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신년기획] 토끼처럼 깡총 “RABBIT JUMP”⑤친구사귀기? NO, “파티 맺기 타임”
[2023 신년기획] 토끼처럼 깡총 “RABBIT JUMP”⑤친구사귀기? NO, “파티 맺기 타임”
  • 박상미 기자
  • 승인 2023.01.31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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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덱스 관계에서는 깊이가 아니라 특성에 따른 분류가 우선 되어져야 해
SNS 수 증가하면서 개개인이 관리할 인간관계의 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일상 깊숙이 들어온 배달 문화에서도 인덱스 관계 염두에 둔 변화 눈에 띄어.

[한국뉴스투데이] 2023년 검은 토끼의 해가 밝았다. 팬데믹(Pandemic)으로 힘든 3년을 지낸 후 맞이한 엔데믹(Endemic)은 기대와 불안을 동시에 선사했다. 사상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곡소리가 요란하지만, 마냥 회색빛 새해는 아니다. 거리두기 완화와 함께 해빙기를 맞이한 거리에는 그간의 고립에 대한 보상을 갈망하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낮에 활동하고 밤엔 오롯이 휴식하는 토끼처럼 '할 수 있을 때' 하고, 쉴 때는 제대로 쉬는 균형있는 삶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 한다. 토끼처럼 도약할 우리의 래빗점프(RABBIT JUMP)가 기대되는 2023년, 지금 우리가 열광하는 새 삶의 트렌트를 살펴봤다. <편집자주>

죽마고우(竹馬故友). 어려서부터 함께 자란 친구라는 뜻의 죽마고우는 바람직한 인간관계의 대명사이자 친구 맺기에서 지향해야할 방향으로 제시되곤 했다. MZ에서 알파(α)로 이어지는 요즘 아이들에게 친구는 기성세대의 죽마고우와 전혀 다르다. SNS로 불특정 다수와 소통하는 현대사회는 관계 맺기의 본질부터 다르다.

▲깊이 있는 관계에서 분쟁이 생겼을 때에는 해결도 쉽지 않고, 해결을 위해 상당히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지만 인덱스 관계에서는 깊이가 아니라 특성에 따른 분류가 우선이다.(사진/픽사베이)
▲깊이 있는 관계에서 분쟁이 생겼을 때에는 해결도 쉽지 않고, 해결을 위해 상당히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지만 인덱스 관계에서는 깊이가 아니라 특성에 따른 분류가 우선이다.(사진/픽사베이)

붙였다 뗐다, 인덱스 관계
‘트렌트 코리아 2023’에서는 목적 기반으로 형성된 수많은 인간관계에 각종 인덱스(색인)를 붙이며 관리하는 것을 ‘인덱스 관계’라 정의 내렸다. 인덱스 관계의 배경은 SNS의 활성화에서 찾을 수 있다. SNS를 통해 불특정 다수와 소통하는 것이 익숙한 시대다. 더불어 SNS의 수가 증가하면서 개개인이 관리할 인간관계의 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인덱스 관계의 안착에는 팬데믹으로 인한 거리두기, 비대면 활동이 한몫했다. 지난 몇 년간 우리가 새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창구는 SNS가 유일했다. 익명의 사람들과 온라인상에서 소통하면서 정보를 교류하고 감정을 교류하면서 고된 팬데믹을 견뎌냈다.

인덱스 관계의 중점은 관계의 효용성이다. 특정인과 깊이 있는 관계를 맺는 것은 쌍방이 완전하게 합치할 수 있는 취향과 특성을 가지지 않는 이상 어려움이 많다. 깊이 있는 관계에서 분쟁이 생겼을 때에는 그 해결도 쉽지 않고, 해결을 위해 상당히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인덱스 관계에서는 깊이가 아니라 특성에 따른 분류가 우선이다. 수많은 관계의 중심에 타인과 나의 정반합이 아니라 오로지 ‘나’만을 둔다는 데서도 차이가 있다. 나를 중심에 두고 인친, 트친(함께 덕질하는 친구), 실친(동네에서 만나는 실친) 등 목적에 따라 관계를 분류한다.

