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산업] ①폐기물에서 돈을 캔다, 웨이스트 테크
[친환경 산업] ①폐기물에서 돈을 캔다, 웨이스트 테크
  • 이지혜 기자
  • 승인 2023.03.10 1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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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년까지 폐기물 배출량 약 40억 톤 예상”
폐기물 수거, 처리 기술 ‘웨이스트 테크’ 뜬다
웨이스트 테크 스타트업, 기술 투자 확대 나서
전세계 스마트 폐기물 처리시장, 2026년 65억 달러

[한국뉴스투데이] 친환경 산업이란 녹색 산업 즉,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화석에너지의 사용을 대체하고 에너지와 자원 사용의 효율을 높이며,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재화의 생산과 서비스의 제공 등으로 탄소중립을 이루고 녹색성장을 촉진하는 산업을 말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전 세계 친환경 시장은 1조 2천억 달러에 이른다. 친환경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전 세계에서 이뤄지고 있는 만큼, 주목해야 할 친환경 산업과 산업별 친환경 기술을 향한 투자와 발전은 어디에 있는지 다뤄본다. [편집자 주]

(사진/픽사베이)
웨이스트 테크란 플라스틱, 음식물 등 폐기물을 효율적으로 수거·처리하는 기술을 말한다.
(사진/픽사베이)

새로운 형태의 웨이스트 테크 증가

산업발전과 인구와 소비의 증가로 폐기물 발생량이 급증하고 있다. 한국에서 하루 동안 발생하는 폐기물은 2009년 35.7만 톤에서 2020년 53.4만 톤으로 10년 17만톤 이상 늘어났다. 전 세계 폐기물 배출량은 2020년에 22억4000만톤이었다. 2050년 폐기물 배출량은 38억8000만톤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친환경 사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폐기물을 처리하는 웨이스트 테크(Waste Tech)가 주목받고 있다. 웨이스트 테크란 말 그대로 폐기물을 효율적으로 수거해 처리하는 기술과 서비스를 뜻한다. 국내에서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해외에서는 폐기물 기술 처리 기업이 증가하며 국가 폐기물 관리 컨설팅 회사까지 생겨나는 추세였다. 하지만 최근 국내에서도 정보통신(IT) 기반의 신기술과 구독 서비스 등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를 접목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기업의 경우 화두로 떠오른 'ESG' (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실천하고자 웨이스트 테크 스타트업의 솔루션을 적극 활용하며 직접 투자까지 하고 있다. 가정에서도 배달 음식 주문으로 생기는 플라스틱 용기 등 폐기물 처리에 대한 불편함을 웨이스트 테크 스타트업 서비스가 해결해주는 추세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스타트업의 증가이다. 스타트업은 로봇공학과 인공지능(AI), 머신러닝같은 첨단기술을 활용해 폐기물을 효과적으로 분리 수거해 낙후한 국내 폐기물 처리 시장을 혁신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픽사베이)
웨이스트 테크 스타트업들이 국내 대기업과 투자사뿐 아니라 개별 소비자들에게까지 관심을 받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폐기물 문전 수거 솔루션 ‘오늘수거’

한국폐기물협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하루 동안 발생하는 폐기물은 2018년 44만 톤, 2019년 49만 톤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이 때문에 폐기물 처리 산업에 뛰어드는 웨이스트 테크 스타트업들 역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대표적인 웨이스트 테크 스타트업은 2021년 8월 설립된 어글리랩이다. 폐기물 문전 수거 솔루션인 ‘오늘수거’ 서비스를 운영하는 어글리랩은 초기 스타트업 전문 투자사인 매쉬업엔젤스로부터 투자를 유치했고 지난해 초에는 ‘오늘의집’을 운영하는 버킷플레이스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유지했다.

오늘수거는 재활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고, 쓰레기 배출을 보다 쉽게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시작됐다. 가정이나 소규모 사업장에서 밀폐형 수거함에 쓰레기를 담아 밤 11시 이전에 내놓고 수거를 요청하면, 새벽에 수거해서 처리한다. 서울 강남·서초·송파·관악·동작구 등에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오늘수거의 이용자는 웹을 통해 올인원 서비스를 신청하면 웰컴키트를 배송받게 된다. 웰컴키트에 폐기물을 담아 문 앞에 내놓은 뒤 카카오톡 채널 오늘수거를 통해 수거를 요청하면 새벽 시간에 수거가 이뤄진다. 이 때 이용자들은 종량제 봉투, 세척, 분류 없이 배출할 수 있다. 수거된 쓰레기는 분리배출 또는 수도권의 재활용 업체로 운반돼 재활용 처리된다.

