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 김기현 탄핵 발언으로 감정 격화
국민의힘 전당대회, 김기현 탄핵 발언으로 감정 격화
  • 박은진 기자
  • 승인 2023.02.13 0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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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이야기 꺼내든 김기현, 발끈한 안철수
이준석계 역시 부적절했다는 비판 이어가고

탄핵 공방은 초기 전대의 주요 변수로 떠올라
51만 vs 33만, 과연 투표장에는 누가 더 갈까

국민의힘 3.8 전당대회가 느닷없이 ‘탄핵 공방’에 휩싸였다. 김기현 후보가 경쟁자 안철수 후보가 당 대표가 된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이 있다고 거론한 것이다. 이에 안 후보가 즉각 반발하고 나섰으며, 천하람 후보 역시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 초기부터 탄핵 공방으로 인해 감정은 더욱 격화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이대로 가다가는 당 대표를 뽑고 난 후가 더욱 걱정된다는 분위기도 있다. <편집자주>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 제3차 전당대회 - 더 나은 미래 서약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 제3차 전당대회 - 더 나은 미래 서약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서 갑자기 탄핵 공방이 벌어졌다. 김 후보는 지난 11일 경기 중남부 보수정책 토론회에서 안 의원을 겨냥해 “대선 욕심이 있는 분은 곤란하다”며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이 부딪치면 차마 입에 올리기도 싫은 탄핵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안 후보는 “안철수가 그렇게 두려우냐. 아무리 패배가 겁난다고 여당 당 대표하겠다는 분이 대통령 탄핵 운운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따졌다.

탄핵 꺼내든 김기현

탄핵 공방이 벌어지면서 당 안팎에서는 부적절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무리 전당대회라고 하지만 탄핵까지 꺼내든 것은 과도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중론이다.

당장 논란이 되자 김 후보는 SNS를 통해 안 후보는 민주당과 결이 같은 주장을 펼치면서 이상민 행정안정부 장관 해임을 요구했었다면서 현재 정권 초기이기에 윤석열 대통령의 눈치를 볼 수 있겠지만 대표가 되면 이 장관 탄핵처럼 대통령에게 칼을 겨눌 수 있다는 걱정을 충분히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비판을 했다.

이에 안 후보 측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인 김영우 전 의원은 당원과 국민을 협박하는 쌍끌이 협박 정치라고 반박했다.

이준석계 역시 김 후보의 비판에 가담했다. 천하람 후보는 정치에 금도가 있다고 지적했고, 김용태 최고위원은 김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총선에 참패해 민주당이 단독으로 탄핵을 의결할 수 있는 200석 이상 획득할 것이 걱정된다고 꼬집었다.

이준석 전 대표는 김 후보가 과거 울산시장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찬성 입장을 밝혔다면서 탄핵 운운으로 당원들을 협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 후보는 “다른 분이라면 몰라도 그동안 탈당과 합당을 수시로 하셨고 또 탄핵을 주도적으로 앞장섰던 분께서 말씀하시니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대선 기간 동안 안 후보가 윤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면 1년 안에 손가락을 자르고 싶을 것이라고 한 발언을 상기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정책 비전 발표를 했다. (사진/뉴시스)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정책 비전 발표를 했다. (사진/뉴시스)

탄핵 트라우마 자극

김 후보가 탄핵을 꺼내든 것은 역시 당원들에게는 아직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한 트라우마가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6년 탄핵 절차를 밟아가는 과정에서 당시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 상당수도 탄핵에 찬성했고, 결국 분당 사태를 맞이하면서 바른미래당이 창당했다. 그리고 번번이 전국 단위 선거에서 패배를 해야 한다.

그런 점에 비쳐본다면 탄핵 트라우마를 자극한 것은 표심을 결집시키겠다는 전략이 담겨져 있다. 과거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을 최대한 자극해서 윤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김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는 논리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그 논리가 별로 소용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그 이유는 당원 구성 때문이다.

탄핵 이후 들어온 당원들이 많아

그것은 탄핵 이후 들어온 당원들의 비중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현재 투표할 수 있는 책임당원이 84만명인데, 지난 2021년 전당대회 이후 가입한 당원이 51만명이다. 즉, 탄핵의 그림자에서 벗어난 당원이 51만명이라는 이야기다.

당원의 지형이 변화했다는 것은 컷오프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준석계 4인방이 모두 통과됐기 때문이다.

다만 과연 이들 51만명 중에 몇 명이 투표장을 찾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김 후보가 탄핵 운운하고 나선 것은 51만명을 제외한 나머지 33만명은 적극 투표층이기 때문이다.

박은진 기자 knewstoda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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