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⑥새로운 세대, 새로운 경제 키워드 4
[신년기획] ⑥새로운 세대, 새로운 경제 키워드 4
  • 이지혜 기자
  • 승인 2023.02.19 1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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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하는 가치를 중시, MZ의 ‘미닝아웃’
할아버지 할머니의 반란 ‘그랜플루언서’
팬은 문화가 만들어낸 경제 ‘팬더스트리’
단기계약 노동자 N잡러의 정체 ‘긱워커’

갑작스레 찾아온 코로나19가 만든 팬데믹은 준비되지 않은 디지털 격변의 시대를 열었다. 이런 시대가 누군가에겐 큰 혼란을, 누군가에겐 다신 없을 기회를 만들고 있지만, 넘쳐나는 정보와 용어의 홍수로 정확한 판단과 지식을 쌓는 것이 힘든 사람도 많다. 활발한 경제 활동까지 일어나 뒤처질 수 없는 새로운 디지털 세상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중요한 키워드를 짚어보고 그와 관련된 경제 판도를 크게 읽는다. <편집자 주>

(사진/픽사베이)
공익을 지향하는 소비자의 선택 '미닝아웃' (사진/픽사베이)

미닝아웃

과거에는 가격과 브랜드가 제품 결정에 큰 영향을 줬다면, 이제는 고품질·친환경 제품과 공정무역 등 제품 생산 과정에 소비자가 관여하면서 가치소비를 추구한다. ‘미닝아웃(Meaning Out)’은 제품 및 서비스의 소비를 통해 자신의 신념이나 가치를 표현하는 행위를 뜻한다. 특히 소비 행위를 통해 자신의 신념이나 가치관을 표출하는 ‘미닝아웃’을 중시하는 MZ세대를 겨냥해 소비의 사회적 의미까지 제시하는 것이 트렌드가 되는 추세다. 사례는 대부분 친환경, 비건, 공정 등을 내건 제품이 대부분이다. 옷이나 가방 등에 메시지가 담긴 문구나 문양을 넣는 ‘슬로건 패션(slogan fashion)’ 제품, 환경보호를 위해 ‘업사이클링(up-cycling)’ 제품이나 페이크 퍼(fake fur)라고 불리는 인조 모피 제품을 구매하고, 이러한 내용을 SNS로 공유하는 것으로써 자신의 신념을 나타낸다.
스니커즈로 유명한 기업 '탐스'에선 소비자가 신발 한 켤레를 구매할 때마다 도움이 필요한 아동에게 신발 한 켤레를 기부하는 캠페인 위주 마케팅 활동을 진행해왔다. 이는 공익을 지향하는 소비자로부터 큰 환영을 받았다. 'We all should be feminists'(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돼야 한다)라고 적혀진 티셔츠를 구매한 뒤 SNS에 인증샷을 올리는 것이 대표적이다.

단순히 브랜드 이슈 이벤트를 넘어서 참여자 수만큼 취약계층 아이들에게 기부하는 콘텐츠로 기획해 참여만으로도 선행에 기여한다는 의미를 부여해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의 취향에 적중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자유기업원이 전국 대학생 10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ESG에 대한 대학생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60% 이상은 상품 가격이 다소 비싸도 환경이나 사회적 가치에 충실한 제품을 구입하겠다는 의지가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온라인 세상에서 유명세를 타는 60대 이상을 일컫는 '그랜플루언서' (사진/픽사베이)

그랜플루언서

새로운 경제를 주도하는 세대, 그랜플루언서(granfluencer). 할머니 할아버지를 가리키는 그랜마(grandmama), 그랜파(granfafa)와 유명인을 의미하는 ‘인플루언서(influencer)’를 합친 신조어이다. 이제 새로운 감각과 창조력으로 온라인 세상의 중요한 유명인 인플루언서(influence)로 등장하고 있는 60대 이상을 가리키는 신조어다. A세대로 불리는 노년에 속하면서도 10-20세대들이 주로 쓰는 소셜미디어에서 콘텐츠를 수동적으로 소비하는 데 머물지 않고 사람들과 연결하고 커뮤니티를 직접 생산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을 뜻하는 뜻하는 것. 그랜플루언서가 다루는 이슈는 정치, 문화, 패션, 요리, 여행, 귀농 등 다양하다. 60대 베테랑 농부, 과일과 채소 농사를 위한 생생한 노하우를 영상으로 전하는 실버 크레에이터, MZ세대의 전유물이라는 틱톡에서 중-장년을 위한 패션 팁을 퍼뜨리는 60대 크리에이터가 그를 따르는 팔로워와 인플루언서 개념의 확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마운틴듀는 치토스와 손을 잡고 선보인 매콤 달달한 한정판 음료의 맛을 그랜플루언서들만의 톡톡 튀는 스타일링으로 표현했다. 기업은 젊은 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타 브랜드들이 Z세대 인플루언서를 기용하는 것과 차별화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옹고잉, 애슬러, 시소, 실비아 헬스 등도 마찬가지다. 옹고잉은 노인 인력 기반의 정기배송 대행 솔루션 기업인 내이루리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이들은 노인 배송원을 정규직으로 고용해 물류 정기 배송 서비스를 대행하는 업무를 한다. 옹고잉은 서비스 출시 1년만에 매출이 18배 이상 성장했다. 애슬러는 60대 전후의 활동적인 노인 인구를 대상으로 레저, 스포츠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업 바인드의 서비스이다. 에슬러는 패스트벤처스로부터 엔젤라운드의 투자를 유치했다.

