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신년기획] 토끼처럼 깡총 “RABBIT JUMP” ➀그레이트 아웃도어, “나가자, 밖으로”
[2023 신년기획] 토끼처럼 깡총 “RABBIT JUMP” ➀그레이트 아웃도어, “나가자, 밖으로”
  • 박상미 기자
  • 승인 2023.01.21 11: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골프, 등산, 테니스 등 최근에는 2030까지 확산되면서 한층 젊어진 분위기
등린이들 사이에서 명산 등정 인증 하는 것이 새로운 놀이 문화로 자리잡아
'갇혀' 지내는 동안 거리 두기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야외활동에 눈길 돌리는 계기

[한국뉴스투데이] 2023년 검은 토끼의 해가 밝았다. 팬데믹(Pandemic)으로 힘든 3년을 지낸 후 맞이한 엔데믹(Endemic)은 기대와 불안을 동시에 선사했다. 사상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곡소리가 요란하지만, 마냥 회색빛 새해는 아니다. 거리두기 완화와 함께 해빙기를 맞이한 거리에는 그간의 고립에 대한 보상을 갈망하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낮에 활동하고 밤엔 오롯이 휴식하는 토끼처럼 '할 수 있을 때' 하고, 쉴 때는 제대로 쉬는 균형있는 삶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 한다. 토끼처럼 도약할 우리의  래빗점프(RABBIT JUMP)가 기대되는 2023년, 지금 우리가 열광하는 새 삶의 트렌트를 살펴봤다. <편집자주>

▲위대한 자연 안에서 즐거움을 알게 된 지금, 2023년의 트렌드 중심에는 '그레이트 아웃도어'가 있다.
▲위대한 자연 안에서 즐거움을 알게 된 지금, 2023년의 트렌드 중심에는 '그레이트 아웃도어'가 있다.

팬데믹은 우리의 일상에 새 바람을 불어넣었다. 재택근무, 격리, 사회적 거리 두기는 집에 체류하는 시간을 폭발적으로 증가시켰다. '갇혀' 지내는 동안 극에 달한 보상심리는 거리 두기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야외활동으로 눈길을 돌리는 계기가 됐다. 도시가 아닌, 야외에서 만난 새로운 기회. 위대한 자연 안에서 즐거움을 알게 된 지금, 2023년의 트렌드 중심에는 '그레이트 아웃도어'(The great outdoors)가 있다.

#골린이, 잔디 위에서 '오잘공'
코로나19로 국외 활동의 길이 막히면서 넘치는 에너지를 운동에 쏟아붓는 이들이 많다. 기성세대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골프, 등산, 테니스 등이 최근에는 2030까지 확산되면서 한층 젊어진 분위기다.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는 골린이, 등린이, 테린이 등의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수십만건의 인증 콘텐츠가 쏟아져나온다. 입문자를 뜻하는 'ㅇ린이' 중 골프+어린이, 등산+어린이, 테니스+어린이를 합성한 신조어다. 


'인증'하기를 즐기는 요즘 세대가 스포츠를 즐기는 방법 중 대표적인 하나는 스포츠를 즐기는 사진과 영상을 찍어 SNS에 올리며 '인증'하는 것이다. 스포츠 자체의 즐거움에 '인증'샷과 영상에 자신만의 개성을 살린 스포츠웨어로 힙한 감성을 자랑하는 데에 진심이다. 덕분에 아웃도어 브랜드의 의상, 스포츠 용품의 판매량도 급증했다. 

젊어진 야외 스포츠의 대표 주자는 골프다. 거리두기가 한창이었던 21년부터 젊은 세대가 폭발적으로 유입된 골프는 눈에 띄게 시장이 커졌다. KB경영연구소의 'KB 자영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1년 골프 인구는 전년 대비 46만명 증가한 515만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3년 이하의 신규 골프 입문자 중 골린이라 불리는 MZ세대가 포함된 20~40대가 65%를 차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골프웨어 시장 규모는 5조 1000억원대로 전년보다 10%가량 증가했으며, 이중 20~30대의 골프웨어 소비가 총 지출의 22%나 차지했다.

골린이의 폭발적인 증가로 부작용도 있다. 골프장들은 골프웨어를 차려입고 나타나는 골린이들의 등장에 비상이 걸렸다. 우리나라 골프장은 해외와 달리 팀당 일정이 촘촘한 편이다. 통상 7~8분의 간격으로 꽉 찬 일정으로 경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앞 팀의 경기 진행 속도가 뒤 팀의 진행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인증샷에 진심인 골린이들은 사진을 찍느라 경기 진행이 늦어지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고, 이로 인한 민원이 늘고 있는 것이다. 골프장 관계자는 "안 그래도 하루당 팀 수가 크게 늘어 일정이 촘촘한데 중간에 인증샷 찍으러 온 고객들이 끼어 몇분씩 진행이 밀려 경기 운영이 엉망이 된 경우가 종종 있다"며 "현장에서 고객들 민원과 직접적으로 부딪히는 캐디들 고충이 크다"고 털어놨다.

