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경제】 파월 연준 의장 매파 발언에 금리 다시 들썩
【투데이경제】 파월 연준 의장 매파 발언에 금리 다시 들썩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3.03.08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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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파월 의장 상원 반기 통화정책 보고 연설
3월 FOMC 앞두고 마지막 공개 발언, 매파적 기조 유지

오는 21~22일 FOMC에서 빅스텝(0.50%p) 가능성 나와
한미 금리차 확대되면 부작용 생겨, 한국은행 예의주시
7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미 연방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반기 통화정책 보고를 통해 최근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사진/뉴시스)
7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미 연방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반기 통화정책 보고를 통해 최근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이달 중 열리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여전히 금리 인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에 다른 연준 간부들도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이번 금리 인상 폭은 예상보다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지난 2월 금리 인상을 동결했던 한국은행의 다음 기준금리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파월, 3월 FOMC 직전 매파 발언

7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미 연방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반기 통화정책 보고를 통해 최근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파월 의장은 “전체 지표가 더 빠른 긴축을 정당화하면 우리는 금리 인상 폭을 높일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며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매파적 발언을 쏟아냈다.

이어 파월 의장은 “몇 달간 인플레이션 상승률을 완화됐지만 인플레이션을 2%까지 낮추는 과정은 멀고도 험난한 길이 될 것”이라 말했다. 파월 의장이 말한 2%는 연준의 정책 목표 수치다. 그러면서 파월 의장은 "물가 안정을 회복하려면 당분간 제한적인 통화정책 기조가 필요하다"며 추가 금리 인상을 강력히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상원 반기 통화정책 보고에 이어 8일(현지시간)에는 하원에서 반기 통화정책 보고를 한다. 이는 오는 3월 21~22일에 열리는 FOMC를 앞두고 마지막 공개 발언으로 연준의 통화정책을 미리 엿볼 수 있는 자리다. 이미 지난해 12월 점도표에서 19명의 FOMC 위원 가운데 7명이 최종금리를 5.25%를 주장했고 가장 낮은 최종금리를 주장한 2명조차 5%가 적절하다고 밝혀 추가 금리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여기에 이날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으로 3월 FOMC에서의 금리 인상폭이 기존 예상폭을 넘어설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특히 투표권을 가진 12명의 위원 중 비둘기파는 1명인 반면 매파적 성향은 4명이고 새롭게 바뀐 위원 중에는 최종금리를 5.4%까지 인상해야 한다는 매파적 발언이 나와 큰 폭의 인상이 예상되고 있다.

이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에 원·달러 환율이 하루 새 17원 가량 뛰어 오르며 1310원 후반대로 올라섰다. 사진은 8일 한 은행 딜러가 환율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에 원·달러 환율이 하루 새 17원 가량 뛰어 오르며 1310원 후반대로 올라섰다. 사진은 8일 한 은행 딜러가 환율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3월 FOMC 또 다시 빅스텝 가능성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4.50~4.75%다. 월가에서는 연준이 이번 3월 FOMC에서 금리를 0.25%p 인상할 것이라 전망한 바 있다. 즉, 금리 인상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되 큰 폭의 인상폭을 없을 것이란 예상이 절대적이었다. 하지만 이날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금리 인상 폭이 빅스텝(0.5%p 인상)이 될 가능성이 나왔다.

파월이 여전히 매파적 발언을 고수하는 이유는 최근 고용보고서와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영향이 크다. 미 연준은 임금과 고용 상승세가 꺾일 때까지는 금리를 높은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입장인데 지난 1월 미국의 비농업 부문 신규 일자리는 51만7000개로 지난해 7월 이후 최대 규모를 보였다. 실업률은 1969년 이후 가장 낮은 3.4%를 기록했다. 이는 구인 규모가 구직자 규모보다 높다는 것으로 한 마디로 일자리가 남아도는 셈이다. 일자리가 남아돌면 기업들은 월급을 올려서라도 사람을 구하기 때문에 월급이 높아지는만큼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같은 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같은달 대비 6.4% 상승해 예상치 6.2%를 웃돌았다. 전월 대비해서는 0.5% 급등해 지난해 12월(0.1%)보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연준이 중요하게 보고 있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5.6%로, 주거비(0.7%)와 교통(0.9%), 교육 및 통신(0.5%), 레크리에이션(0.7) 등 각종 서비스 물가가 모두 올랐다. 감소한 부분은 의료 서비스(-0.7%)가 유일했다.

미국 노동부는 오는 10일에는 2월 고용보고서를 발표한다. 이어 14일에는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발표하고 하루 뒤인 15일에는 미국 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 지표가 공개된다. 이에 3월 FOMC에서는 2월 고용이나 CPI가 전달보다 강한 수준을 유지하게 된다면 빅스텝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이 빅스텝을 단행할 경우 미국의 기준금리는 5.00~5.20%가 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7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금리 인하를 논의하기에 시기상조라며 주요국의 금리결정과 국제 상황 등을 참조해 3개월 뒤 금리결정을 할 것이라 밝혔다. (사진/뉴시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7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금리 인하를 논의하기에 시기상조라며 주요국의 금리결정과 국제 상황 등을 참조해 3개월 뒤 금리결정을 할 것이라 밝혔다. (사진/뉴시스)

기준금리 동결한 한국은행도 예의주시

연준이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이 나온 가운데 지난 2월 기준금리를 동결한 바 있는 한국은행도 예의주시하는 모양새다. 지난 2월 2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연 3.50%인 기준금리를 조정없이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번 동결 의미가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끝났다는 게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이같은 입장을 재확인했다.

지난 7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한 이 총재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높은 수준이라며 금리 인하를 논의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국은행의 물가 목표치는 2%대인 반면 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4.8%다. 이 총재는 3월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5%로 떨어지고 연말에는 3%대 초반 정도가 될 것이라 예상했다.

다만 미국의 고용지표나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리오프닝, 국제유가 상승 등 어떻게 전개되는지 지켜보고 금리를 올릴지 동결할지 결정하자는 게 금통위원들의 중론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한은의 최종 금리에 대해서 이 총재는 “2월 금통위 결정에서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3개월 내 3.75%까지 올릴 가능성을 열어놓자고 했다”며 3개월 뒤 금리 결정에서는 주요국의 금리 결정과 지표들을 보면서 결정할 것이라 밝혔다.

특히, 한미 금리차가 벌어지는 것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 이 총재는 “경제 이론으로 보면 금리차 자체는 환율 변동 요인 중 하나”라면서 “한미 금리차 자체가 환율 움직임을 결정하기보다 달러 강세가 더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미 금리 차가 확대되면 부작용이 예상돼 이를 점검하며 통화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입장이다. 지금 한미 금리차는 1.25%p로 22년만에 가장 큰 차이다. 역대 가장 큰 한미 금리차는 1.75%다. 연준이 3월 FOMC에서 빅스텝을 단행할 경우 한미 금리차는 역대 최대 금리차인 1.75%p로 벌어진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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