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 운명 판가름 할 민주당의 ‘당헌 80조’
이재명 대표 운명 판가름 할 민주당의 ‘당헌 80조’
  • 박은진 기자
  • 승인 2023.01.31 0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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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기소는 이제 정해진 수순
구속 기소·불구속 기소 의미 없어

기소 이후 당헌 80조 적용 놓고 이견
친명계와 비명계 사이 의원들의 고민
지난 28일 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소환조사를 마치고 기자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28일 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소환조사를 마치고 기자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각종 의혹에 대해 상반기 중에 기소가 될 것은 이제 명약관화해졌다. 구속 기소냐 불구속 기소냐는 이제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됐다. 

문제는 기소 이후 이 대표의 운명이다. 왜냐하면 당헌 80조의 해석을 두고 당내에서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비명계에서는 당헌 80조를 철저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성 친명계는 당헌 80조의 예외조항을 들어서 이 대표가 당 대표에서 내려오면 안된다고 하고 있다.

다만 검찰이 민주당이 방탄국회를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체포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가능성은 있다.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되더라도 169석이라는 거대 야당이기 때문에 부결될 것으로 예측된다. 검찰에게는 더 이상 구속이냐 불구속이냐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진 것이다.

기소 이후의 민주당

이 대표가 기소될 경우 비명계는 당헌 80조를 들어서 당연히 이 대표가 당 대표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물론 대놓고 당 대표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공식적으로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지만 당헌 80조를 계속 꺼내들고 있다는 것은 기소가 된다면 이 대표가 당 대표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는 암묵적인 압박이다.

강성 친명계는 단일대오를 요구하고 있다. 당헌 80조의 예외조항이 있기 때문에 이 대표가 당 대표 자리에서 내려올 필요가 없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친명계는 검찰의 기소는 정치적 기소이기 때문에 당헌 80조를 적용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당헌 80조의 예외조항 적용은 당무위원회에서 결정할 사안이라면서 비명계가 당헌 80조를 내걸어 사퇴 압박을 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가 상반기 중에 기소가 된다면 일부 비명계와 강성 친명계는 이 문제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측된다. 그야말로 당이 둘로 쪼개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아무런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는 대다수 의원들이 어떤 결정을 하느냐에 있다.

이들의 속마음은 상당히 복잡하다. 당헌 80조를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자니 ‘수박’ 소리를 들을 것이 두렵다. 수박이란 겉은 파란 색(더불어민주당)인데 속은 빨간 색(국민의힘)이라는 것으로 강성 친명 지지층이 이 대표와는 다른 목소리를 내는 정치인들에게 붙여진 조롱이다.

지난 28일 이재명 대표가 소환조사를 마치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나오는 모습. (사진/뉴시스)
지난 28일 이재명 대표가 소환조사를 마치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나오는 모습. (사진/뉴시스)

재보선 참패 경험

하지만 지난 재보선 당시 서울시장 선거나 부산시장 선거에서 참패를 했던 경험이 있다. 당시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불미스런 일로 중도 사퇴를 하면서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이 공석이 됐다. 이에 민주당은 후보를 낼 것인지 여부를 두고 전당원 투표까지 했지만 결국 후보를 내고 말았다. 그리고 패배를 했다.

이런 이유로 당헌을 제대로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역시 당헌 80조를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이다.

현재 대다수 민주당 의원들의 심경은 복잡하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의원총회를 해도 비슷할 수밖에 없다. 당헌 80조를 지켜야 한다고 겉으로 내뱉는 순간 자신은 수박으로 낙인 찍힐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강성 친명계 의원의 목소리에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내년 총선 공천과 연관되면

여기에 만약 내년 총선 공천과 연관되면 상당한 뇌관이 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분당설까지 이야기가 나온다.

당헌 80조 예외조항을 적용하더니 결국 이재명 지도부가 공천 학살을 했다면서 비명계가 반발하고 나설 가능성도 매우 높다.

그렇게 되면 분당 사태까지 갈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민주당 내부에서 상당히 복잡한 심경을 보이고 있다. 대다수 의원들이 침묵하고 있지만 그 침묵이 언제까지 갈지는 아무도 예측하기 힘들다.

박은진 기자 knewstoda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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