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신년기획] 토끼처럼 깡총 “RABBIT JUMP” ➁ MZ 노린 에코그래머블, “착하게, 힙하게”
[2023 신년기획] 토끼처럼 깡총 “RABBIT JUMP” ➁ MZ 노린 에코그래머블, “착하게, 힙하게”
  • 박상미 기자
  • 승인 2023.01.22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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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이라는 의미의 인스타그래머블과 에코가 더해진 신조어, 에코그래머블
기업, 에코그래머블 트렌드에 발 맞춰 긍정적인 영향력을 지닌 콘텐츠 개발· 마케팅 기획에 집중
코카-콜라, 원더플 캠페인을 통해 약 7200명의 소비자와 함께 33.5톤의 플라스틱 수거해 재탄생

[한국뉴스투데이] 2023년 검은 토끼의 해가 밝았다. 팬데믹(Pandemic)으로 힘든 3년을 지낸 후 맞이한 엔데믹(Endemic)은 기대와 불안을 동시에 선사했다. 사상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곡소리가 요란하지만, 마냥 회색빛 새해는 아니다. 거리두기 완화와 함께 해빙기를 맞이한 거리에는 그간의 고립에 대한 보상을 갈망하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낮에 활동하고 밤엔 오롯이 휴식하는 토끼처럼 '할 수 있을 때' 하고, 쉴 때는 제대로 쉬는 균형있는 삶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 한다. 토끼처럼 도약할 우리의  래빗점프(RABBIT JUMP)가 기대되는 2023년, 지금 우리가 열광하는 새 삶의 트렌트를 살펴봤다. <편집자주>

▲지난해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MZ세대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5.4%는 “ESG 실천 기업의 제품이 비싸더라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 8월 롯데월드타워 '마이쉘'의 첫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모델들이 상품을 소개하는 장면 /뉴시스)
▲지난해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MZ세대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5.4%는 “ESG 실천 기업의 제품이 비싸더라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 8월 롯데월드타워 '마이쉘'의 첫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모델들이 상품을 소개하는 장면 /뉴시스)

요즘 애들, MZ세대는 단호한 거절을 할 줄 아는 ‘할 말은 하는 애들’이다. 언뜻 보면 수용적이지 않은 그들의 태도가 불편할 수 있지만, 뚜렷한 가치관으로 건강한 지향점을 갖춘 세대이기도 하다. MZ를 닮은 2023년 트렌드, 에코그래머블(Eco-grammable)도 그렇다.
에코그래머블은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이라는 의미의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mable)과 환경을 뜻하는 에코(Eco)가 더해진 신조어다. 인스타그램에 인증샷을 올릴 만한 비주얼을 갖춘 친환경 성격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통칭한다. 2022년 대한상공회의소가 1분기 발표한 MZ세대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5.4%는 “ESG 실천 기업의 제품이 비싸더라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 조사에서 응답자의 13.2%가 기업의 바람직한 역할로 ‘환경보호’를 뽑은 것도 눈여겨 볼 만 하다.

내 손으로 실천하는 친환경

기업들은 에코그래머블 트렌드에 발 맞춰 긍정적인 영향력을 지닌 콘텐츠 개발과 마케팅 기획에 집중하고 있다. 일상 속에서 ‘인스타그래머블’한 굿즈와 함께 긍정적인 친환경 경험을 할 수 있는 소비자 동참형 캠페인을 펼치며 기업의 친환경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코카콜라의 ‘원더플 캠페인’이 대표적이다. 코카콜라의 원더플 캠페인은 ‘한 번 더 사용되는 플라스틱’이라는 의미로 지난 2020년 12월 첫 시즌을 시작한 이후 시즌 2까지 평균 8:1의 높은 참가 경쟁률을 기록했다. 코카-콜라는 원더플 캠페인을 통해 약 7200명의 소비자와 함께 33.5톤의 플라스틱을 수거해 새로운 자원으로 재탄생시켰다. 플라스틱 33.5톤을 500ml 크기의 페트병으로 환산하면 약 240만개에 달한다.

지난해 진행한 시즌3는 투명 페트병의 올바른 분리배출을 통하여 자원순환 경험을 선사하는 캠페인이다. 고품질의 자원인 투명 음료 페트병을 중심으로 소비자가 친환경을 실천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참가자로 선정되면 신청 시 기입한 주소로 제로웨이스트 박스가 배송된다. 참가자는 올바르게 분리배출한 투명 음료 페트병으로 해당 박스를 채운 후 회수 신청을 한다. 

