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환경] ①봄철 불청객 도착, 탁한 하늘에 한숨
[기후환경] ①봄철 불청객 도착, 탁한 하늘에 한숨
  • 박상미 기자
  • 승인 2023.03.13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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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내내 탁한 하늘, 봄철 불청객 ‘황사’ 기승
‘양회 블루’도 옛말, 공장 재가동에 스모그 심각
쟂빛도시 중국 이어 몽골 황사까지 한반도 강타

[한국뉴스투데이]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왔다. 푸른 싹과 꽃봉오리, 기온 상승으로 반가운 봄이지만 화사한 풍경으로 봄을 맞이하면 좋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공기질 악화로 인한 기관지 통증과 각종 질환으로 봄 인사를 받은지 오래다. 대기질 악화로 인해 점점 더 괴로운 계절이 되고 있는 봄, 기후 문제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탄소 절감, 실내 대기질 관리 등 각국이 깨끗한 공기를 지키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상황이 좋지 않다. 2023년 대기질 전망과 대처 방안을 짚어봤다.<편집자주>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미세먼지가 '나쁨'을 보이고 있는 3월의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바라본 하늘이 뿌옇다. (사진/뉴시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미세먼지가 '나쁨'을 보이고 있는 3월의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바라본 하늘이 뿌옇다. (사진/뉴시스)

황사의 계절, 봄이 왔다. 6일 기상청에 따르면 월별 황사 관측일수에서 3~5월 봄철에 발생하는 비중이 1973~2000년 92%에서 1981~2010년 84%, 1991~2020년 79% 등 줄어들고 있지만 3~5월이 여전히 다른 달에 비해 발생 빈도가 압도적으로 높다. 미세먼지와 황사로 한반도 봄의 파란 하늘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중국발 황사, 불친절한 이웃
봄철 대기질 악화의 주요인은 중국발 황사다. 흙먼지가 하늘을 덮고 떠다니며 서서히 하강하는 황사는 봄의 불청객으로 불린다. 황사는 미세하고 건조한 고체입자가 대기 중에 떠다니는 '연무'나 입자 크기가 10마이크로미터(μm) 이하인 미세먼지와는 구분된다. 1년 내내 발생하는 미세먼지와는 달리 하늘을 황갈색으로 물들이는 황사는 주로 봄에 발생한다는 특징이 있다.

중국발 황사는 지리적 특성상 한반도에도 직격탄이 된다. 코로나19 기간동안 주춤했던 중국발 황사 피해가 올해는 다시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우려를 낳고 있다. 3월 내내 만날 수 없었던 우리나라의 맑은 하늘은 앞으로도 만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발 미세먼지 유입 등의 영향으로 하늘이 탁할 예정이다.

로이터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대기오염 방지 및 통제 센터(NJRC)는 최대 철강업 중심지인 톈진과 탕산을 포함한 13개 도시에 주황색 오염 경보를 발령했다. 중국의 대기오염 경보는 총 4단계로, 주황색 경보는 적색경보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단계다. 수도 베이징에도 미세먼지가 덮치면서 도시가 온통 뿌옇게 변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1시 현재 베이징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당 171㎍(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으로 ‘매우나쁨(76㎍/㎥~)’ 기준의 두 배보다 높다.

대기질 악화로 중국 내에서는 활동이 자유롭지 못할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회의와 인민정치협상회의) 때마다 파란 하늘이 나타나던 것도 옛말이다.  ‘양회 블루’도 올해는 사라졌다. 중국 정부가 대기질 개선을 위해 행사 이전에 산업 활동을 미리 줄였지만, 올해는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베이징의 공기질 지수는 양회 개막 첫날인 4일부터 ‘중급’ 오염을 기록하더니 다음 날부터는 대기질이 더 악화해 이틀 연속 ‘심각’ 수준을 유지했다.

공장 가동에 스모그 기승
산업활동 재개로 인한 스모그의 영향도 올해부터는 다시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이 코로나19 봉쇄를 해제하고 일상 회복에 나서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이 경제 활성화에 나서면서 대기오염 위험도 다시 커지고 있다. 최근 계속된 스모그도 대기가 정체된 탓도 있지만, 오염물질 배출이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NJRC는 “철강 및 시멘트 공장이 더 많이 가동되고 디젤 트럭의 교통량도 늘어나는 등 산업 활동의 증가로 최근 (대기오염도가) 급증했다”며 “스모그는 10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중국발 대기오염으로 인한 한반도 역시 주말 나들이에 청명한 하늘을 보긴 어려울 전망이다. 앞서 기온이 상승하기 시작한 7일에도 중국발 미세먼지 유입 등의 영향으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고농도의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렸다. 한국환경공단 에어코리아에 따르면, 7일 오후 3시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37㎍/㎥로 ‘나쁨(36~75㎍/㎥)’ 수준을 기록했다.

봄철이 되면 이동성 고기압이 한반도에 자주 영향을 미치면서 기온이 오르고 바람이 약해져 한번 유입된 미세먼지가 잘 빠져나가지 못한다. 최근 며칠 동안 따뜻한 날씨와 함께 하늘이 계속 뿌연 것도 국외 미세먼지와 국내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흩어지지 못하고 쌓였기 때문이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이동성 고기압이 동서로 길게 퍼져서 우리나라에 길게 영향을 주고 있다”며 “바람이 양옆으로 흩어지지 않고 공기층이 안정돼서 위아래로 잘 섞이지 않다 보니 먼지가 지상에 쌓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등 국외에서 유입되는 미세먼지는 주말에도 한반도를 괴롭힐 예정이다. 이대균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장은 “봄철에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주로 서풍 계열의 바람이 불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 우리나라 서쪽으로부터 오염물질이 들어올 수 있는 기류가 형성된다”며 “현재로써는 토요일까지 국외 유입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발 황사 영향으로 미세먼지로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사거리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가 뿌옇게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중국발 황사 영향으로 미세먼지로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사거리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가 뿌옇게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몽골 발원 황사 ‘초읽기’
한국에 영향을 주는 황사 발원지는 중국만이 아니다. 한국에 영향을 주는 황사 발원지는 중국과 몽골이다. 최근에는 몽골 지역의 황상 발생 빈도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중국 못지 않게 위협적인 존재가 되었다. 기상청 발표를 바탕으로 최근 발원지 발생 빈도를 살펴보면 코로나 기간 동안 중국의 황사 발생빈도는 2000년 이후 평균보다 낮게 나타난 반면 몽골의 발생빈도는 높아졌다. 몽골은 지난해 약 13회 황사가 발생했다. 2000~2022년 기간 몽골 지역에서 황사가 발생한 빈도는 연평균 6.83회다. 20년만에 2배 가까이 발생 빈도가 높아진 것이다.

기상청은 올 봄에 중국과 몽골에서 황사가 발생하는 빈도는 예년과 유사한 수준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20일 기준 한반도 북부에 위치한 중국의 주요 황사 발원지에선 평년 수준의 적설량이 확인됐다. 또 다른 황사 발원지인 내몽골과 만주 지역의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4~6도 가량 높았던 동시에 누적 강수량 역시 평년보다 40~60mm 높았다. 기상청은 황사 발원지에 대한 위성 사진 자료와 기후 변화를 통해 한국에 미칠 영향을 지속적으로 감시 중이다. 


박상미 기자 mii_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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