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명예 당 대표, 정치권 술렁
윤석열 대통령의 명예 당 대표, 정치권 술렁
  • 박은진 기자
  • 승인 2023.02.16 0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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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원이 꺼낸 당정 일체론이 명예 당 대표로
누가 꺼낸 이야기인지 모르지만 친윤계 반색

비윤계는 난색, 당정 일체는 결국 함께 죽자는 것
총재직 부활은 정치 역사 후퇴로 이어질 수 있어

여권 일각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명예 당 대표’로 추대하자는 분위기가 보이면서 정치권이 발칵 뒤집어졌다. 특히 전당대회를 치르고 있는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부적절한 언행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명예 당 대표라는 것이 결국 총재직으로 되돌아 가자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는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명예 당 대표는 심사숙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편집자주>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당정일치론을 주장했다. 장 의원이 지난 13일 “당정이 하나가 되지 못하고 계속 충돌했을 때 정권에 얼마나 큰 부담이 됐는지 우리 정당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면서 당정일치론을 꺼내들었다.

그러면서 “미국은 대통령이 특정 대표 후보를 지지하고 프랑스는 대통령이 명예당수로 활동한다”고 언급했다. 그러자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윤석열 대통령을 명예 당 대표로 추대하자는 이야기가 흘러 나왔다. 정확히 출처가 어디인지는 밝혀진 바가 없다.

친윤계는 긍정적으로

친윤계는 당장 반색하는 분위기다. 이철규 의원은 지난 15일 당내 공부모임 ‘국민공감’ 참석 후 기자들에게 “당과 대통령이 같은 방향을 보고 가야지 지금까지 당정 분리론이라는 것이 잘못됐던 것 같다. 누가 말했는지 모르지만 가능한 이야기”라면서 명예 당 대표론에 힘을 실어줬다.

정부와 여당이 하나의 몸이 돼서 일사분란하게 움직여야 하는데 현재와 같이 당과 정부가 분리돼 있으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지 못하니 명예 당 대표를 통해 당정을 하나로 묶자는 것이다. 그래야만 집권당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친윤계의 논리다.

대선 당시 공약은 대선 후보 개인의 약속이기도 하지만 당의 공적인 약속이기도 하기 때문에 당과 정부가 하나가 돼서 함께 추진해 나가야 하기 위해서는 명예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결국 당정 일체론을 부각시킨 것이다. 당정이 하나가 돼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나아가자는 것이다.

하지만 비윤계는 반발하고 있다. 천하람 후보는 한 라디오방송에서 “여당을 용산 출장소로 만들 것인가”라고 따졌다. 비윤계는 당연히 대통령과 협력할 부분은 협력하고 도와야 할 부분은 도와야 하지만 그것은 ‘동반자적 관계’일 뿐이지 용산 출장소가 돼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한 내년 총선을 위해서 당의 스펙트럼이 넓어야 하는데 명예 당 대표 제도를 시행하게 된다면 결국 대통령을 중심으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게 되면서 스펙트럼은 좁아질 수밖에 없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당정일치론 주장이 나오자 윤 대통령을 명예 당대표로 추대하자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사진/뉴시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당정일치론 주장이 나오자 윤 대통령을 명예 당대표로 추대하자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사진/뉴시스)

만약 지지율 하락하면

더욱이 만약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내년 총선 전에 하락한다면 당은 그야말로 난파선이 된 기분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난파선이 돼더라도 언제든지 뛰어내려서 다른 배로 갈아탈 수 있게 해야 하는데 명예 당 대표 제도를 두게 된다면 선장을 따라 선원들이 남을 수밖에 없고, 그에 따라 결국 배와 함께 침몰될 수도 있다는 것.

무엇보다 명예 당 대표라는 것이 결국 과거로의 회귀 이미지로 유권자들이게 비쳐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명예 당 대표라는 것이 결국 총재직의 부활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당정 일체론을 이야기하면서 대통령이 여당의 총재 역할을 했다.

그러다가 노무현 정부 시절부터 대통령과 당 우두머리는 분리해야 한다면서 총재직에서 내려오게 됐고, 열린우리당은 의장을 선출하는 방식을 택했다.

다시 총재직으로

그러면서 우리 정치에서 총재직이 점차 사라지게 되면서 현재는 자취를 완전히 감췄다. 그런데 명예 당 대표를 둔다면 결국 총재직의 부활에 불과하다.

그것은 우리 정치 역사를 후퇴시키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연히 민주당에서도 반발하는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은 제왕이 되기 위해 총재 정치를 부활시키겠다는 것이라면서 4류 정치의 주범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근 전당대회 모습을 보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비판했다.

박은진 기자 knewstoda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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