닭

올 한해 연속적으로 인상된 기준금리는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미 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의 한 마디에 금리는 물론 증시와 부동산 시장까지 흔들렸다. 여기에 루나 사태와 FTX의 파산으로 인한 가상화폐의 위기는 뜨거웠던 코인 열풍을 잠재웠고 가상화폐에 대한 회의론에 힘을 보탰다. 국제적으로는 석유에 절대적으로 의존도가 높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제 구조를 개혁하기 위해 각국 지도자들을 만나고 있는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광폭 행보가 눈길을 끌었다. 한국뉴스투데이는 2022년 경제를 뒤흔든 파월 의장과 권도형 루나 대표, 빈살만 국왕의 발언과 행보를 되짚으면서 올해를 마무리한다. <편집자주>

지난 11월 17일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한국을 방문했다. 빈살만 왕세자는 한국에 머무는 20시간 동안 윤석열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 8명을 만나고 26개 분야의 MOU를 체결했다. (사진/뉴시스)
지난 11월 17일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한국을 방문했다. 빈살만 왕세자는 한국에 머무는 20시간 동안 윤석열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 8명을 만나고 26개 분야의 MOU를 체결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세자이자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인 무함마드 빈살만의 행보가 주목된다. 지난 11월 한국을 찾아 윤석열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 8명을 만난 빈살만은 친환경 스마트 도시 네옴시티 사업을 추진 중이다. 670조원 규모의 네옴시티 사업으로 중동 특수에 대한 기대가 높은 가운데 일각에서는 실현 불가능한 사업이라는 의심의 눈초리도 있다.

빈살만 방한, 대통령‧기업인 만나

지난 11월 17일 빈살만 왕세자가 한국을 찾았다. 이는 2019년 이후 3년만의 방한이다. 방한 직후 빈살만 왕세자를 만난 윤석열 대통령은 사우디가 우리나라의 중동지역 최대 교역 파트너이자 해외건설 파트너 국가로서 우리 경제·에너지 안보의 핵심 동반자라고 평가하고 양국 수교 60주년을 맞아 사우디 ‘비전 2030’을 통해 사우디가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가고 있는 지금이 양국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도약시킬 적기라고 말했다.

이에 빈살만 왕세자는 양국의 수교 이래 한국 기업들이 사우디의 국가 인프라 발전에 크게 기여한 것을 언급하고 이 과정에서 축적된 신뢰를 바탕으로 사우디‘비전 2030’의 실현을 위해 한국과 협력을 강화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특히 에너지와 방위산업, 인프라-건설 등 3개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을 강화하고 싶다는 뜻을 나타냈다. 

빈살만 왕세자는 에너지 분야에서는 수소에너지 개발과 탄소포집기술, 소형원자로(SMR)개발과 원전 인력 양성 협력을, 방산에서는 사우디 국방역량 강화를 위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협력을, 인프라 분야에서는 비전2030의 일환으로 한국의 중소기업을 포함한 여러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날 우리 정부와 사우디는 한-사우디 투자포럼을 열고 현대로템(네옴 철도), 롯데정밀화학(화학 분야), DL케미칼(합성유 공장 설립), 지엘라파(제약 분야), 시프트업(게임 분야), 와이디엔에스(스마트시티 솔루션) 등 6개 기업과 사우디 정부 간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어 삼성물산(모듈러 사업), 삼성물산 등 5개사(그린수소 개발), 한국전력(그린수소 암모니아), 대우건설(석유‧가스‧석유화학 프로젝트), 효성중공업(가스절연개폐장치 제조법인 설립), 두산에너빌리티(주조‧단조 공장 건설 추진), 코오롱글로벌(스마트팜 합작법인), 비피도(프로바이오틱스 생산), 비엠티(산업용 피팅, 밸브 생산), 메센아이피씨(재활용 플랜트 설립), 터보원(전기 컴프레서 제작 합작법인), 유바이오로직스(백신 및 혈청 기술 이전), 동명엔지니어링(엔지니어링 서비스), 한국벤처투자(스타트업 지원), 청수산업(환경 기술 분야), 자일자동차(상용차 생산) 등 총 17건의 협력 계약도 맺었다.

