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환경】 풍력터빈 1위 기업의 투자...국내 풍력발전 힘 싣는다
【기후환경】 풍력터빈 1위 기업의 투자...국내 풍력발전 힘 싣는다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3.01.19 1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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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터빈 제조 세계 1위 기업 베스타스 3억 달러 투자
터빈 부품 생산공장 설립,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 이전

풍력 발전, 전체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중 5.2% 불과
정부 신재생에너지 확대 계획과 맞물려 시너지 기대
풍력터빈 제조 글로벌 1위 기업인 베스타스가 국내에 3억 달러 투자를 결정했다. (사진/픽사베이)
풍력터빈 제조 글로벌 1위 기업인 베스타스가 국내에 3억 달러 투자를 결정했다. (사진/픽사베이)

[한국뉴스투데이] 풍력터빈 제조 글로벌 1위 기업인 덴마크의 베스타스(Vestas)가 우리나라에 3억 달러(3700억원)을 투자한다. 베스타스는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를 한국으로 이전해 우리나라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거점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이에 2019년 기준 전체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중 5.2%에 불과한 국내 풍력발전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베스타스, 국내에 3억 달러 투자 결정

지난 18일(현지시간) 다보스포럼이 열리고 있는 스위스에서 베스타스가 우리나라에 3억 달러 투자를 결정했다. 이날 투자 신고식에는 베스타스의 헨릭 앤더슨 CEO가 참석해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3억 달러의 투자를 신고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를 한국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이날 투자 신고식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참석했다. 기업의 투자 신고식에 대통령이 참석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윤 대통령은 투자신고식 모두 발언을 통해 작년 6월 덴마크 프레데릭센 총리와의 회담에서 해상풍력 분야에서 상호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는데 이번에 소중한 결실을 맺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이번 베스타스의 투자와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 이전을 통해 우리나라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풍력발전 제조허브로 도약하고 새로운 수출동력을 발굴했다는 점은 중요한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베스타스가 성공적인 투자이행을 통해 국내 산업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헨릭 앤더슨 CEO는 투자식에서 지난해 한국을 방문했을 때 풍력에 대한 강한 의지를 확인하고 큰 인상을 받았다. 이에 이번 투자를 결정하며 "한국 정부와 산업계 모두 해상풍력의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잘 이해하고 있고, 풍력과 같이 자국 내에서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을 가지는 것이 주는 가치를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헨릭 앤더슨 CEO는 "베스타스는 우리의 파트너들과 우리가 가진 전문성을 공유하고 필요한 지원을 제공해 나갈 것이며 회복력 있는 미래를 향한 한국의 노력에 힘을 보태고, 공급망을 구축하는데 일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이 다보스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베스타스 투자신고식에서 헨릭 앤더슨 최고경영자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18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이 다보스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베스타스 투자신고식에서 헨릭 앤더슨 최고경영자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에 대규모 터빈부품 생산공장 설립

베스타스는 풍력터빈 제조 세계 1위인 덴마크 기업으로 터빈 설계부터 제조, 설치, 서비스까지 망라한다. 지난 2006년 최고 그린 기업으로 선정된 베스타스는 덴마크를 비롯해 독일과 인도, 이탈리아, 영국, 스페인, 스웨덴, 노르웨이, 호주, 미국, 중국 등에서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세계에서 가장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도 선정됐다. 

베스타스가 만드는 풍력터빈은 바람의 운동 에너지를 기계적인 에너지로 변환시키는 회전 기구다. 15㎿급 풍력터빈 무게는 대당 800톤으로 137-259m(450-850피트) 높이에 로터 직경은 109-236m(360-774피트)에 달한다. 베스타스가 전 세계에 공급한 풍력발전은 160GW에 달한다. 우리나라 강원도 산간이나 해상에 가면 볼 수 있는 풍력터빈의 대부분도 베스타스에서 제조한 것이라 보면 된다.

아직 투자방식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베스타스는 한국에 너셀과 블레이드 등 풍력터빈 부품 생산공장을 설립해 생산하고 이를 아시아태평양지역에 수출할 예정이다. 너셀은 풍력발전기의 핵심설비다. 현재 베스타스는 자재 수급과 제품의 운송 등을 따져 생산공장 부지를 검토하고 있다. 유력한 부지는 전라남도 목포와 경상남도 울산이다. 

이번 투자에 앞서 지난해 3월 베스타스는 풍력타워 세계 1위 기업인 씨에스윈드와 합작법인(JV)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의 합작법인은 생산공장 설립을 시작으로 아시아태평양 해상풍력 시장을 공략한다. 여기에 베스타스는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를 우리나라로 옮겨 한국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핵심 혁신거점화로 이용할 예정이다.

베스타스의 이번 투자로 국내 풍력발전사업에도 큰 시너지가 기대된다. (사진/픽사베이)
베스타스의 이번 투자로 국내 풍력발전사업에도 큰 활력이 기대된다. (사진/픽사베이)

국내 풍력발전 시장 활력 예상

베스타스의 이번 투자로 국내 풍력발전 시장에도 활력이 불어넣어질 전망이다. 풍력은 태양, 지열, 해양, 바이오 등과 함께 대표적인 신재생에너지다. 신재생에너지는 기존의 화석 연료와 달리 고갈되지 않고 오염 물질이나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어 환경친화적이란 점에서 미래 대체 에너지로 분류된다.

하지만 풍력발전은 전체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다. 2019년 말 기준 우리나라의 풍력발전은 107개 단지로 총 2679GWh를 발전해 전체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의 5.2%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는 같은 해 1만2996GWh의 전력을 생산해 전체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의 25.4%를 차지한 태양광발전에 비해 5분의 1수준이다. 

풍력발전이 늘지 않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일단 바람이 좋은 지역을 확보하는 것에 난항을 겪는다. 해당 지역의 여러 규제와 소음, 그림자, 경관 등을 이유로 반대하는 지역 주민의 공감을 얻기도 힘들다. 또, 입지 확보부터 망 구축까지 풍력발전을 준비하는 기간이 길고 막대한 자금 확보도 발목을 잡는다.

그럼에도 정부는 풍력발전 확보에 여념이 없다. 지난 2020년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 및 보급실행계획 발표 계획을 통해 2023년까지 6조3000억원을 투입해 해상풍력 19개 단지의 풍력설비를 설치하고 12MW급 해상풍력터빈 개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특히 풍력타워에 집중 투자하는 해당 계획은 블레이드와 카본 복합재 부품, 증속기, 전력변환기, 제어시스템 국산화 개발을 통해 풍력발전의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로 이번 베스타스의 투자 계획과 맞물려 풍력발전 사업에 시너지가 기대된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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