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이슈】 구현모-윤경림으로 이어지는 KT 오너리스크
【투데이이슈】 구현모-윤경림으로 이어지는 KT 오너리스크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3.03.09 16: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의로운사람들, 구현모 대표와 윤경림 사장 검찰 고발
지난 2월 28일 오후(현지시간) 구현모 KT 대표가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 전시장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에서 '협업(Co-Creation)을 위한 시간인가?'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지난 2월 28일 오후(현지시간) 구현모 KT 대표가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 전시장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에서 '협업(Co-Creation)을 위한 시간인가?'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KT가 윤경림 그룹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사장)을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확정하고 마지막 관문인 주주총회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시민단체가 구현모 KT 대표와 윤경림 사장을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비자금 후원 문제로 이미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는 구현모 대표는 연임은 포기했지만 자신의 측근인 윤경림 사장을 후임자로 내세워 인선 카르텔을 안고 있는데다 윤경림 사장은 아직 취임이 확정되기도 전 소송전에 휘말리는 등 KT를 둘러싼 오너리스크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는 형국이다.

시민단체, 구현모 윤경림 검찰 고발

최근 시민단체 정의로운사람들은 서울중앙지검에 구 대표와 윤 사장을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이들이 검찰에 구 대표와 윤 사장을 고발한 이유는 KDFS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의혹과 구 대표의 쌍둥이 형 회사를 불법 지원한 의혹, KT 소유 호텔과 관련한 정치권 결탁 정황, KT 사외이사에 대한 향응과 접대 등에 의혹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시민단체는 구 대표가 KT텔레캅의 일감을 시설 관리업체인 KDFS에 몰아줬다고 보고 있다. KT텔레캅은 에스원, SK쉴더스와 함께 국내 3대 보안업체고 KDFS는 시설관리업체다. 2016년 약 45억원에 불과했던 KDFS의 계약규모는 KT텔레캅의 일감을 받아 490억원대까지 늘어났다.

이어 시민단체는 윤 사장이 구 대표의 친형인 구준모 대표의 회사 에어플러그를 현대차그룹이 인수하도록 도왔고 이에 KT에 재취업하는 것은 물론 KT가 2020년 현대로보틱스의 지분 10%를 500억 원에 인수하는 배경이 됐다고 보고 있다.

또, 시민단체는 KT가 운영 중인 호텔 5개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야권 3선 의원 보좌관 출신과 경찰 고위 간부 출신 정치인 등이 분배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여기에 구 대표가 KT 이사회를 장악하기 위해 사외이사들에게 고가의 선물을 하거나 수차례 향응과 접대를 했다고도 주장했다. 

지난 7일 KT이사회가 차기 대표 후보로 윤경림 그룹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사장)을 확정했다. 사진은 윤경림 사장. (사진/뉴시스)
지난 7일 KT이사회가 차기 대표 후보로 윤경림 그룹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사장)을 확정했다. 사진은 윤경림 사장. (사진/뉴시스)

구 대표 연임 자신했지만 결국 포기

시민단체들이 이번에 구 대표와 윤 사장을 고발하기 전부터 이미 구 대표는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다. 구 대표는 2014년 5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상품권을 사들이고 다시 파는 방식으로 약 11억5000만원의 비자금을 조성해 임직원과 지인 이름으로 여야 국회의원 13명에게 100~300만원씩 쪼개기 기부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현행 정치자금법은 한 사람이 1년동안 국회의원 후원 한도를 500만원으로 정하고 있다. 법인이나 단체의 기부나 후원은 아예 금지돼 있다. 검찰은 구 대표가 쪼개기 기부는 물론 자신의 명의로 회사돈 1400만원을 기부한 것으로 보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000만원, 업무상 횡령 혐의로 500만원 등 총 1500만원의 벌금형 약식 명령을 청구했다.

하지만 구 대표는 이에 불복해 현재 법원에서 정식 재판이 진행 중이다. 그럼에도 구 대표는 자신의 연임을 자신했다. 구 대표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KT의 연임 절차 상 대표 임기 만료 최소 3개월 전부터 차기 인선 작업이 진행되는데 구 대표는 지난해 11월 연임 의사를 밝혔고 이사회의 우선심사를 거쳐 사내이사 1명과 사외이사 8명 전원으로 구성된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의 연임 적격 심사 등을 거칠 예정이었다.

구 대표는 지난해 12월 KT 이사회로부터는 연임 적격 판정을 받았지만 지난 2월 결국 연임을 포기했다. 연임 포기 이유는 사법리스크를 안고있는 구 대표의 셀프 연임에 대해 정부와 여당이 브레이크를 걸었고 최대주주인 국민연금 역시 구 대표의 연임을 에둘러 반대하면서 압박이 거세지자 결국 자진해서 연임을 포기했다.

KT는 3월 말 정기 주주총회에서 차기 대표 이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사진/뉴시스)
KT는 3월 말 정기 주주총회에서 차기 대표 이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사진/뉴시스)

구 대표의 최측근 윤경림 사장 차기 회장?

이후 KT 이사회는 지난 7일 윤경림 사장을 차기 대표 후보로 확정했다. 윤 사장은 서울대학교와 KAIST를 졸업하고 KT 신사업추진본부장, 서비스개발실장(상무), 미디어본부장(상무), CJ 지주회사 경영연구소장(부사장), CJ헬로비전 경영지원총괄 부사장, KT 글로벌사업부문장(부사장), 현대자동차그룹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사업부장(부사장)을 거쳐 현재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을 맡고 있는 구 대표의 측근 인물로 분류된다.

윤 사장의 차기 대표 후보 확정에도 잡음을 거세다. 구 대표가 연임에 실패하자 자신의 측근을 차기 대표로 내세웠다는 지적이다. KT새노조는 윤 사장의 후보 내정을 두고 이사회의 선택은 구현모 체제의 연장이라고 주장했다. 또 미국 SEC의 과징금 부과, 검찰 수사 등에도 구현모 체제에 대한 혁신을 거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비난을 더했다.

그럼에도 KT의 의지는 분명해 보인다. 정부와 여당이 KT대표 선임 과정을 이권 카르텔로 규정하며 압박하자 KT는 윤석열 대통령 캠프 경제특보를 사외이사로 영입하면서 배수진을 쳤다. 여기에 윤 사장은 취임도 전에 지배구조개선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대표이사 선임절차와 이사회 구성, ESG 점검 등 지배구조 점검에 나섰다.

이에 이달 말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의 결정에 관심이 쏠린다. 주총에서 윤 사장의 차기 대표 선임 안건 통과를 두고 표대결이 벌어질 수도 있어 최대주주인 국민연금(8.53%)과 현대차그룹(7.79%), 신한은행(5.58%)이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한편, 구 대표와 윤 사장 고발을 두고 검찰이 중대 경제사건으로 보고 있어 본격적인 수사를 벌일 경우 차기 대표 선임의 가장 큰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