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회장 회삿돈 100억원을 박지훈 리한 대표 빌려줘
[한국뉴스투데이] 검찰이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회장의 횡령·배임 의혹을 수사 중인 가운데 조 회장이 박지훈 리한 대표에게 회삿돈 100억원 가량을 빌려준 혐의를 포착해 추가 압수수색에 나섰다.
지난 8일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이정섭)는 한국타이어그룹 본사와 계열사 한국프리시전웍스, 리한 본사 등 3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한국타이어그룹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은 이번이 세 번째다.
계열사 부당지원 사익편취 혐의
앞서 지난해 11월 검찰은 한국타이어 본사에 대한 첫 번째 압수수색을 벌였다. 첫 압수수색의 이유는 조 회장의 계열사 부당지원과 사익편취 의혹으로 공정위가 고발을 했기 때문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지난 2009년 7월부터 타이어몰드(타이어의 패턴, 디자인 틀)를 장기간 납품해온 한국프리시전웍스의 인수를 추진하면서 MKT홀딩스를 설립해 그룹 계열사로 편입시켰다.
MKT홀딩스의 지분 구조는 한국타이어 50.1%,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 29.9%, 조현식 고문 20.0%다. 한국타이어는 한국프리시전웍스 계열편입하고 2013년까지 기존 단가 체계를 유지한 채 거래물량을 늘려 인수 이전보다 영업실적을 개선되도록 했다. 또 한국프리시전웍스가 매년 40% 이상의 매출 이익률을 올릴수 있도록 제작 난이도와 인치별로 몰드 가격을 세분화하는 단가 정책을 새롭게 만들었다.
또, 한국타이어는 신단가표 상 제조원가를 실제 제조원가보다 30% 이상 부풀려 반영하고 수차례 시뮬레이션을 거쳐 목표 매출이익률(40%) 이상이 되도록 신단가표를 설계했다. 여기에 신단가표 적용으로 가격인상 폭이 큰 유형의 몰드는 한국프리시전웍스에 발주하고 상대적으로 가격 인상 효과가 작은 몰드는 비계열사에 발주했다.
한국타이어의 부당지원으로 한국프리시전웍스는 2014년 2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매출액 8752억원, 매출이익 3702억원, 영업이익 323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경쟁사 대비 매출 이익률이 12.6%가 높은 수준이다.
특히, 부당한 지원으로 한국프리시전웍스가 얻은 이익은 총수 일가에게로 돌아갔다. 한국프리시전웍스는 2015년까지 MKT홀딩스 합병시 인수한 잔여차입금 3485억원을 완료했고 이는 2016~2017년에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과 조현식 고문에게 배당금으로 지급됐다. 지급된 배당금은 총 108억원이다.
이에 공정위는 한국타이어에 48억1300만원, 한국프리시전웍스에 31억9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한국타이어를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조 회장 횡령·배임 혐의 추가
공정위 고발에 따라 조사를 벌이던 검찰은 조 회장이 회삿돈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정황을 확보하고 지난 1월 한국타이어 본사와 계열사, 조 회장의 자택 등에 대한 두 번째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는 기존에 조사 중인 조 회장의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와는 별개의 사건이다. 검찰은 조 회장이 회삿돈으로 외제차를 구입하고 집을 수리하는 등 개인용도로 사용했다는 혐의를 두고 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조 회장이 회삿돈을 지인에게 빌려준 혐의를 포착해 세 번째 압수수색을 벌였다. 조 회장이 돈을 빌려준 지인은 박지훈 리한 대표다. 박 대표는 기아그룹 창업주 고 김철호 회장의 증외손자이자 박인철 리한 회장의 장남이다.
리한은 자동자부품을 취급하는 중견기업으로 현대자동차의 1차 협력사이기도 하다. 박현철 회장이 설립한 대기산업이 전신으로 지주회사인 리한을 중심으로 강소 리한과 북경 리한, 리한 아메리카 등 중국과 미국에 해외생산법인을 두고 있다.
조 회장과 박 대표는 한국경영자연구회(YPO)를 통해 인연을 맺어왔다. 한국경영자연구회는 재벌 사교모임으로 학연과 지연 등을 토대로 재벌 2, 3세들이 모여 정보를 공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검찰은 지난 6일 압수한 휴대전화의 포렌식 참관을 위해 조 회장을 불러 조사를 벌였고 이번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PC 등과 관련해 조사한 뒤 조만간 조 회장을 소환해 조사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