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④ “이것만 알면 된다” 2023년 돈 버는 키워드 4
[신년기획] ④ “이것만 알면 된다” 2023년 돈 버는 키워드 4
  • 이지혜 기자
  • 승인 2023.02.03 14: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상품은 소비재가 아닌 투자 자산 ‘리셀테크’
비상장 기업에 주목하는 ‘선학개미’, 리스크는?
무감정 AI의 투자를 벤치마킹하기 ‘퀀트 펀드’
상반기엔 채권, 하반기엔 주식 집중 ‘상채하주’

갑작스레 찾아온 코로나19가 만든 팬데믹은 준비되지 않은 디지털 격변의 시대를 열었다. 이런 시대가 누군가에겐 큰 혼란을, 누군가에겐 다신 없을 기회를 만들고 있지만, 넘쳐나는 정보와 용어의 홍수로 정확한 판단과 지식을 쌓는 것이 힘든 사람도 많다. 활발한 경제 활동까지 일어나 뒤처질 수 없는 새로운 디지털 세상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중요한 키워드를 짚어보고 그와 관련된 경제 판도를 크게 읽는다. <편집자 주>

부지런하게 움직여라!

인플레이션의 절대적인 수치가 2023년에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경기선행지수, 미국 소비자 경기 관련 심리 지표의 하락 등 경기둔화도 피할 수 없다. 안팎의 불확실성이 큰 올해, 기민하게 움직이는 분산 투자가 답일 수밖에 없다. 2023년을 간파할 돈 버는 키워드를 소개한다.

(사진/픽사베이)
실제 판매가 20만원에 불구한 나이키 슈즈는 리셀 시장에서 1,000만원을 호가했다. (사진/픽사베이)

리셀테크

소위 한정판(limited edition) 제품이나 값비싼 희소 상품을 사고파는 2차 시장을 '리셀 시장'이라 부른다. 리셀 시장은 중고 상품 같은 쓰던 물건을 되파는 일반적인 중고 시장이 아닌 쉽게 구하지 못하는 '희소성'에 부가가치가 붙은 상품을 사고파는 시장이다. 최근엔 명품이나 한정판 등 새 제품을 구매한 뒤 다시 되파는 행위로 돈을 버는 젊은 층이 늘어났고, 이를 두고 리셀테크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리셀테크는 가장 먼저 떠오르는 나이기 한정판 운동화, 샤넬 명품백, 롤렐스 시계, 스타벅스 굿즈 등이 대표적 품목인데, 최근에는 레고 같은 장난감까지 그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나이키는 지속적으로 타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한정판 모델을 출시해왔다. 국내의 경우 가수 G드래곤과 협업해 내놓은 나이키 슈즈는 20만 원의 실제 판매가에도 불구하고, 리셀 시장에서는 1,000만 원을 오가는 가격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현재 리셀의 국내 시장은 약 5,800억 원으로 추산된다.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19년에 2조 4,000억에서 2025년 8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어디서든 보이는 제품은 싫다’는 젊은 소비자가 주를 이루며 일찍이 공유 경제를 경험한 이들이 상품을 단순히 소비재가 아닌 자산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산학기술학회 논문지에 실린 <Z세대의 패션 명품 소비에 관한 연구(2021>을 보면 재테크 수단의 리셀 문화가 패션 명품의 희소성을 기반으로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확산되고 있다고 전한다. 연구서는 리셀 시장의 성장에 있어서 MZ세대의 영향력을 강조했다. 디지털 환경 및 SNS에 익숙하고, 남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개성을 중요하게 여기며, 트렌드를 신속하게 파악하고 선도하는 MZ세대가 중고명품의 판매자 및 구매하는 입장에서도 리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진/픽사베이)
동학개미, 서학개미에 이어 비상장 주식에 투자하는 선학개미 열풍이 한창이다. (사진/픽사베이)

선학개미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직후부터 국내 주식을 점령한 '동학개미'와 해외 증시를 휘젓는 '서학개미'에 이어 ‘선학개미’가 주목받는다. 선학개미란 주식시장에 상장되지 않은 주식인 비상장주식에 투자하는 사람을 말한다. 남들보다 먼저 잠재력 높은 비상장 기업의 가치를 알아보고 그 기업의 IPO 이전에 미리 사두려는 개인투자자인 셈이다. 선학개미 역시 2030세대가 주류를 이룬다. 주식투자자들이 비상장 주식에 눈독을 들이게 된 것은 코로나19 시절에 이어진 대어급 IPO의 물결 덕분이었다. 개미(주식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경쟁률이 높은 공모주에는 투자하고 싶어도 원하는 만큼 주식을 배정 받을 수 없어서 큰 수익을 올리는 데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상장을 앞둔 비상장 주식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해 초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21년 1월 기준 한국장외거래시장(K-OTC)의 시가총액은 30조817억 원으로 지난 2019년 12월에 나타난 14조 2,712억 원과 비교해 2배 이상 성장했다. 비상장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거래 플랫폼인 증권플러스 비상장과 서울 거래 비상장 등의 누적 가입자도 90만 명을 넘어선 상황이다.

