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위험진단】 ➀학교폭력 연간 2만 건, 언어폭력 심각해
【학교폭력 위험진단】 ➀학교폭력 연간 2만 건, 언어폭력 심각해
  • 박상미 기자
  • 승인 2023.03.06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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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학폭위 심의 2만 건 예상, 언어폭력 비중 늘어
개학 맞은 일선학교 비상, 학교폭력 예방 교육 초집중
담임 없는 단톡방 개설 금지, '사이버 불링' 이제 그만

[한국뉴스투데이] 연이은 학교폭력 이슈로 우리 사회가 충격에 휩싸였다. 학교폭력의 법률적 정의는 학교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감금, 협박, 약취·유인, 명예훼손·모욕, 공갈, 강요·강제적인 심부름 및 성폭력, 따돌림, 사이버 따돌림,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음란·폭력 정보 등에 의하여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다. 더 이상은 누구도 학교폭력에 대해 '애들은 싸우면서 크는 거지'라는 구세대적 발언을 할 수 없는 시대다. 가해자의 계도도, 피해자의 회복도 모두 우리 사회의 과제다. 학교폭력 실태와 우리 사회의 개선 노력을 짚어봤다.<편집자주>

▲지난 2022년 9월, 서울 서초구 푸른나무재단에서 열린 2022년 전국 학교 사이버폭력 실태조사 발표 기자회견에서 재단 관계자들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2022년 9월, 서울 서초구 푸른나무재단에서 열린 2022년 전국 학교 사이버폭력 실태조사 발표 기자회견에서 재단 관계자들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3월 개학을 맞아 4년 만에 학생들이 대면 입학식과 개학식 자리에 모였다. 전면 대면수업을 앞둔 학교 현장은 전과 다른 긴장감이 돌고 있다. 정상화에 대한 기대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학생들이 한 데 모여 생활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학교폭력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학폭 클린존 목표
"학폭(학교폭력)으로 인해 운동선수도 좋아하는 운동을 그만둬야 한다. 배우도 활동을 못하고 정치인들도 자녀에게 영향을 받는다. '어렸을 때 누구나 실수할 수 있는 철없는 장난'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2일 모 공립중학교의 개학식 훈화 내용이다. 학교 현장에서는 학교폭력 예방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이 학교 외에도 상당수의 학교가 개학식, 시업식 등 공식 석상에서 최근 이슈가 되었던 학교폭력을 소재로 한 드라마 '더 글로리', 유명인의 학교폭력 관련 과거사 논란 등을 직접 언급하며 학교폭력 방지에 힘써주길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뿐만 아니라 학생의 교육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학부모의 인식 개선을 위한 노력도 계획하고 있다. 교육계에 따르면, 초·중·고등학교 상당수가 학교폭력 관련 학생 교육과 학부모 연수를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예년에도 진행했던 교육과 연수이지만 보다 강화하여 학교폭력 없는 현장을 만들겠다는 각오로 해석할 수 있다. 

서울 관악구의 한 공립 초등학교는 오는 6~9일 나흘에 걸쳐 입학한 1학년 4개 학급 학부모를 대상으로 학교폭력을 주제로 학부모 연수를 할 것으로 전해졌다. 10일에는 2학년 전체, 그 다음주(오는 13일 이후)에는 3~6학년 학부모 총회를 열고 연수를 할 계획이다. 그간 코로나19로 비대면으로 해 왔던 연수를 4년 만에 대면으로 진행하는 한편, 신입생의 경우 학교장이 직접 학교폭력의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기재, 대처법 등을 학부모에게 설명한다는 방침이다.