특히, 이날 맺은 3건의 ‘S-Oil 2단계 샤힌(Shaheen) 프로젝트 EPC’계약은 우리나라 단일 최대 규모 외국인투자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S-Oil과 국내 건설사 간에 체결된 것으로서 양국 간 석유화학 및 청정에너지 협력 고도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이후 빈살만 왕세자는 이날 오후에는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이해욱 DL그룹 회장, 정기선 현대중공업그룹 사장 등 기업인 8명을 만났다. 이 중 일부 기업인은 전날 저녁에 참석 요청을 받았음에도 다른 일정을 취소하고 빈살만 왕세자와의 차담회에 참석했다. 한국에 머문 20시간동안 빈살만 왕세자는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주고 사우디로 떠났다.

지난 11월 1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2 한-사우디 투자 포럼. (사진/뉴시스)
지난 11월 1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2 한-사우디 투자 포럼. (사진/뉴시스)

한국 외에도 세계 정상 만나는 광폭 행보

올해 빈살만 왕세자는 자말 카슈크지 암살 사건 이후 약 4년간 방문하지 않았던 EU국가들을 방문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였다. 지난 7월 빈살만 왕세자는 그리스를 방문해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와 회담을 가지고 해상운송과 사우디-그리스를 연결하는 전기케이블 설치 등 에너지 협력, 방위기술 등에 대해 논의하고 협정을 체결했다. 

이후 프랑스로 건너간 빈살만 왕세자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만나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과 에너지 수급, 양국 경제협력, 이란 핵합의 복원, 인권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 회담 후 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파급력을 완화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8일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해 빈살만 왕세자를  만났다. 양국은 정상회담에서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에 서명했다. 이날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주석과 빈살만 왕세자는 양국 사이에 1100억리얄(약 38조6000억원)규모의 협정 20여개를 체결했다.

올해 유독 해외 정상들과 빈살만 왕세자의 만남이 늘어난 이유는 러시아의 가스공급 축소 압박 등으로 에너지 위기가 심화된 유럽국가들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함이 크다. 하지만 또 다른 이면에는 빈살만 왕세자가 추진 중인 국가개발 프로젝트 비전2030이 있다.

빈살만 왕세자는 오는 2030년까지 첨단기술과 민간투자 중심지로 거듭하는 비전 2030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사진/픽사베이)
빈살만 왕세자는 오는 2030년까지 첨단기술과 민간투자 중심지로 거듭하는 비전 2030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사진/픽사베이)

비전 2030, 네옴시티 향한 빈살만의 꿈

비전 2030은 사우디아라비아를 기존 석유의존적 경제에서 탈피해 첨단기술과 민간 투자의 중심지로 거듭나기 위한 프로젝트로 2030년까지 산업을 다각화해 실업률을 7%로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 북서부 홍해 인근 사막 한가운데에 서울의 44배 규모의 첨단 스마트도시 네옴시티를 건설해 매년 1억명의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네옴시티의 계획도를 보면 길이 170km, 높이 500m의 초대형 건물을 200m 간격으로 두 동을 건설하고 벽에는 유리벽을 세워 900만명의 인구를 유치할 예정이다. 네옴시티는 말 그대로 도시하나를 건설하는 것으로 공항과 미래형 복합 산업단지는 물론 산악 관광지와 스키장, 리조트까지 만들어 택시들이 공중에서 날아다니고 서비스 업무는 인공지능 로봇이 투입되는 그야말로 미래도시가 연상되는 모습이다.

빈살만 왕세자는 네옴시티 건설에 5000억달러, 한화 약696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현재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1조3000억원 규모의 공사를 수주하고 지하터널을 뚫는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다만 완공 시점이 불과 7년 남짓 남은 2030년이라는 점과 네옴시티의 핵심인 ‘더 라인’에만 약 1조달러, 한화 1445조원이 투입될 것으로 보여 기간도 자금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거세다.

특히, 지난 2019년 문재인 정부의 공식 초청으로 방한해 당시 9조6000억원 규모의 10개 분야 MOU 및 계약을 체결했으나 이 중 실제 이행된 것은 6건에 불과하다. 이번 방한 중 체결된 26개 분야의 MOU 중 실제 이행된 것도 4건에 불과하다는 것을 볼 때 중동 특수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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