▲젊어진 야외 스포츠의 대표 주자인 골프는 거리두기가 한창이었던 21년부터 젊은 세대가 폭발적으로 유입돼 눈에 띄게 시장이 커졌다.
▲젊어진 야외 스포츠의 대표 주자인 골프는 거리두기가 한창이었던 21년부터 젊은 세대가 폭발적으로 유입돼 눈에 띄게 시장이 커졌다.

실속파를 위한 선택 #테린이, #등린이 
골프에 이어 코로나 호황을 누린 스포츠는 테니스다. 골프웨어의 시각적 만족도 등에 끌려 골프를 시작했지만, 골프는 진입장벽이 높은 스포츠다. 골프 레슨 비용, 골프연습장 이용 비용, 골프채 구비 비용 등 상당한 초기 비용이 투입되고, 필드(골프장)에 나갈 때도 지출이 상당하다. 골프 예절도 익혀야 하고, 무엇보다 실력을 키우기까지 연습량이 상당하기 때문에 능숙해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런 이유로 골프를 시작했다가 중도포기하는 골린이가 최근 1-2년간 많이 등장했다.

골프를 포기한 골린이들의 차선책으로 떠오른 것이 테니스다. 몸매가 돋보이게 해주는 골프웨어와 비슷한 느낌의 테니스 웨어에 골프보다 구비할 장비가 적고, 실내외 테니스장이 이용 비용도 합리적이어서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골프에 비해 역동적인 움직임 덕분에 운동량이 많다는 점도 젊은 세대들에게는 매력으로 어필됐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10월 열린 '2022 서울 언더독 오픈'은 개시 3분여만에 마감되어 눈길을 끌었다.
고령화 레포츠의 대표주자 중 하나였던 등산 역시 한층 젊어졌다. 정상에서의 인증샷이 즐거움 중 하나였던 만큼 '인증샷'이 이미 자리잡은 등산이니만큼 등린이들의 인증샷 열정에 안성맞춤이다. 최근에는 '100대 명산 도장깨기'가 유행이다. 등린이들 사이에서 명산 등정 인증을 하는 것이 새로운 놀이 문화로 자리잡았다. 이에 따라 '100대 명산 도장깨기 지도', 정상석 포스터, 정상석 브로마이드와 스티커 등 다양한 굿즈(Goods)도 출시됐다.  

▲'인증'하기를 즐기는 요즘 세대가 스포츠를 즐기는 방법 중 대표적인 하나는 스포츠를 즐기는 사진과 영상을 찍어 SNS에 올리며 '인증'하는 것이다. (사진/뉴시스)
▲'인증'하기를 즐기는 요즘 세대가 스포츠를 즐기는 방법 중 대표적인 하나는 스포츠를 즐기는 사진과 영상을 찍어 SNS에 올리며 '인증'하는 것이다. (사진/뉴시스)

일상복인듯 아닌듯, 고프코어
야외활동의 인기는 패션 신에도 바람을 불어넣었다. 2022년에 이어 2023년에도 패션 신의 핫 키워드는 고프코어다. 고프코어룩은 야외 활동 시 체력 보충을 위해 먹는 견과류인 ‘고프(Gorp)’와 평범한 스타일로 자연스럽게 멋을 추구하는 ‘놈코어(Normcore)’를 합성한 말로, 일상복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개성있는 아웃도어 패션 스타일이다.

야외 활동 인구가 늘면서 일상복과 운동복의 경계가 허물어져 외투, 신발은 아웃도어 브랜드의 제품을 이너 등은 일상 또는 출근복을 입는 믹스매치가 고프코어의 기본 공식이다. 아웃도어 업계는 기능뿐만 아니라 다양한 디자인으로 고프코어 룩으로 활용할 수 있는 아이템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아웃도어의 주특기인 보온성과 편안함을 살리고, 특유의 퀼팅 등을 최대한 배제한 디자인들이 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고프코어의 인기는 아웃도어 브랜드를 넘어 하이엔드 브랜드도 강타했다. 발렌시아가, 보테가베네타 등 명품 브랜드들이 런웨이에서 아웃도어 브랜드 제품이라 할 만한 신상품들을 선보이면서 고프코어 붐에 힘을 실었다. 수트 위에 나일론 소재 바람막이를 걸쳐 입는 고프코어룩을 직접  디자인해 런웨이에 올리거나, 스포츠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특별한 아이템을 내놓는 정성을 보이기도 했다. 


박상미 기자 mii_media@naver.com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