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훈의 ‘부결’ 호소, 이재명의 정치적 결단
​​설훈의 ‘부결’ 호소, 이재명의 정치적 결단
  • 박은진 기자
  • 승인 2023.02.23 0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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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결 주장할 것으로 예측됐던 설훈이 내놓은 발언
모두 듣고 귀 의심했다는 의원들이 상당히 많아

핵심은 당 대표직 내려놓아야 할 시기가 도래
1심서 무죄로 화려하게 복귀하기 원하고 있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에 대해 비명계도 ‘부결’로 뜻을 모았다. 지난 21일 의원총회에서 설훈 의원이 ‘부결’시켜야 한다고 호소한 것이다. 설 의원은 대표적인 ‘비명계’ 인사이면서 이 대표에 대한 비판적인 쓴소리를 아끼지 않으면서 수박(겉은 파랗고 속은 빨간)의 대표인사라는 별칭까지 있다. 또한 이낙연계를 이끄는 인물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날 의총에서 부결을 호소했다는 것은 이 대표에게 무엇인가 압박을 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편집자주>

비명계 대표 설훈 의원이 이재명 당 대표 체포동의안에 부결을 주장하고 나섰다. (사진/뉴시스)
비명계 대표 설훈 의원이 이재명 당 대표 체포동의안에 부결을 호소하고 나섰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대표적인 비명계 인사인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1일 비공개의원총회에서 손을 들고 나설 때만 해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에 대해 가결을 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가 아니냐는 관측이 쏟아졌다.

하지만 연단에 오른 설 의원은 ‘부결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고, 참석 의원들 상당수는 깜짝 놀랐다고 한다. 물론 그날 이 대표와 따로 회동을 가졌다는 점에서 회동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부결’을 이야기하고 나올 것이라는 것을 아무도 예측할 수 없었다.

설훈의 가세에

민주당 지도부로서는 천군만마를 얻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비명계 대표주자가 ‘부결’을 외쳤으니 사실상 단일대오를 형성했기 때문에 이탈표가 나오지 않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이에 자율투표에 완전히 맡기기로 한 것이다.

다만 이런 단일대오는 오는 27일 국회 본회의 체포동의안 표결까지만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왜냐하면 비명계가 이번 한 번은 부결시켜주겠지만 다음 표결도 부결시켜줄지는 의문이다.

검찰은 이번 체포동의안이 부결된다고 해도 다른 혐의로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계속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대략 혐의가 10여가지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앞으로도 체포동의안 표결을 10여차례 정도 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비명계 내부에서는 이 대표가 결단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이번 체포동의안은 누가 보더라도 정치적인 목적이 강하기 때문에 부결시켜준다고 해도 이런 정치적 부담을 비명계가 계속 끌어안고 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친명계에서도 이재명 사법리스크를 계속 끌어안을 수도 없다. 비명계가 제시한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이번에 부결된다고 해도 영장실질심사를 받겠다고 나서서 정치적 굴레를 완전히 벗어내는 것이다.

이재명 대표는 이번 사태로 당 대표직을 내려놓는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대표는 이번 사태로 당 대표직을 내려놓는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사진/뉴시스)

당 대표직에서도 내려와야

또한 기소가 된다면 당 대표직에서 내려오는 것으로 해야 민주당도 살고 이 대표도 사는 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재판을 통해 무죄 선고를 받게 된다면 이 대표는 정치권에 화려하게 복귀를 하게 되는 것이고, 확실하게 차기 대권 주자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때로는 정치적 결단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비명계의 생각이다.

기소가 됐는데도 계속해서 정치적 기소라면서 당 대표를 끌어안고 있다면 민주당도 죽고 이 대표도 죽게 된다는 것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도 이 대표가 계속 당 대표직을 유지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아무리 검찰이 정치적 기소를 했다고 해도 결국 사법리스크가 민주당에게는 악재가 되는데, 차기 대권 주자를 생각한다면 민주당에게 악재가 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다만 그 시기를 저울질 할 수밖에 없다.

가장 최선의 시나리오

정치권에서는 오는 27일이 가장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날 부결시키는 것은 확실하지만 그 후속조치가 무엇이 나오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가장 최선의 시나리오는 이 대표 스스로 영장실질심사를 받겠다는 선언을 하는 것이다. 여권이 계속해서 비판과 비난을 가하는 것이 불체포특권 뒤에 숨어서 방탄국회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영장실질심사를 스스로 받겠다고 선언한다면 불체포특권에 따른 방탄국회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더 나아가 기소가 된다면 당 대표직에서 내려오겠다고 선언하고,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후 화려하게 복귀를 하는 것이다. 그것이 민주당과 이 대표 모두 사는 길이라고 정치권 한쪽에서는 이야기한다.

박은진 기자 knewstoda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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