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산업] ③패션업계, 소비자 마음 잡기 위한 친환경 신소재 개발 박차
[친환경 산업] ③패션업계, 소비자 마음 잡기 위한 친환경 신소재 개발 박차
  • 이지혜 기자
  • 승인 2023.03.15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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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친환경 섬유 패션은 자동차 산업의 전기차”
의류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 전 세계 10% 차지
플라스틱으로 만드는 가방, 신발… 신소재 개발 활발
가죽 패션 대안으로 비건 패션 중요 카테고리로

친환경 산업이란 녹색 산업 즉,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화석에너지의 사용을 대체하고 에너지와 자원 사용의 효율을 높이며,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재화의 생산과 서비스의 제공 등으로 탄소중립을 이루고 녹색성장을 촉진하는 산업을 말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전 세계 친환경 시장은 1조 2천억 달러에 이른다. 친환경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전 세계에서 이뤄지고 있는 만큼, 주목해야 할 친환경 산업과 산업별 친환경 기술을 향한 투자와 발전은 어디에 있는지 다뤄본다. [편집자 주]

(사진/픽사베이)
세계적으로 매년 9,200만 톤의 의류 폐기물이 생성된다. (사진/픽사베이)

티셔츠 1장에 물 2,700리터 사용

지난해부터 정부가 팔을 걷어붙이고 친환경 섬유 패션 활성화에 나섰다. 지난 10월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주요 섬유패션기업 대표들과 함께 정책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친환경 섬유 패션은 자동차 산업의 전기차에 비유했다. 탄소중립과 환경문제와 연계돼 우리 섬유패션업계가 피해 갈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장 1차관은 “우리나라가 전기차 및 배터리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듯이, ‘친환경 섬유패션이 중국, 동남아 등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시장을 확대하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우리 업계의 선제적 투자’를 당부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우리나라에서 생활폐기물로 배출되는 폐의류와 원단류의 양은 67,514톤에 달한다. 이는 공장에서 발생하는 폐의류의 통계로, 일반가정에서 버리는 의류 폐기물까지 합치면 폐기되는 의류의 양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적으로 매년 9,200만 톤의 의류 폐기물이 쏟아지고 있지만, 버려지는 의류 가운데 재활용되는 비율은 단 12%에 불과하다. 이들은 대부분 매립되거나 소각된다. 매년 의류를 매립하거나 소각하면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2,100만 톤이 넘는다.

또 섬유 직물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매년 12억 톤에 이른다. 결과적으로 소각할 때 발생하는 온실가스까지 합치면 의류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패션이 크게 차지하고 있는 범위는 탄소 배출량뿐만 아니다. 티셔츠 1장을 만드는데 약 2,700리터의 물이 사용된다. 티셔츠를 만드는 데 필요한 면화 재배를 위해 전 세계 사용량의 24%를 차지하는 양의 살충제가 사용된다. 또, 다양한 염료, 표백제 등의 사용으로 수질오염이 발생, 의류 제조 폐수가 전 세계 폐수의 약 20%를 차지한다.

화학 합성소재 사용 역시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바다로 유입되는 미세플라스틱의 약 35%는 가정과 산업용 제품에서 배출된다. 합성섬유 옷은 한번 세탁할 때마다 70만 개 이상 미세플라스틱을 발생시키는데 검출되는 미세섬유는 폴리에스터(PET), 나일론, 폴리프로필렌(PP) 등으로 의류에 사용되는 극세사 형태로 흔히 관찰된다.

다양한 염료, 표백제 등의 사용으로 수질오염이 발생, 의류 제조 폐수가 전 세계 폐수의 약 20%를 차지한다. (사진/픽사베이)

다양한 패션 신소재 개발

섬유와 패션이 환경을 해친다는 것은 이제 자명한 일이다. 때문에 최근에는 섬유·패션기업들의 친환경에 대한 인식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친환경 인식도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올해 패스트 패션을 규제해 2030년까지 사실상 종식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탄소중립 실천이 더욱 요구되면서 국내 패션 섬유 기업들도 활발히 동참하고 있다.

