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① 블록체인이 만든 웹 3.0 시대, 무엇이 바뀌나?
[신년기획] ① 블록체인이 만든 웹 3.0 시대, 무엇이 바뀌나?
  • 이지혜 기자
  • 승인 2023.01.22 1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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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탈중앙화에 이은 새로운 개념의 인터넷 버전, 웹 3.0
데이터 주도권이 단체에서 개인으로 바뀌는 ‘마이데이터 시대’
수익성 높지만 치열한 경쟁 예고.. 가치 커뮤니티 육성 관건

갑작스레 찾아온 코로나19가 만든 팬데믹은 준비되지 않은 디지털 격변의 시대를 열었다. 이런 시대가 누군가에겐 큰 혼란을, 누군가에겐 다신 없을 기회를 만들고 있지만, 넘쳐나는 정보와 용어의 홍수로 정확한 판단과 지식을 쌓는 것이 힘든 사람도 많다. 활발한 경제 활동까지 일어나 뒤쳐질 수 없는 새로운 디지털 세상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중요한 키워드를 짚어보고 그와 관련된 경제 판도를 크게 읽는다. <편집자 주>

(사진/픽사베이)
웹3.0의 공통적인 정의는 개인화 및 맞춤화다. (사진/픽사베이)

기계가 인간의 자연어 이해하는 ‘시멘틱 웹’

15년 전, 웹 2.0의 열풍에 이어 웹 3.0의 등장이 매섭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지 못한 웹 2.0의 시대가 지고 3.0의 시대가 슬그머니 시작되는 모양새다. 웹 2.0 시대에는 참여, 공유, 개방이 특징으로 네티즌들이 적극 참여해서 정보를 만들고 공유하는 사회적인 연결성을 중시했다면 웹 3.0 은 데이터의 의미를 중심으로 서비스되는 시대이다.

과거 웹 1.0인 월드 와이드 웹(WWW)은 사용자가 신문이나 방송처럼 일방적으로 정보를 받는 것이었고, 웹 2.0은 참여, 공유, 개방의 플랫폼 기반으로 정보를 함께 제작하고 공유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웹 3.0은 개인화, 지능화된 웹으로 진화하여 개인이 중심에서 모든 것을 판단하고 추론하는 방향으로 개발되고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맨틱 데이터를 이용하는 인텔리전트 소프트웨어와 같은 Web 3.0 기술은 자료의 보다 효율적인 이용을 위해 채택하며, 소규모로 사용한다.

다시말해 웹 3.0 시대는 개인화, 지능화, 상황인식 등이 웹 3.0의 대표 키워드로 인터넷에서의 엄청난 양의 정보 중에 내가 지금 필요한 정보와 지식만을 추출해서 보여주는 맞춤형 웹의 시대인 것이다. 예를들어 우리가 여행을 가고 싶을 때 과거엔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찾기 위해 여러 웹사이트를 일일이 들어가서 정보를 모으고 예약했지만, 웹 3.0의 시대에선 휴가 일정과 좋아하는 스타일 등을 입력하면 컴퓨터가 정보를 맞춰 찾아 알려준다.

웹 3.0의 시작은 1998년 팀 버너스리가 제안한 개념인 ‘시맨틱 웹(Semantic Web)’에서 비롯된다. '의미론적인 웹’을 뜻하는 시멘틱 웹은 기계가 인간들이 사용하는 자연어를 이해하고 상황과 맥락에 맞는 개인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웹이다. 이전까지 웹 2.0 플랫폼 사업자들은 폭 넓고 질 좋은 웹 환경을 제공하는 대가로 이용자 데이터와 그 소유권을 가져 갔는데, 일찍이 데이터의 가치를 알았던 기업들은 서비스 이용자의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수집하고 그것을 활용해 창출하는 수익 대부분을 독식했다. 쌓여가는 데이터는 기업의 거대 자산이 되었고 폐쇄적인 플랫폼은 이용자를 쥐락펴락 할 수 있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게 됐다. 하지만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잇달아 터지게 되며 웹 2.0에 대한 문제 제기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사진/픽사베이)
인공지능형 웹 3.0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블록체인이다. (사진/픽사베이)

