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카카오T블루 콜 몰아주기’ 과징금 257억원
카카오, ‘카카오T블루 콜 몰아주기’ 과징금 257억원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3.02.15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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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카카오모빌리티 콜 몰아주기에 과징금 제재
지난 14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T앱의 일반 중형택시 호출 알고리즘을 조작해 가맹 기사를 우선 배차하거나 유리하게 배차하는 방법으로 우대했다며 과징금을 부과했다. (사진/뉴시스)
지난 14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T앱의 일반 중형택시 호출 알고리즘을 조작해 가맹 기사를 우선 배차하거나 유리하게 배차하는 방법으로 우대했다며 과징금을 부과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공정거래위원회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T앱(App)’의 중형택시 배차 알고리즘을 조작해 자회사가 운영하는 ‘카카오T블루’ 가맹택시를 우대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257억원을 부과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는 행정소송 등 다양한 방안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지난 14일 공정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2019년 가맹택시 서비스를 시작하고부터 현재까지 가맹기사에게 일반호출을 우선배차하는 방법으로 콜을 몰아줬다. 또 수익성이 낮은 1km 미만의 단거리 배차를 제외하는 알고리즘을 실행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019년 3월 20일 가맹택시 서비스를 시작했다. 가맹택시 이름은 ‘카카오T블루’로 카카오모빌리티의 100% 자회사인 ㈜케이엠솔루션(대구·경북 외 지역)과 카카오모빌리티가 지분을 투자한 ㈜디지티모빌리티(대구·경북 지역)가 운영을 하고 있다.

현재 가맹택시 시장은 카카오T블루 외에도 우티(UT)와 타다 라이트, 반반 택시 등 7개 브랜드의 가맹택시를 운영하는 8개 가맹본부 사업자가 경쟁하고 있다. 이중 카카오T블루의 점유율은 2021년 기준 73.7%다.

가맹택시 서비스 이전에 카카오모빌리티는 2015년 3월부터 카카오T앱을 통해 중형택시를 호출하는 일반호출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우티(UT)와 온다(onda)택시, 지역 택시앱, 개인·법인택시 연합앱 등 수십개 사업자가 있지만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호출시장에서 9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압도적 1위 사업자다.

하지만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택시 서비스를 시작한 2019년 3월 20일부터 2020년 4월 중순까지 픽업시간(택시가 도착하는 예상시간)이 가까운 기사에게 배차하는 로직을 운영하면서, 가맹기사가 일정 픽업시간(예: 6분) 내에 존재하면 가깝게 있는 비가맹기사(예: 0~5분)보다 우선배차했다.

이같은 가맹기사 우선배차는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택시 수를 늘리는 사업확대의 수단으로 이용됐다. 내부 자료에서 임직원들도 이를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한 정황이 속속 포착됐다. 

이어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기사 우선배차 로직을 변경해 2020년 4월 중순경부터 현재까지 수락률이 높은 가맹기사가 비가맹기사보다 더 많은 배차를 받을 수 있도록 수락률이 40% 또는 50% 이상인 기사만을 대상으로 인공지능(AI)이 추천한 기사(1명)를 우선배차했다.

그러나, 수락률 기준은 비가맹기사에게 구조적으로 불리하게 설계돼 평균 수락률이 가맹기사는 약 70~80%, 비가맹기사는 약 10%에 그쳤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두 기사 그룹 간 수락률에 원천적으로 차이가 있음을 사전에 인지하고 이를 의도적으로 이용한 정황도 드러났다.

특히 수락률 조건을 설정해 은밀히 배차방식을 변경한 것은 기존에 시행하던 가맹기사 우선배차 방식에 관한 의혹이 택시기사들과 언론 등을 통해 제기됐고 내부적으로도 공정위에 적발될 것을 우려하였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유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시장감시국장이 1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T앱의 일반호출에서 중형택시 배차 알고리즘을 은밀히 조작해 카카오T블루 가맹택시를 우대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257억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유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시장감시국장이 1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T앱의 일반호출에서 중형택시 배차 알고리즘을 은밀히 조작해 카카오T블루 가맹택시를 우대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257억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카카오모빌리티는 AI 추천 우선배차 방식을 도입하기 전, 서울지역에서 동 배차방식에 의한 배차 건수가 가맹기사와 비가맹기사 간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테스트하는 등 치밀하게 준비했다.

또한 서울지역에서 운임 수입을 분석한 결과, 가맹기사 운임 수입이 비가맹기사에 비해 103~149% 수준임을 시행 후 확인했고 코로나 19 확산으로 호출 수요가 감소해 비가맹기사의 수락률이 높아지고 가맹기사 우선배차 감소가 우려되자 종전의 배차 수락률 기준 40%를 50%로 상향 조정했다.

그러면서 가맹기사 운임수익 극대화를 위해 단거리 배차를 기존보다 덜 수행하도록 가맹기사에게 운행거리 1km 미만 호출의 배차를 제외하거나 축소했다. 2020년 4월 중순경부터 현재까지는 가맹기사가 대체적으로 배차를 받는 AI 추천 우선배차에서 1km 미만 배차를 제외해 가맹기사는 단거리 호출을 덜 받고 있다.

공정위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이같은 행위를 시장의 경쟁을 제한하는 독과점으로 봤다.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기사에 콜을 몰아줌으로 가맹기사는 비가맹기사보다 월 편균 약 35~321건의 호출을 더 받았도 월 평균 운임 수입이 1.04~2.21배 높게 나타났다. 

이로 인해 경쟁 사업자의 가맹택시 수는 감소했고 카카오T블루의 가맹택시는 2019년말 1507대에서 2020년 1만8889대, 2021년 3만6253대로 증가했다. 이는 전체 택시의 73.7%에 달한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일반호출 시장 점유율도 호출 중개 건수를 기준으로 2019년 약 92.99%에서 2020년 94.23%, 2021년에는 약 94.46%로 증가했다. 공정위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일반호출 시장에서 압도적인 지배력을 이용해 승객의 호출료와 기사의 수수료를 인상할 것을 우려했다.

실제로 카카오모빌리티는 2021년 8월초 승객의 스마트호출 요금을 인상했고 2021년 3월에는 기사들을 상대로 월 이용료를 내면 호출에서 일부 혜택을 주는 프로멤버십(월 3만9000원)을 출시한 바 있다.

이에 공정위는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 중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 방해행위와 불공정거래행위 중 차별취급 행위 및 거래상지위 남용행위 등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257억원(잠정)을 부과했다.

공정위의 시정명령에 따라 카카오모빌리티는 ▲현재 시행 중인 카카오T앱 일반호출에서의 차별적인 배차의 중지하고 ▲시정명령에 대한 이행상황 보고와 ▲기사·소비자·경쟁 택시가맹 서비스 사업자 대해 시정명령 사실을 통지해야 한다.

한편,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번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에 대해 "승객의 편익 증진 효과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일부 사업자 주장에 따라 제재 결정이 내려진 것에 유감이라는 입장이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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