가장 주목 받는 분야는 신소재 개발이다. 기업들은 친환경을 좇는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지 않기 위한 다양한 신소재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폐플라스틱 등을 활용한 재생섬유의 기능과 용도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이다. 이는 기존 합성섬유 소재 제품보다 오히려 더 많은 비용이 들지만, 친환경 트렌드와 미래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하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재활용 섬유 및 패션제품 생산 관련 국내 협업 사례로는 효성티앤씨-플리츠마마, SK케미칼-휴비스가 대표적이다. 효성티앤씨가 친환경 패션 스타트업인 플리츠마마에 지분투자 및 MOU 체결하면서 효성티앤씨의 친환경 rPET 섬유인 ‘regen’으로 플리츠마마가 가방, 의류 등을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또 SK케미칼이 화학적 재활용 폴리에스터(CR PET)를 생산해 공급하고 휴비스는 이를 활용해 국내 최초로 화학적 재활용 폴리에스터 원사 '에코에버 CR'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재활용 섬유를 활용해 패션 완제품을 제조하는 아이워즈플라스틱(가방), LAR(신발) 등이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버려진 페트병과 의류에서 추출한 재생 섬유로 만드는 ‘그린 빈폴’ 컬렉션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고 아웃도어 업체 블랙야크는 내년까지 폐(廢)플라스틱 추출 재생 섬유 의류 비율을 50% 수준으로 늘려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스웨덴의 SPA 브랜드 H&M 역시 2030년까지 모든 제품을 친환경·재생 섬유로 만들겠다고 발표했고, 스포츠 의류 업체 아디다스도 2024년까지 모든 패션 제품을 친환경·재생 섬유로 생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픽사베이)
친환경 트렌드와 미래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하는 패션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사진/픽사베이)

소재 대체하는 비건패션

그런가 하면 기존에 동물성 소재를 사용해 제작해왔던 패션 제품을 식물성 또는 합성 소재로 대체하는 ‘비건 패션(Vegan Fashion)’의 흐름도 가속화 중이다. 글로벌 비건 패션 여성 의류 시장은 2019년 3,963억 달러 규모를 기록했으며 2027년까지 연평균 13.6%로 가파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미국, 이스라엘 등 해외에서 모피 판매 금지법을 제정하고 샤넬, 구찌와 같은 영향력 있는 글로벌 패션 브랜드 역시 모피 사용 중단을 선언하면서 패션업계에서 동물성 소재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소재가 주목받는 추세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채식을 넘어 패션, 뷰티 등으로의 비건 문화 확산, 동물권 보호에 대한 관심 제고를 비롯해 윤리적 소비 증가 등에 힘입어 비건 패션이 탄력을 받아 성장 중이기 때문이다. 또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비건 패션은 고가의 100% 동물 가죽 제품에 대한 대체재로 부상하고 있다.

세계 4대 패션위크 중 하나인 런던 패션위크는 2018년 9월부터 모피를 퇴출했고, 유명 패션 브랜드들 역시 이런 움직임에 발맞춰 잇따라 비건 패션을 선언하고 나섰다. 2016년에는 스텔라 맥카트니, 조르지오 아르마니, 캘빈 클라인 등이 모피 사용 중지를 선언했고, 마이클 코어스는 가죽 제품 생산 중단을 발표했다. 구찌, 비비안웨스트우드, 마르지엘라, 버버리, 베르사체, 코치는 퍼 프리(Fur Free) 정책을 선언하는 등 패션계의 열풍이 가속화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MZ세대를 중심으로 비건 패션이 탄력을 받아 성장 중이다.(사진/픽사베이)

염색으로 친환경 실천하는 패션업계

염색 가공 공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을 줄이고자 패션업계에서 염색기술 혁신과 자투리 원단 업사이클링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전 세계 폐수의 15~20%가 패션산업에서의 염색 공정에서 발생하며, 원사 염색의 전체 물 소비량은 1kg당 약 60리터에 달한다.

이에 패션업계와 정부는 염색 가공 공정을 이전보다 환경친화적인 방식으로 전환하고자 천연염색, 물을 사용하지 않는 염색, 미생물을 활용한 염색 등 여러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화학물질이 아닌 자연의 고유 색을 활용하거나 식물의 꽃, 잎, 열매의 즙 등의 식물성 염료나 오징어 먹물 등의 동물성 염료를 활용하는 것이 그 방법이다.

우리정부 역시 2020년 11월 발표한 ‘섬유패션산업 한국판 뉴딜 실행전략’에서 친환경 제조공정을 갖춘 그린&클린팩토리 조성을 위한 친환경 염색가공 및 환경오염시설 설비 전환 지원을 추진과제로 포함 시켰다.

패션업계의 친환경 노력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친환경 패션 전문 플랫폼도 잇달아 출시 중이다. 전문가들은 패션 완제품의 원활한 유통과 판매를 통한 재고 및 중고의류 관리 측면에서도 기업들이 기술혁신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며 친환경적 방향으로 진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지혜 기자 2jh06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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