교육부도 학교폭력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설 방침이다. 교육부는 3월 학교폭력 근철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교육부의 학교폭력 근절 대책 마련은 대통령의 지시이기도 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달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교육부는 지방교육청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학폭 근절 대책을 조속히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담임 없는 단톡방 금지
나날이 증가하는 사이버폭력을 방지하기 위하여 단톡방 원천봉쇄라는 강력한 제재도 등장했다. 학생들이 모여서 대화를 하고 언어폭력 등 문제가 다수 발생하는 사이버 공간은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이다. 선생님의 관리를 받지 않는 단톡방에서 특정 학생을 비난하는 등의 언어폭력 문제가 발생하기 쉽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사이버 불링(Cyber Bullying, 온라인에서 벌어지는 괴롭힘)은 특히 단톡방에서 다양한 양상을 보여 왔다. 학교폭력 피해 학생을 가해 학생이 모여있는 단톡방에 초대해서 욕설을 퍼붓는다거나('떼카'), 피해 학생이 대화방에서 나가면 계속해서 다시 초대('단톡 감옥')하거나 피해학생만 대화방에 두고 나머지 학생들이 방을 나가버리는('방폭') 식의 괴롭힘이 대표적이다,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는 담임교사가 없는 단톡방을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만들어 쓰지 말도록 교육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학교에서는 단톡방에 담임교사가 참여하지 않았다면 교사에게 이야기 하고 그 단톡방을 없애도록 하고 있다. 해당 학교에 따르면, 이는 사이버 폭력이 증가한 데 따른 조치이다.  

대면 수업 이후 학폭 공포 다시
일선 학교들이 개학과 동시에 학교폭력 예방에 집중하는 것은 그저 기우가 아니다. 코로나19로 학생들이 비대면 수업을 받으면서 잠시 줄었던 학교폭력 건수가 지난해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 교육부가 발표한 지난해 1학기 전국 초·중·고교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 심의 건수는 9천796건이었다. 2학기를 포함하면 2022학년도 학폭 심의 건수는 2만 건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학폭위 심의를 거치지 않은 사안까지 포함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 접수된 학교폭력 건수는 3만457건에 달한다. 전체 접수 건수는 2020년 2만5,903건에서 2021년 4만4,444건으로 70% 넘게 증가했다. 2022년은 2학기까지 고려하면 6만 건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학폭위 조치 결과를 보면 중징계 비율이 상당히 높았다. 학폭위 조치사항은 가벼운 조치부터 △서면사과 △피해학생 접촉 금지 △학교봉사 △사회봉사 △ 심리치료 △출석정지 △학급교체 △전학 △퇴학 순으로 이뤄지며, 가해학생 1명에게 2개 이상의 조치가 가능하다. 접촉 금지(78.5%), 서면사과(63.1%), 학교봉사(48.8%) 등 가벼운 조치가 대부분이었으나, 중징계로 분류되는 출석정지도 14.9%나 됐다. 학급교체(4.2%)와 전학(4.5%) 조치를 받은 학생도 400여 명에 달했다.

학교폭력 유형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언어폭력 비중이 확연히 늘었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매년 초4~고3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2년 언어폭력 비중은 41.8%였다. 10년 전인 2013년 34.0%였던 언어폭력 비중은 이후에도 35% 수준을 유지했으나, 코로나19 이후 대면수업이 재개되면서 40%대로 훌쩍 늘었다.

▲최근 초·중·고등학교 상당수가 학교폭력 관련 학생 교육과 학부모 연수를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드라마 '더 글로리' 스틸 컷)
▲최근 초·중·고등학교 상당수가 학교폭력 관련 학생 교육과 학부모 연수를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드라마 '더 글로리' 스틸 컷)

교육계에서는 집단따돌림, 스토킹, 성폭력 등 최근 수년간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유형은 정부와 학교 차원의 대응책이 나오면서 학생들 사이에서 경각심이 생겼지만, 언어폭력은 이런 잣대가 다소 느슨해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한유경 이화여대 학교폭력예방연구소장은 "반복되는 협박, 조롱 등 언어폭력은 피해자의 자존감을 낮춰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유발하지만 신체폭력과 달리 교사나 부모가 알아채기 힘든 특징이 있다"며 "학생·학부모를 대상으로 실효성 있는 언어폭력 예방교육을 개발해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상미 기자 mii_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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