SNS, 200% 활용하기
관계의 분류는 SNS의 ‘친한 친구’ 기능을 십분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인스타그램의 ‘친한 친구’ 기능은 인스타그램의 시작부터 함께 했다. 이 기능은 나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팔로우하는 모든 사람에게 보여줄 것인지, 좀 더 가까이 소통하는 일부 친구에게만 보여줄지 선택할 수 있다.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관계를 형성하고 그에 따라 내 사생활의 공개 여부, 공개 범위를 관리할 수 있다.

‘친한 친구’ 기능은 사용자가 직접 선택한 친구들로 리스트를 만들고 이들에게만 스토리를 공유할 수 있어 더욱 개인적이고 친밀한 소통이 가능하다. 해당 리스트는 사용자 본인만 볼 수 있으며, 언제든 간편하게 편집할 수 있어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다.

트위터에도 유사한 기능이 있다. 지난해 8월 출시된 ‘트위터 서클’ 기능이다. 인스타그램 ‘친한 친구 기능’과 마찬가지로, 트윗을 올리기 전에 누구와 공유할 것인지 미리 지정할 수 있다. 정식 출시에 앞서 3개월간 일부 가입자를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운영했고, 좋은 반응을 얻어 정식 출시했다.

해봤니, 에어드롭 놀이
목적과 상관없이 우연에 기대어 인연을 맺기도 한다. 목적에 따라 분류하는 관계는 분명한 목적을 가지로 분류하여 관리한다. 이와 달리 우연에 기대어 ‘랜덤’ 방식으로 관계를 맺기도 한다. 애플기기 사용자들 간에 즐길 수 있는 에어드롭 놀이가 대표적이다.

에어드롭은 애플 기기 간 사진이나 영상 등 전송을 복잡한 절차 없이 한 번에 보내기 위해 만들어진 기능이다. 사람들은 이를 일종의 ‘놀이’로 승화했다. 에어드롭 기능을 켜면 반경 9m 안 사람들과 콘텐츠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이용, 사람들은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일종의 유머 ‘짤’들을 주고받기도 한다.

평소 찾기 어려운 낯선 타인과 우연한 만남을 의도적으로 만들어냄으로써 관계를 확장하는 방식으로 그 순간을 즐기는 데 초점을 둔다. 학연·지연 등 연결고리에 기댄 관계가 아니라 완전한 우연에 기대는 ‘랜덤’ 방식으로 관계를 무한히 확장하는 식이다. 혹여나 일회성으로 끝나는 관계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갖거나 더 지속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전과 다르다.

 

▲SNS로 불특정 다수와 소통하는 현대사회는 관계 맺기의 본질부터 다르다. (사진/픽사베이)
▲SNS로 불특정 다수와 소통하는 현대사회는 관계 맺기의 본질부터 다르다. (사진/픽사베이)

파티 맺기? “OK! 인정”
인덱스 관계는 일부 세대의 문화를 넘어 시대의 큰 흐름 중 하나다. 기업들이 인덱스 관계를 염두에 둔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는 것이 그 방증이다. 다양한 기업들이 인덱스 관계를 이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LG U+는 프로야구 중계를 보면서 프라이빗 채팅을 함으로써 다른 사람들과 함께 관람하는 재미를 주며, 왓챠 역시 최대 2000명이 동시 접속해 같은 콘텐츠를 보며 채팅하는 왓챠파티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일상 속 깊숙이 들어온 배달 문화에서도 인덱스 관계를 염두에 둔 변화가 눈에 띈다. 배달앱 ‘쿠팡이츠’는 배달 공구 소비자들을 겨냥해 지난해 8월부터 ‘친구 모아 함께 주문’이라는 배달 공구 서비스를 시작했다. 주문량이 많은 메뉴는 커피나 샌드위치, 샐러드 등 디저트류다. 배달 업계 관계자는 “배달앱 입장에서도 한 번에 많은 주문을 받을 수 있고, 손님을 더 끌어 모을 수 있기 때문에 공동 배달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박상미 기자 mii_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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