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환경】 겨울 기온 하강폭 역대 최고...‘이상기후’ 심상치 않다
【기후환경】 겨울 기온 하강폭 역대 최고...‘이상기후’ 심상치 않다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3.03.10 1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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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기온 하강폭, 1973년 이후 역대 최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이상기후로 피해
현재 온실가스 배출 유지되면 남부 겨울 사라져
지난 1월 27일 북극발 최강한파로 경기도 화성시 매향리 포구 바닷가에 얼음이 얼어 배들이 묶여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1월 27일 북극발 최강한파로 경기도 화성시 매향리 포구 바닷가에 얼음이 얼어 배들이 묶여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지난 겨울 세계 곳곳에서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가 이어지는 가운데 우리나라 역시 기상관측망을 확충한 1973년 이후 역대 가장 큰 기온 하강폭을 보였다. 앞으로 온실가스를 줄이지 못하면 약 60년 후에는 우리나라 남부지방에서 아예 겨울이 사라질 것이란 전망도 나와 이상기후 문제는 우리나라의 4계절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지난 겨울 유난히 추웠던 이유 

지난 9일 기상청이 밝힌 2022년 겨울철 기후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 겨울(2022년 12월~2023년 2월) 기온변동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겨울 역시 기온이 높고 낮은 날이 큰 폭으로 번갈아 나타나는 우리 겨울 날씨의 전형적인 특징에는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찬 대륙고기압의 영향으로 12월 초겨울부터 기온 변동이 매우 컸다. 전월(11월) 대비 기온 하강폭이 11.0℃를 기록해 이는 1973년 기상관측망을 전국적으로 대폭 확충한 이래 가장 컸다. 기온 하강폭이 클 뿐만 아니라 찬 대륙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추운 날씨가 2주 이상 지속돼 삼한사온이라는 말은 옛말이 됐다. 

이후 1월 중순에는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으로 기온이 일시적으로 크게 올라 평균 9.6℃까지 올랐다가 1월 하순에는 평균 –10.2℃로 떨어져 1월 내 기온 하강폭은 19.8℃를 기록해 전달 기록을 가볍게 갈아치우고 다시 역대 최대 하강폭을 기록했다.

2월에는 상층 공기 흐름이 원활하고 이동성고기압 영향을 주로 받아 기온이 계속적으로 올라 한파일수가 역대 2월 중 가장 적은 0.1일을 기록했다. 특히, 최근 초겨울(12월) 기온이 늦겨울(2월)보다 낮은 경향이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올해 역시 12월에는 평균 –1.4℃에서 2월에는 2.5℃로 기온 차이가 역대 최대인 –3.9℃로 나타났다.

지난 겨울에도 세계 곳곳에서 폭우와 태풍, 폭염, 한파, 폭설 등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가 이어졌다. (사진/픽사베이)
지난 겨울에도 세계 곳곳에서 폭우와 태풍, 폭염, 한파, 폭설 등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가 이어졌다. (사진/픽사베이)

이상기후, 겨울 내내 전 세계 곳곳 피해

이처럼 기온의 변동성이 커진 겨울철 날씨 변화는 2000년을 기준으로 완전히 변했다. 우리나라의 2000년 이전 12월이 2월보다 추웠던 해는 8번, 2월이 12월보다 추웠던 해는 18번이었다. 하지만 2000년 이후에는 2월이 12월보다 추웠던 해는 7번에 불과하고 12월이 2월보다 더 추웠던 해가 15번으로 반대 양상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변화의 원인을 이상기후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이상기후는 지구온난화로 지구 온도가 상승해 기온과 강수량이 정상적인 상태에서 벗어나는 것을 말한다. 지난 겨울만해도 12월에는 콩고민주공화국의 수도 킨샤사에서 폭우로 169명이 사망하고 필리핀 남동부의 폭우로 44명이 사망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3주간 내린 폭우는 10억달러 이상의 피해 규모와 20명의 사망자를 냈다. 

아르헨티나 타르타갈은 지난해 12월 43℃로 일 최고기온 기록을 경신했고 스페인 빌바오와 스위스 쥐라 자치주, 폴란드 바르샤바 등 유럽 곳곳에서도 역대 1월 일 최고기온 기록을 갈아치우는 이상고온이 이어졌다. 미국 워싱턴DC는 올해 2월 23일 최고기온 27℃를 기록해 149년만에 가장 높은 기온을 보였다.

반대로 이상저온과 폭설로 영국 스코틀랜드 북부는 –9.3℃로 2010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최고기온을 기록했고 일본 야마가타현 오쿠라무라(1m71㎝)와 홋카이도 오토이넷푸무라(1m52㎝)는 폭설이 내려 14명이 사망하는 일도 있었다. 미국 중서부에서 발생한 최대 풍속 105㎞/h의 눈폭풍으로 64명이 사망하는가 하면 로스앤젤레스는 34년 만에 처음으로 눈보라 경보 발령을 내리기도 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현재와 같은 탄소배출이 이어질 경우 약 60년 후에는 우리나라 남부지방에서 겨울이 사라질 것이라 경고했다. (사진/픽사베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현재와 같은 탄소배출이 이어질 경우 약 60년 후에는 우리나라 남부지방에서 겨울이 사라질 것이라 경고했다. (사진/픽사베이)

우리나라 남부지방에서 겨울 사라질 위기

전 세계 곳곳을 위협하고 있는 이상기후는 우리나라에서도 현실화되고 있다. 현재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는 이상기후로 여름이 길어지고 봄의 시작일이 빨라지며 겨울이 짧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현재와 비슷하게 온실가스가 배출될 경우 우리나라 17개 광역시도의 연평균 기온은 현재 10.5~16.1℃에서 21세기 후반(2081년~2100년)에는 2.2~6.7℃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의 증가폭이 6.7℃로 가장 크게 나타났다.

연강수량은 현재 1093.1~1758.5mm에서  21세기 후반기에 –10.2~+378.8mm로 지역별로 증감하는 경향이 다르게 나타났다. 이 중 가장 많은 연강수량 변화가 예상되는 곳은 제주로 지금보다 378.8mm의 강수량 증가가 예상된다. 

폭염과 열대야에 취약한 곳은 광주다. 현재 4.8~32.4일의 폭염과 2.2~22.5일의 열대야에서 21세기 후반에는 각각 11.6~96.7일과 11.4~84.8일이 늘어날 전망이다. 광주는 무려 폭염일이 96.7일로 증가하고 서울 폭염일로 84.8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21세기 후반기로 갈수록 강원도와 제주의 여름이 현재 81일, 129일에서 최장 82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전북과 전남, 경남, 제주 등 8개 광역시도에서는 아예 겨울을 찾아보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상기후를 중단할 수 있는 최선의 시나리오로 저탄소 시나리오를 꺼내들었다. 저탄소 시나리오는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것으로 2070년에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실질적인 배출량을 0(제로)로 만드는 탄소중립이 이상기후를 멈추는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것이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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