코카콜라에 따르면, 이번 '원더플 캠페인' 시즌3는 11:1의 높은 참가 경쟁률을 기록한 가운데, 참가자의 실질적인 참여도를 나타내는 투명 음료 페트병 회수율이 86%로 나타나며 소비자들의 환경에 대한 관심은 물론 적극적인 실천 의지도 확인할 수 있었다. 참가자 10명 중 8.6명은 개인과 단체 신청에 따라 제공받은 2~6개의 제로웨이스트박스에 올바른 방법으로 분리배출한 투명 음료 페트병을 가득 채우며 캠페인 미션을 마지막까지 완주했다.

참가자들로부터 모아진 투명 페트병은 일상에서 사용된 플라스틱이 유용한 자원으로 돌아온다는 긍정적인 자원순환의 의미를 담아 '코카-콜라 보랭 캠핑의자'로 재탄생돼 참가자들에게 재전달 됐다. 수거된 투명 페트병 중 일부는 국내 아동복지시설에 필요한 물품으로 만들어져 기부됐다.

이번 시즌의 참가자 리워드인 ‘코카-콜라 보랭 캠핑의자’는 약 23개의 투명 페트병이 사용된 업사이클링 굿즈였다. 브랜드 고유의 빨간색과 흰색이 대비를 이루는 디자인에 간편한 접이식 형태로 만들어졌다. 음료나 음식 등을 차갑게 보관할 수 있는 보랭백이 부착돼 있어 캠핑이나 나들이 등의 야외활동에 유용하다. 최근 야외활동 열풍과 요즘 세대의 취향을 반영한 디자인의 캠핑의자의 인증샷도 줄줄이 등장했다.

일상 속에서 환경보존과 지속가능성의 가치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인스타그래머블' 공간도 있다.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는 지구의 날의 맞아 서울 성동구에 있는 서울숲에 두 번째 '샛별숲'을 조성했다. 컬리가 6,500만 원을 기부해 조성된 '샛별숲'은 서울숲의 물놀이터 옆, 호수 남쪽 산책로에 들어섰다. 이번 '샛별숲' 조성으로 연간 1,810kg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연 1만 5,266kg의 산소를 발생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린워싱 주의보
친환경, 지속가능성에 관한 관심은 각 브랜드의 친환경 굿즈 제작으로 이어지고 있다. 에코백, 에코파우치, 텀블러 등이 대표적인 친환경 굿즈다. 비건 뷰티 브랜드 베이지크는 브랜드 슬로건인 ‘Time for Yourself’를 프랑스어로 프린트한 100% 친환경 내추럴 코튼 소재 에코백을 출시했다. 러쉬는 한 번 사용 후 버려지는 종이 포장지를 줄이고자 낫랩을 출시했다. 여성 조합원이 만든 코튼 낫랩부터 플라스틱을 녹여 만든 낫랩, 버려진 천을 업사이클링한 낫랩 등 다양한 크기와 디자인의 낫랩을 선보였다. 

이외에도 비레아의 솔방울 모양 디퓨저와 스마일 심벌이 그려진 에코백, 에코 파우치, 탄소 발생을 저감을 목적으로 제작된 디어달리아의 강화 유리 빨대, 에뛰드와 케이티가 협업해 신진 일러스트레이터의 디자인을 더한 비건 화장품과 대나무 칫솔, 텀블러, 주머니와 같은 굿즈 등이 있다. 이디야 커피도 화장품 브랜드 ‘톤28’과 협업해 개인 컵으로 커피를 구매한 소비자 일부에게 바디 스크럽과 주머니를 제공하는 행사를 열었다.

친환경 굿즈 마케팅이 브랜드별로 다양하게 진행되면서 그린워싱(실제로는 친환경이 아니지만 친환경인 것처럼 홍보하는 위장환경주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친환경 굿즈가 무분별하게 제작, 판매되면서 ‘예쁜 쓰레기’로 전락하는 경우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특히 에코백과 텀블러는 쌓아두기만 하고 실사용은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에코하지 않는 에코백’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플라스틱 33.5톤을 500ml 크기의 페트병으로 환산하면 약 240만 개에 달한다.
▲플라스틱 33.5톤을 500ml 크기의 페트병으로 환산하면 약 240만 개에 달한다.

환경단체들에 따르면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및 소요 에너지등을 고려했을 때 환경 손익분기점이 약 1000회로 추산되는 만큼 자신의 가방을 그냥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친환경 실천법이다. 지구를 위한 마음이 있다면, 사고의 전환이 더욱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련 업계에서는 ESG 마케팅을 내세워 굿즈들을 판매·증정하고 있지만 이것이 정말 친환경적인가에 대해서는 검증이 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실제로 환경에 도움이 되는 마케팅의 필요성에 대해 입을 모았다.


박상미 기자 mii_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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