(사진/픽사베이)
팬과 산업을 의미하는 인더스트리를 합성한 신조어 '팬더스트리'(사진/픽사베이)

팬더스트리

스포츠나 아이돌 등에 열광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팬(Fan)과 산업을 의미하는 인더스트리(Industry)를 합성한 신조어 팬더스트리가 하나의 산업의 수요로 자리 잡았다. 최근 K-POP(케이팝)이 전 세계적인 인기를 구가하면서 부상한 단어로, 팬덤을 기반으로 한 산업을 일컫는다. 위버스의 월간활성사용자(MAU)는 600만 명으로 추정될 만큼 그 규모가 커지고 있으며, 증권사에선 위버스의 가치를 약 6조원으로 추산한다. 대표적인 팬더스트리는 케이팝 아티스트와 팬을 이어주는 '팬덤 플랫폼'이 있다. 특히 물리적 한계를 초월한 공동체 형성에 특화된 팬덤의 특성을 활용한 메타버스와의 만남이 활발했다. 하이브는 유튜브, 트위터 등 각 플랫폼에 분산돼 있던 팬들을 팬덤 플랫폼 '위버스'가 대표적이다.

네이버 제트의 메타버스 서비스 ‘제페토’는 K팝과의 협업이 가장 활발한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YG엔터테인먼트와 손을 잡고 진행한 그룹 블랙핑크의 제페토 버전 뮤직비디오 공개와 팬 사인회는 각각 조회 수 1억 2,000만 회와 4,600만 명이 넘는 이용자를 모으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2022년 JYP엔터테인먼트가 선보인 신인 여성그룹 엔믹스도 데뷔를 앞두고 제페토와 아바타 협업을 진행했다. SM과 JYP엔터테인먼트도 팬덤 플랫폼 '버블'을 통해 협력 체계를 구축했으며, 버블의 운영사인 '디어유'는 최근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공모가 기준 5천28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팬덤 플랫폼뿐만 아니라 굿즈, 머천다이징 등도 팬더스트리의 큰 규모를 차지한다. 업계는 펜데믹 이후 대중문화 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NFT 시장을 미래 팬더스트리의 구축점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사진/픽사베이)
단기로 계약을 맺고 일회성 일을 맡는 등 초단기 노동 '긱워커'(사진/픽사베이)

긱워커

긱워커(Gig Worker)는 디지털 플랫폼 등을 통해 단기로 계약을 맺고 일회성 일을 맡는 등 초단기 노동을 제공하는 근로자들을 이르는 신조어다. 이는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공유경제가 확산되면서 등장한 근로 형태로, 차량공유서비스 운전자나 배달 라이더, 유통 등 각종 서비스 업체에서 일하는 1인 계약자들을 부르는 말이다. 소위 ‘N잡러’라고 불리기도 한다. 1920년대 미국 재즈 공연장에서는 연주자를 그때그때 섭외하여 단기 계약을 맺어 공연했는데, 이러한 공연을 긱(Gig)이라고 표현한 데서 시작된 용어다. 이후 4차 산업혁명과 같이 변화가 빠른 시대에 기업들이 필요에 따라 임시 계약을 맺은 후 업무를 맡기는 경제 현상을 긱이코노미(Gig Economy)라고 부르게 되었다. 본래 긱(Gig)은 주로 정보기술(IT) 업계의 개발자나 디자이너 등 비정규직 근무자를 지칭할 때 사용되었는데, 현재는 전 산업 현장으로 그 의미가 확대됐다. 2019년 고용정보원이 추산한 국내 긱워커는 46만 9000∼53만 8000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1.7∼2.0%에 이른다. 전 세계에서 긱워커는 미국과 유럽의 경제활동인구 대비 20~30%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컨설팅사 맥킨지는 긱워커가 창출하는 긱 이코노미의 부가가치가 2025년까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2% 수준인 2조7,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따라 최근 긱 워커’의 채용을 겨냥한 플랫폼들이 최근 가파른 성장세다. 2025년 관련 시장이 1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이다. 주요 채용 플랫폼들은 긱워커 중개 시장을 두고 플랫폼 간 경쟁도 치열하다. 원티드랩의 경우 관련 서비스인 ‘원티드 긱스’의 올 3분기 매출은 14억 원으로 집계된다. 전년 동기 대비 197.0%의 성장이다. 직전 분기보다도 41.6%나 커졌다. 연간 누적 매출은 약 32억 원으로 지난해(약 17억 원) 규모를 이미 크게 넘어선 상황이다.

이지혜 기자 2jh06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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