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생존기】 ①학령인구절벽, 우리 교육 이대로 괜찮을까
【우리 학교 생존기】 ①학령인구절벽, 우리 교육 이대로 괜찮을까
  • 박상미 기자
  • 승인 2023.02.12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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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부터 올해까지 서울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 3곳 폐교 결정
최근 5년간 폐교 수순을 밟는 초·중·고 190여 곳, 서울·수도권 예외 아냐
전문가들 지금의 사태 예견할 수 있었던 정해진 수순…출생률 문제 해결 시급

[한국뉴스투데이] OECD 출생률 최하위, 대한민국은 초저출생국이다. 대한민국의 인구문제는 10여 년 전에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15세부터 64세에 속하는 생산가능인구 비율이 급속도로 줄어드는 인구절벽현상은 이미 2016년부터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다. 출생율의 감소와 함께 매년 큰 폭으로 감소하는 학령인구수에 교육계가 뒤흔들리고 있다. 초등교육부터 고등교육까지, 우리의 교실을 지켜낼 수 있을까. <편집자 주>

▲최근 5년간 폐교 수순을 밟은 초·중·고등학교는 190여 곳으로 학생이 없어 학교가 문을 닫는 것이 더이상 외딴 섬마을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 2019년 폐교하는 부산 사하구 감정초등학교에서 마지막 졸업식과 재학생 수료식이 열려 수료장을 받은 학생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근 5년간 폐교 수순을 밟은 초·중·고등학교는 190여 곳으로 학생이 없어 학교가 문을 닫는 것이 더이상 외딴 섬마을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 2019년 폐교하는 부산 사하구 감정초등학교에서 마지막 졸업식과 재학생 수료식이 열려 수료장을 받은 학생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저출생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에 학교가 사라지고 있다. 지난해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집계된 학령인구는 748만 명이다. 2014년 918만명에서 10년새 약 2만명이 감소했다. 학령인구의 감소는 교육기관의 소멸로 이어지고 있다. 

폐교 도미노, 서울도 예외 아냐
최근 5년간 폐교 수순을 밟은 초·중·고등학교는 190여 곳이다. 학생이 없어 학교가 문을 닫는 것이 더 이상 외딴 섬마을 이야기가 아니다. 서울 소재 학교도 폐교 대상에 올랐다. 입학생이 없어 휴원하는 유치원, 신입생이 없는 초·중·고등학교가 수도권, 비수도권의 경계가 없이 늘고 있다. 


서울 도봉고등학교는 2023년도 신입생을 받지 않기로 했다. 학생 수 감소로 서울 소재 일반계 고등학교가 폐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서울시 교육청은 “서울 도봉고등학교 재학생(당시 2학년)이 졸업하는 2024년 통폐합 절차를 밟는다”고 발표했다. 졸업생 이외의 1학년 재학생 30여명은 이미 인근 학교로 재배치했다.

도봉고의 폐교 결정은 학령인구의 급감으로 인한 것이다. 2006년까지만 해도 249명이었던 신입생 수는 2022년 45명으로 줄었다. 도봉고는 2010년 자율형 공립고로 지정되었지만 지정 첫해부터 신입생 정원을 다 채우지 못했다. 이후 2015년 다시 일반고로 전환했다. 도봉고의 폐교 소식에 추억을 좇아 학교를 방문하는 졸업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2018년부터 올해까지 서울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 3곳이 문을 닫았다. 올해로 개교 40주년을 맞은 서울 화양초등학교는 얼마 전 마지막 졸업생을 배출했다. 화양동 일대가 1인 가구가 밀집한 지역으로 바뀌며 전교생이 80여 명으로 줄자 인근 다른 학교로 통폐합이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별 주 거주연령의 편차로 인한 초등학교 폐교는 화양초등학교가 처음이 아니다. 2018년엔 서울 은평구 은혜초등학교가, 2020년엔 서울 강서구 염강초등학교가 폐교했다. 모두 학령인구 감소를 버티지 못했기 때문이다. 

강원 초중고 학급수 88개 감소
강원도는 학령인구 감소로 학급 정원에 이어 학급 수가 줄었다. 강원도교육청이 지난 7일 발표한 '초·중·고교 확정 학급 편성'에 따르면, 올해 초·중·고 학급수는 7천582개로 지난해보다 88개 학급이 줄었다. 교육통계서비스(KESS) 집계를 시작한 1999년 이래 역대 3번째 감소폭으로 확인됐다. 

강원도의 초등학생수는 난해 7만1천612명에서 올해 6만9천523명으로 2천89명이 감소했다. 학생수의 감소로 신입생이 없는 학교가 늘고 있다. 발표에 따르면, 양양 현성초를 포함한 초교 20곳(본교 7곳, 분교장 13곳)은 신입생이 없으며 춘천 광판초를 포함한 20곳(본교 18곳, 분교장 2곳)은 신입생이 1명으로 집계됐다. 중학생 수는 지난해 3만7천922명에서 올해 3만7천20명으로 902명이 줄었으나 학급당 학생 수 기준은 지난해와 같이 28명을 유지했다. 

고등학생 수는 지난해 3만6천821명에서 올해 3만6천927명으로 106명이 늘었다. 출생아 수가 많았던 황금돼지띠(2007년생) 학생들이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한 여파다. 입학생수는 소폭 증가했지만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 60명 이하 소규모 고교는 태백 철암고를 포함해 19곳이며, 삼척 가곡고와 영월 상동고는 전교생이 10명이하며 올해 신입생이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생율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책을 내놓았으나 실효는 미비했으며 이는 당장 영아기에 집중된 정책 배치가 원인으로 지적됐다. (개학을 맞은 초등학생이 친구와 반갑게 인사하는 장면./뉴시스)
▲출생율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책을 내놓았으나 실효는 미비했으며 이는 당장 영아기에 집중된 정책 배치가 원인으로 지적됐다. (개학을 맞은 초등학생이 친구와 반갑게 인사하는 장면./뉴시스)

중장기적 대책 마련해야
지난해 통계청 인구동향 조사 결과, 2분기 합계출산율 0.75명, 3분기 합계출산율은 0.79명으로 집계됐다. 출산 장려를 위한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인구 감소 문제는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전 세계 다른 국가에 비해서도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저출생 사회로 달려왔고 멈출 기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출생률 감소는 초등학교 입학생 수, 대입 정원 충원율로 이어진다. 출생아 수로 7년 뒤 의무취학 아동수를 가늠할 수 있고, 초등학교 입학생 수로 12년 뒤 대학 충원율을 예상할 수 있다. 저출생 문제가 지속되면서 입학생 없는 유치원, 정원 미달로 위기에 놓인 대학이 속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사태는 예견할 수 있었던 정해진 수순이라고 입을 모았다. 출생률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책을 내놓았으나 실효는 미비했다. 이는 당장 영아기에 집중된 정책 배치가 원인으로 지적됐다. 

혼인한 신혼부부, 가임기 여성이 출산에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는 단순히 출산 직후 경제적 부담만이 이유가 아니다. 육아기 경력단절, 주거 불안 등 출산을 기피하게 하는 요인은 장기적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 당장의 일회성 지원이 아닌 안정된 육아 환경 확보를 위한 장기적 관점에서의 해결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박상미 기자 mii_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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