탈중앙화 가능케 하는 블록체인

웹 3.0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개념은 ‘탈중앙화’이다. 그리고 이 탈중앙화는 블록체인 시스템을 통해 실현 가능하다. 웹 3.0의 프로토콜은 컴퓨팅부터, 저장소, ID, 호스팅, ID 및 기타 웹서비스 등 기존 웹서비스 사업자가 제공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탈중앙형 새로운 공간웹 ‘생태계’를 창출한다. 따라서 웹 2.0에서는 ‘인터넷 브라우저’가 단순히 플랫폼 방문 및 데이터 저장을 위한 관문에 불과했다면 웹 3.0 시대에서는 블록체인, AI 등 최신 IT 기술들이 결합되면서 ‘초개인화된 웹 생태계’를 형성하는 필수 요인이다. 이러한 웹브라우저의 고도화는 웹 3.0 시대로의 전이가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현상이다.

블록체인은 기술적 특성상 거래를 보증하는 ‘중앙기관(중개 플랫폼)’이 없더라도 거래 데이터가 거래에 참여한 구성원들에게 동시에 저장됨으로써 모두가 해당 데이터를 함께 검증할 수 있는 ‘투명성’을 보장한다. 블록체인은 데이터를 공동으로 저장, 관리하는 공간이므로 어떠한 데이터라도 블록체인에 일단 기록되고 나면 이후부터는 해당 구성원들의 동의와 검증과정을 거치게 되기 때문에 임의적 변경이 불가능해진다. 결국 블록체인은 개인 간 거래에서 확보한 데이터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블록체인에 기록된 데이터는 설령 플랫폼이 사라진다 해도 해당 데이터를 생성한 참여자의 소유가 되기 때문에 데이터에 대한 ‘개인’의 주권도 강화될 수 있다. 웹 3.0의 시대에 개인정보 보호가 더 강화될 수 밖에 없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메타버스에서 대표적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언급되는 로블록스와 마인크래프트의 경우 이용자들이 자신들이 창작한 게임이나 아바타를 마켓플레이스에서 직접 판매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용자들에 따라 NFT 기반, 비트코인 등 제공방식에서도 자율권이 보장된다.

(사진/픽사베이)
웹 3.0의 진화는 온라인에서 커뮤니티, 가상 세계로의 연결을 뜻한다. (사진/픽사베이)

웹 3.0 생태계, 치열한 패권 경쟁 서막

이처럼 웹 2.0의 키워드 검색 기능이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찾기 위해 많게는 수십 페이지까지 넘겨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었다면, 웹 3.0의 시맨틱 웹은 필요 없는 정보를 제거하고 사용자의 성향과 검색 목적에 따른 개인 맞춤형 정보를 신속하게 도출할 수 있다. 때문에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웹 3.0을 이용한 사업 전략을 짜는 추세다.

2021년 웹 3.0 관련한 글로벌 투자액은 18억불 (약 2조 1천 3백억 원)을 돌파했다. 엔비디아, MS, 구글, 네이버, 카카오, 메타 등 국내외 플랫폼 구분 없이 웹 3.0시대에 대배하고 있다. 네이버의 ‘아크버스’는 로봇과 클라우드 기술을 사용하여 현실을 똑같이 복사한 가상세계를 선보였고 메타는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서비스 관련 상표를 무더기로 출원 한데 이어 2021년 10월 사명마저 메타로 바꾸었다. 구글 역시 블록체인 전문기업인 대퍼랩스와 파트너십을 맺은 상태다.