폐기물 수집·운반 서비스 '수거봇'을 운영 중인 수거인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폐기물을 수집·운반하는 스타트업이다. 지난 2021 굿디자인 어워드(Good Design Award)에서 브랜드 디자인 부문에 선정됐다. 이용자가 앱 또는 웹을 통해 수거신청을 하면, 수거봇 담당자가 정보를 확인해 배차 시간을 확인한 뒤 수거 담당자가 현장에 방문해 수거를 완료한다. 이후 이용자는 완료된 사진과 견적을 받고 결제를 완료한다.

(사진/픽사베이)
 웨이스트 테크는 소비자들의 폐기물 처리 부담을 덜어줌과 동시에 낙후된 폐기물 업계를 혁신해나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대형 폐기물 가져가는 서비스 ‘빼기’

대형 폐기물 수거 서비스 '빼기' 역시 떠오르는 웨이스트 테크 스타트업이다. 행정주민센터에 방문하지 않고 앱으로 신청하고 직접 배출할 수 있다. 모바일 앱을 통해 소파 등 대형 폐기물을 사진으로 찍으면 인공지능(AI) 사물 인식 기술로 폐기물의 크기 등을 자동 분류해 견적을 내기 때문이다. 앱을 통해 폐기물 배출 신고부터 결제까지 가능하다.

2018년 출시된 빼기는 지난해 말 전년대비 121% 증가한 회원수 53만명의 회원수를 확보하며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 Monthly Active User)도 2022년 기준 9만~10만 사이를 기록했다. 이는 폐기물 배출이라는 산업군 특성에도 불구하고 독보적으로 높은 유저수에 해당한다.

빼기의 2021년 상반기 누적 신청 건수는 8만 건이었는데, 2022년 10월 기준 누적 신청 건수가 52만 건을 기록해 550%나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앱 다운로드 수 역시 작년 상반기에 비해 265% 성장한 73만 회를 달성했다.

빼기는 칠곡군, 목포시, 홍성군, 서울 금천구, 군산시, 대구 중구 등 수많은 지자체와 손잡고 대형 폐기물 간편 배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으며 빼기를 개발한 스타트업 갈다는 20억 원 규모 시리즈A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국내 재활용 스타트업 에이트테크는 재활용품을 골라내는 인공지능 로봇 ‘에이트론’을 상용화했다.

에이트론은 딥러닝 인공지능 기반의 ‘스마트 자원순환 선별로봇’으로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무수히 쏟아져 들어오는 재활용 폐기물들을 비전이 빠르게 스캔하고, 각 개체의 특성을 분석하고 자동으로 재활용 폐기물을 선별하고 분류한다. 폐기물의 종류를 14가지까지 구분하고 정확도는 92% 이상이다. 분당 최대 96개까지 선별 작업이 가능하다. 에이트테크는 지난해 말 31억 원 규모의 프리A 투자를 받았다.

(사진/픽사베이)
웨이스트 테크 스타트업들을 향한 전략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기업 간 협업도 활발하다.(사진/픽사베이)

폐기물 배출자와 수거 처리자의 연결 ‘업박스’

2020년 폐기물 관리 플랫폼 ‘업박스’를 출시한 스타트업 리코는 지난해 12억 원 규모 시리즈 B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업박스는 폐기물 배출자와 수거 처리자를 연결해주는 시스템을 제공한다. 기업과 사업주들은 자신들이 배출한 폐기물량과 탄소 저감량, 재활용 결과 같은 다양한 데이터를 확인해 환경영향 등을 분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폐기물을 좀 더 체계적으로 관리하도록 돕는다. 폐기물 수거·운반에는 GPS가 장착된 전용 차량을 이용해 폐기물 이동 경로도 알 수 있다.

업박스에 따르면 업박스를 이용하는 배출 사업자의 폐기물 처리 비용은 이전보다 약 20%가량 감소했고, 운반 처리자의 경우 배출량 관리 시간이 약 80%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한진이 업박스를 1개 물류센터에 시범 도입했다. 한진은 궁극적으로 물류센터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의 정확한 양을 측정하고, 이를 통한 자원순환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박스를 출시한 리코는 이미 삼성웰스토리, 맥도날드, 스타벅스 등을 고객사로 유치했다.

이처럼 폐기물 처리 시장은 점점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삼정KPMG는 국내 폐기물 처리 시장 규모가 2018년 16조 7000억 원에서 2025년에는 23조 7000억 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시장조사기관 '모도르인텔리전스'는 2020년 17억 달러 수준이었던 글로벌 스마트 폐기물 처리 시장규모가 2026년 65억 2000만 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지혜 기자 2jh06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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