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상자료원, ‘서울단편영화제 PLAY-RE-PLAY’ 특별상영회 개최
한국영상자료원, ‘서울단편영화제 PLAY-RE-PLAY’ 특별상영회 개최
  • 곽은주 기자
  • 승인 2023.03.16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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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최우수작품상 임순례 감독의 ‘우중산책’을 비롯한 25편 상영

한국영상자료원(원장 김홍준)1994년부터 1997년까지 총 4회 개최되었던 서울단편영화제의 역사를 조망하는 특별상영회를 개최한다. 특별상영회는 23()부터 25()까지 시네마테크KOFA(상암동 소재)에서 개최하며, 주요 작품 25편을 상영한다. 또한 특별상영회에 앞서 오는 17()부터 서울단편영화제 관련 자료 39점을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KMDb) 컬렉션을 통해 공개한다.

제1회 서울단편영화제 최우수작품상, 임순례 감독의 '우중산책(1994)', 한국영상자료원 제공
제1회 서울단편영화제 최우수작품상, 임순례 감독의 '우중산책(1994)', 한국영상자료원 제공

서울단편영화제는 삼성나이세스(삼성영상사업단) 주최로 1994년부터 1997년까지 총 4회에 걸쳐 개최된 대기업이 주최하는 최초의 단편영화제였다. 서울단편영화제는 참신한 작품과 역량의 신인 감독들을 발굴하며 새로운 한국영화의 토대가 된 영화제로 평가받는다. 서울단편영화제를 통하여 <우중산책>(임순례, 1994), <생강>(정지우, 1996), <간과 감자>(송일곤, 1996), <기념촬영>(정윤철, 1997) 등이 소개됐고, 이 작품을 연출한 감독들은 이후 충무로로 진출하여 영화계를 이끈 중견 감독으로 성장했다.

1990년대 영화계에 자리 잡기 시작한 프로듀서 시스템은 아이템과 시나리오 개발뿐 아니라 신진 감독 발굴에도 주력했는데, 그 원천 중 하나가 바로 서울단편영화제였다. <우중산책>으로 제1회 서울단편영화제(1994)에서 최우수작품상과 프레스상을 수상한 임순례 감독은 이후 삼성영상사업단에서 제작비 전액을 투자받아 연출한 <세 친구>(1996)로 장편 극영화계에 데뷔했다.

또한 제3회 서울단편영화제(1996) 본선 경쟁 작품에 오른 <과대망상>(1996)의 박기형 감독 역시 영화제를 통하여 영화사 씨네2000에 발탁되어 <여고괴담>(1998) 연출을 맡았다. 그 밖에도 곽경택, 정지우, 송일곤, 정윤철, 윤종찬, 김태용, 민규동 감독이 대표적인 서울단편영화제 출신 감독들이다.

당시 서울단편영화제는 단편영화의 대중화를 이끄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때 만 해도 단편영화는 문화원을 기반으로 형성된 동호회나 대학 영화 모임을 중심으로 제작되었고, 상영 또한 대부분 대학이나 사회단체, 교회, 소극장 등 소규모 커뮤니티에서 일회성 상영에 그쳤다. 1990년대에 이르러 비디오 붐, 사설 시네마테크 운동을 바탕으로 시네필 문화가 형성되면서 서울단편영화제는 단편영화가 대중과 호응할 수 있는 새로운 통로가 되었다. 그런 분위기도 잠시, 불행히도 1997년 외환 위기의 영향으로 영상산업 분야가 직격탄을 맞았고, 삼성영상사업단이 해체되면서 서울단편영화제 또한 1997년으로 중단되었다. 4회라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서울단편영화제는 한국영화에 가능성을 열어 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제4회 서울단편영화제 최우수작품상, 정윤철 감독의 '기념촬영(1997)', 한국영상자료원 제공
제4회 서울단편영화제 최우수작품상, 정윤철 감독의 '기념촬영(1997)', 한국영상자료원 제공

한국영상자료원은 서울단편영화제의 역사를 조망하고 영화제의 의의를 되짚어 보는 차원에서 23()부터 25()까지 시네마테크KOFA에서 서울단편영화제 PLAY-RE-PLAY’ 특별상영회를 개최한다. 특별상영회에 앞서 17()부터 서울단편영화제 관련 자료 39점을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KMDb) 컬렉션을 통해 공개한다.

영화감독의 발굴, 영화인력 세대의 교체, 영화진흥법 제정 및 사전심의 위헌 결정 등 다양한 영화계 이슈가 대두되던 1990년대 한국 영화사의 분기점에서, 신진 영화인 등장의 발판이 되었고 이후 한국 영화계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 서울단편영화제의 발자취를 살펴보는 기획전으로, 당시 상영된 본선 경쟁작/수상작 중 화제작 총 25편의 단편 작품을 선보인다.

영화 상영과 연계한 임순례, 송일곤, 정윤철 감독과의 관객과의 대화(진행: 이도훈 영화평론가), 김대현, 민규동 감독과의 대화(진행: 허남웅 영화평론가), 그리고 서울단편영화제 집행위원으로 활동한 정성일 영화평론가와 김홍준 영상자료원 원장의 대담 등 다채로운 부대행사 등이 있을 예정이다.

특히, <와이키키 브라더스>(2001),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2007), <리틀 포레스트>(2018)에 이어 최신작 <교섭>(2022)까지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임순례 감독이 첫 연출작 <우중산책>의 생생한 제작기를 들어 볼 수 있는 기회.

제1회 서울단편영화제 심사위원과 수상자, 한국영상자료원 제공
제1회 서울단편영화제 심사위원과 수상자, 한국영상자료원 제공

특별상영회에 앞서 서울단편영화제 컬렉션을 통하여 1(1994)부터 4(1997)까지, 서울단편영화제 4년의 역사가 기록된 39점의 자료들을 공개한다.

공개되는 기록물에는 서울단편영화제 현장의 열띤 분위기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사진들을 비롯해 영화제 홍보 포스터와 전단, 상영작품 시놉시스와 감독 이력 및 영화제 규정 등이 정리된 티켓 카탈로그, 당대 영화인들이 당면한 현안과 담론을 살펴볼 수 있는 세미나 자료집들이다.

역대 서울단편영화제의 역사가 기록된 서울단편영화제 컬렉션17()부터 한국영상자료원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www.kmdb.or.kr)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곽은주 기자 cineeun60@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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