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접은 나경원, 앞으로 정치미래 주목
꿈 접은 나경원, 앞으로 정치미래 주목
  • 박은진 기자
  • 승인 2023.01.26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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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마와 부출마 사이 끝내 불출마로
섭섭한 감정 드러난 불출마 선언문
지난 25일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당 대표 경선 불출마선언을 했다. (사진/뉴시스)
지난 25일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당 대표 경선 불출마선언을 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결국 3.8 국민의힘 전당대회 출마를 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불출마 선언문까지 발표했다. 나 전 의원이 불출마를 하게 된 것은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 윤핵관의 반대, 국민의힘 의원들의 만류 그리고 지지율이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불출마 기자회견을 갖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왜냐하면 그동안 불출마는 불출마 선언문을 기자들에게 배포하는 수준에서 마무리를 했기 때문이다. 이에 나 전 의원이 불출마 선언문을 통해 윤핵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었을 것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친윤계에 굴복한 나경원

정치인 특히 한단계 도약해야 할 정치인이라면 모진 시련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기 길을 가야 인정을 받고 결구 한 단계 도약을 한다. 故노무현 전 대통령이 민주당 소속 정치인이면서도 부산 지역에서 계속 출마를 하면서 ‘바보 노무현’ 소리를 들어야 했다. 하지만 그것이 자산이 되면서 대통령까지 오르게 됐다.

즉, 자신을 내려놓고 정치적으로 죽어야 다시 도약하게 된다는 뜻이다. 그런데 나 전 의원은 정치적으로 죽은 것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굴복을 했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굴복을 했고, 윤핵관에 무릎을 꿇었으며, 친윤계에 손을 내밀었다.

이것이 나 전 의원의 정치생명을 끝나게 하게 만들었다는 평가다. 지도자로서의 리더십을 보여주는 것이라면 어려움을 돌파하고 나가는 그런 리더십을 보여줘야 했었는데 그러지 못하면서 앞으로 이날 불출마 기자회견은 끊임없이 따라붙는 수식어가 됐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YTN 뉴스앤이슈’에서 어떤 압력이 가해졌을 때 극복을 해서 투쟁해서 본인이 원하는 것을 쟁취하는 그런 정치 스타일이 아니었다고 나 전 의원을 평가했다. 이번에도 윤핵관의 압력에 굴복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지지층이 실망을 하게 되고, 일반 국민들 역시 나 전 의원을 떠올리게 되면 당연히 불출마 기자회견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정치권에서는 한 번 순응하게 되면 계속 순응하게 된다. 즉, 친윤계는 계속해서 나 전 의원을 무시하게 되고, 나 전 의원은 정치적 재개를 위해 부단히 노력을 하지만 결국 권력 앞에서 무릎을 꿇게 되는 상황이 계속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의 불출마 선언문 직접 발표는 정치권에서 이례적으로 평가받았다. (사진/뉴시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의 불출마 선언문 직접 발표는 정치권에서 이례적으로 평가받았다. (사진/뉴시스)

섭섭함이 남아 있는 선언문

다만 나 전 의원의 불출마 선언문을 살펴보면 윤핵관에 대한 섭섭함이 상당히 묻어나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선 솔로몬의 재판에 나오는 엄마처럼 자신은 희생을 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즉, 당권이라는 아이는 원래 자신의 아이였는데 둘로 갈라야 한다면 결국 당권을 친윤계에 넘겨주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다른 하나는 “질서정연한 무기력함보다는 무질서한 생명력이 필요하다”는 발언이다. 즉, 윤핵관들이 김기현 후보를 당 대표로 만들려고 몰아가는 이런 일사분란함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 대목이다.

그리고 “오늘 이 정치 현실은 무척 낯섭니다”는 발언은 대통령실이나 윤핵관이 자신을 공격하는 현 상황이 낯설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 전 의원이 중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정치적 모습이 상당히 낯설다는 것은 더 이상 자신을 공격하지 말아달다는 부탁이기도 하다.

사실상 정치 생명 끝났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나 전 의원의 정치 생명은 여기서 끝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내년 총선이 있고, 다음 지방선거가 있지 않겠냐는 이야기도 있지만 이미 한번 꺾인 사람 앞에는 떡을 가져다 주지 않는다.

때로는 힘을 휘둘러야 하고, 때로는 울면서 땡깡을 부려야 얻어먹을 수 있는 것이 떡(공천)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미 순응하는 정치인에게는 떡을 안겨주지 않는다.

나 전 의원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결심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러지 않으면 이제 지는 해가 된다는 것이다.

박은진 기자 knewstoda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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