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겁쟁이 랍니다
나는 겁쟁이 랍니다
  • 김민희 배우
  • 승인 2023.03.13 1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버즈의 '겁쟁이'는 사랑에 용기내지 못하고 가슴앓이 하는 애절한 가사를 담고 있는 노래이다.
겁쟁이, 쫄보, 이런 말은 겁이 많은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다. 이건 이미 남들이 알아차린 경우지만, 사실 우리 모두는 겁쟁이 인지도 모른다.
일절 그 어떤 것도 두려운 게 없는 사람이 있을까? 누구나 두려움에 맞서 싸우며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

삶이라는 험난한 여정 속에서 여러 가지 두려움을 헤치며 살다보면, 어떻게 두려움을 몰아낼 수 있는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용기를 달라고 기도해본 일도 있을 것이다.

이미 겪은 고통의 트라우마로 갖게 된 두려움. 아직 일어나진 않았지만, 일어날까봐 느끼는 두려움. 우리를 겁쟁이로 만드는 가장 큰 이유이다.
사람은 항상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다. 겪은 일이든 겪지 않은 일이든, 나에게 벌어질 최악의 상황은 우리를 두렵게 만들곤 한다. 그 상황이란 게 일어날 가능성이 아무리 낮은 경우의 수라 해도 말이다.

그 감정의 폭은 다양하다. 불안함 정도일 수도 있고, 극도의 공포감이 될 수도 있다. 위협이나 위험에 대한 감정표현인 것이다. 어떤 경우엔 공포감이 병적 증세로 나타나기도 한다. 정신적 공포감이 신체적 고통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공황장애 같은 증상이 그런 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라고 말했다. 인간이 느끼는 두려움의 대상은 다양하다. 하지만 두려워하고 있는 그 마음을 잘 다스리는 것이 중요하다.
공포심은 인간이 자연에서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를 지키고자 하는 방어 기재에서 비롯되었다. 그래서 어느 정도는 겁은 스스로를 보호하는데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감정에 휘말려 자기 자신을 잃는 겁쟁이가 되는 것은 곤란하다.

"두려움은 과정이다. 명확한 일련의 과정이다. 
두려움의 해독제는 현재.
두려움을 해결하는 방법은 두려워하는 사람에서 두려워하는 이를 도와주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셰리 휴버의 <두려움 수업>중-

▲에드바르트 뭉크, 절규
▲에드바르트 뭉크, 절규

인생을 살면서 겁이 나는 건 그럴 수도 있다. 그래도 괜찮다. 그렇다고 무섭다고 느껴지는 모든 것을 회피하기만 해서는 제대로 나아갈 수가 없다. 

두려워하는 이를 도와주는 것. 그것은 어쩌면 부딪혀 볼만한 첫 번째 시도가 될지도 모른다. '두려워하는 이'가 나라면 나의 두려움의 실체를 파악하고 도와주는 것을 시작으로, 누군가에게 용기와 위로를 건네며 다른 이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된다면 더 이상 겁쟁이는 아닐 것이다. 

두려움의 감정으로 나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면, 그게 진실이라면, 무조건 떨쳐내 버려야 하는 마음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우리는 두려움 때문에 많은 것을 잃는 경우가 더 많다.
두려운 마음은 극복대상이 아니라 마주해야 할 대상이다. 온전하게 그것을 마주하고, 스스로에게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해보자. 그렇게 해서 생긴 자신감은 우리에게 이제는 겁쟁이가 아니라고 말해 줄 것이다.

"폭우, 안개, 눈보라가 때때로 자네를 힘들게 할 거야. 그럴 때면 자네보다 먼저 그 모든 것을 겪었던 사람들을 떠올려봐. 그리고 그저 이렇게 말하라고. '다른 사람들이 해낸 것은 언제든지 나도 할 수 있다'라고..."
   -생택쥐페리의 <인간의 대지>중-

김민희 배우 calnews@naver

배우 김민희

만 6세인 1982년 KBS 성탄특집극 《집으로 가는 길》에 출연하면서 배우의 길에 들어선 아역스타 출신이다. MBC베스트극장에서 다수의 주인공 역을 시작으로 SBS 대하드라마 《여인천하》, MBC 주말연속극 《여우와 솜사탕》, 등을 통해 안방극장에서 꾸준히 활동해 왔다. 특히 1997년 MBC 일일연속극 《방울이》에서 주인공인 방울이 역을 맡아 많은 사랑을 받은 연기파 배우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