선학개미 열풍에는 증권플러스 비상장의 역할이 컸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은 업계 최초로 증권사 안전 거래 서비스를 연계해 허위 매물, 거래 불안정, 높은 유통마진과 같이 기존 비상장 주식시장이 갖고 있던 고질적인 난제들을 해소한 것 또한 MZ세대 유입에 주요 토대가 됐다. 또한 3,000만원 이하 바로 주문, 공휴일 포함 24시간 예약 주문 등의 기능으로 이용자 경험을 획기적으로 개선함으로써 '간편함'을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는 젊은 세대의 취향을 저격했다. 하지만 선학개미의 경우 비상장 주식 가치가 크게 추락하면 투자 리스크가 크다는 결정적인 단점이 있다. 특히 최근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에서 컬리, 케이뱅크 등 상장을 앞둔 유니콘 기업들의 거래가는 4분의 1토막이 났다. 비상장 주식 투자자들의 이익 실현은커녕 손실만 커질 것이란 예상까지 나온다. 시장에서는 내년 상반기까지 비상장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런 리스크를 줄이고자 금융위원회는 최근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의 서비스 연장 여부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으며, 증권플러스 비상장을 운영하는 두나무는 부실 종목 1,600여 개를 퇴출해 투자자 보호에 나서기도 했다.
 

(사진/픽사베이)
컴퓨터가 알고리즘에 따라 주식을 매매하는 퀀트 펀드의 투자처를 참고하자. (사진/픽사베이)

퀀트 펀드

투자처를 찾지 못한다면 퀀트 펀드를 주목하자. 인간의 개입 없이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종목을 매매하는 퀀트 펀드는 지난해 S&P500 지수가 13% 하락하는 동안 두 자릿수 수익률을 올렸다. 퀀트 펀드는 컴퓨터가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자산을 알고리즘에 따라 선정해 사고파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주가 관련 지표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저평가된 자산은 매입하고, 향후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되는 자산은 공매도한다. 하락한 증시도 일정 수준 이상 주가가 떨어진 종목을 판단해 매입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월 22일 기준 퀀트 펀드의 최근 1개월 평균 수익률은 1.2%다.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1.0%)을 오랜만에 앞질렀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지난 4월 말까지 미국 헤지펀드 가운데 퀀트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5.1%로, 전체 증시는 물론 같은 기간 전체 헤지펀드 평균 수익률 -1.9%를 크게 앞질렀다. 퀀트 펀드는 또 지난해 6월부터 미국 주식을 7조달러(약 9281조원)어치 사들였다.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도 공격적인 매수에 나서 뉴욕증시가 반등하는 데 일조했기 때문이다.

중립적이고 냉철하게 시장을 볼 수 있는 점이 퀀트 펀드의 강점이다. 기계가 컴퓨터 알고리즘에 따라 판단하므로 사람이 분위기나 감정에 따라 투자하다가 기회를 놓치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 퀀트 펀드는 2021년 말과 2022년 상반기 증시가 하락하자 공격적인 매수에 나섰고, 결과적으로 낮은 가격에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

인간 투자자보다 훨씬 더 많은 종목을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도 퀀트 투자의 장점으로 꼽힌다. 인간 펀드 매니저가 집중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종목은 30여 가지에 한정되는 반면, 퀀트는 규모는 작지만 높은 수익을 달성할 잠재력이 있는 종목을 더 골라낼 수 있다. 액티브 펀드나 헤지펀드보다 수수료가 싼 것도 퀀트 펀드의 장점이다.

(사진/픽사베이)
올 상반기까지 경기 둔화세가 이어지는 만큼 발빠른 분산 투자가 중요하다. (사진/픽사베이)

상채하주

고물가와 고금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올 한해도 경기가 바닥을 찍을 것이란 소식에 한숨부터 나오는 투자자들이 많다. 이럴 때일수록 꼼꼼한 재태크가 필요한 때. 삼성증권은 2023년 가장 중요한 투자 키워드로 ‘상채하주’를 꼽았다. 상반기에는 채권, 하반기에는 주식이 유망 자산이라는 뜻의 상채하주는 인플레이션의 절대적 수치가 여전히 높은 가운데 금리형 자산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개인 투자자가 순매수한 채권 규모만 20조6,000억 원에 이른다. 2021년(4조6,000억 원)보다 4.5배 늘었다.

올해 우리 경제가 상반기까지 경기 둔화세가 이어지다 상반기부터 개선되는 ‘상저하고’ 흐름이 이어질 전망인 가운데 보수적 접근이 불가피하다. 제태크가 어려운 불확싱성에 채권 투자가 주목 받긴 하지만 하반기까지 고금리가 이어질 경우 별다른 이익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 반면 4분기에는 경기 반등 가능성이 큰 만큼 ‘하주’에 집중해야 한다. 자금 대부분이 은행으로 몰려 있지만 쏠림을 막으려는 정부의 압박에 고급리 예, 적금이 유지되기 어렵다는 점도 상채하주에서 고려해야 할 점이다.

삼성증권은 특히 고금리의 중장기물 국공채와 회사채간의 금리 차이를 감안해 신용도가 높은 회사채를 유망투자자산으로 꼽았다. 또 증시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큰 하반기에는 주식 투자 비중을 늘릴 것을 추천했다. 높은 실질금리 및 어려운 금융 여건에서 주목해야 할 주식으론 가치주를 꼽았다. 그 중에서도 재무구조가 우수하고 실적개선이 동반되는 고배당, 로우볼 관련 주식을 주목했다.

이지혜 기자 2jh0626@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