최근 김우석 라인넥스트 사업 이사는 '라인 블록체인' 공식 블로그을 통해 '웹3와 라인의 전략'을 공유했다. 라인넥스트는 라인의 글로벌 NFT 플랫폼 자회사다. 라인은 자사 블록체인 플랫폼 '라인 블록체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가상자산 링크(LN)을 발행했다. 김 이사는 웹3.0을 실현하는 데 NFT가 핵심 요소임을 강조했다. NFT가 현재 소수의 블록체인 이용자를 인터넷 이용자 규모로 확대할 수 있는 '대중화' 성격을 지녔기 때문이다. 그는 “초기 NFT 거래 이용자의 약 70%는 NFT를 '당장의 금전적 수익'보다 '내가 좋아하기 때문에' 거래한다고 이야기한다”며 “블록체인은 금융이라고만 생각하던 기업들도 이제는 다양한 분야의 비즈니스와 브랜딩을 강화하기 위해 NFT를 활용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노준형 롯데정보통신 대표는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 박람회인 ‘CES 2023’에서 웹 3.0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노 대표는 “이번 CES는 연말 공개하는 메타버스 라이프 플랫폼의 일부를 전 세계에 선보이는 시험무대”라며 “현재 게임 형태에 치중돼 있는 세계 메타버스 시장에 ‘초실감’이라는 차원 높은 플랫폼으로 바람을 일으키겠다”고 단언했다. 롯데정보통신은 이번 CES에서 자회사인 메타버스 전문기업 칼리버스와 함께 리얼리티를 극대화한 메타버스 플랫폼 ‘롯데 메타버스(가칭)’를 공개했다. 올해 연말 첫 번째 가상 세상으로 여의도의 25배 규모에 달하는 ‘허브월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특히 상반기 중에는 메타버스와 연동하는 대체불가토큰(NFT) 시리즈도 출시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메타버스 사업을 위한 밑그림인 셈이다. 노 대표는 “경제인 입장에서 보면 웹 3.0이 결국 4차 산업혁명의 완성판”이라며 “웹 3.0에 어떤 기능이 부여돼야 실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면서 실현되느냐에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키워드는 디센트럴라이즈(탈중앙화)와 P2P(Person to Person, 개인간거래)”라며 “플레이 투 언(P2E, 놀면서 돈을 버는 방식)이 되면서 사이버 경제가 발생할 것이므로 NFT 플랫폼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말, 국내 1세대 벤처캐피털로 불리는 디올인베스트먼트의 김창규 대표는 “3500억원 이상의 자금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웹3.0 등 블록체인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블록체인을 활용한 인프라 분야가 새 먹거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올인베스트먼트는 이 분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위해 최근 싱가포르 기반 웹3.0 전문 벤처캐피털인 블록체인파운더스펀드에 출자자로 참여했다.

(사진/픽사베이)
기업은 향후 규제 가능성 등 웹 3.0 시대에 발맞춘 전략을 다시 짜기 시작했다. (사진/픽사베이)

시장점유율 확보 어려워 전략적 방식 필요

웹 3.0 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대비해야 할까? 웹 2.0에서는 빅테크 기업이 운영하는 플랫폼을 중심으로 많은 양의 소비자 데이터를 생성했다. 이는 곧 많은 사용자가 자신의 데이터가 지속적으로 마이닝 또는 수익화된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거나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웹 3.0은 기업이 사용자 정보를 수집하고 판매할 필요성을 줄여 사용자에게 자율성과 개인 정보를 복원하도록 설계됐다. 특히 사용자의 여러 기록에 대한 데이터가 실제 애플리케이션이나 웹 사이트가 아닌 블록체인에 영구적으로 저장되기 때문에 사용자가 언제든지 특정 애플리케이션이나 웹 사이트에 대한 나의 정보를 관리할 수 있다.

결국 ‘우리’를 강조했던 웹 2.0 환경과 달리 웹 3.0은 철저히 개인인 ‘내’가 중심이 될 전망이다. 의사소통의 쌍방향성이 자유로운 상호 거래로 바뀌었고, 이 과정에서 개인은 자신에게 필요한 맞춤형 정보를 취사선택할 수 있다. 웹 3.0이 미래형 혁신 인터넷으로 각광받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바로 개인의 영향력 때문이다. 때문에 기업들은 사용자 및 소규모 커뮤니티의 강화된 권한과 웹 3.0 개발의 기반이 되는 탈중앙화를 위한 광범위한 문화적 변동을 감안해야 한다.

또한 기업은 사용자가 독점 데이터를 공유하도록 장려하기 위해 창의적인 해법을 고안해야 한다.결국 커뮤니티 기반 전략을 베이스로 한 사회적 식별을 촉진한 브랜드 충성도를 구축하는 것이 관건이다. 무엇보다 누구나 블록체인, DAO 또는 암호화폐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웹 3.0은 진입장벽이 매우 낮다. 오픈소스 코드가 풍부하고 스마트계약을 복사, 붙여넣기 및 편집하여 새로운 맞춤형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쉬워졌다.

신규 기업이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는 일이 매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경쟁이 치열하고 모방이 예상되며, 개방성과 탈중앙화 성격을 갖는 웹 3.0 프로토콜에서는 귀중한 전략적 위치를 보호하기 위해 다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또한 향후 규제 가능성에도 유의해야 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규제 환경을 모니터링하거나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법률 및 규정 준수 기능을 통해 이점을 얻을 수 있다.

이지혜 기자 2jh06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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