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진단】 반복되는 세아베스틸 근로자 사망 이대로 괜찮은가
【투데이진단】 반복되는 세아베스틸 근로자 사망 이대로 괜찮은가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3.03.16 1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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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군산공장에서 사고당한 근로자 치료 도중 모두 숨져
지난해에도 군산공장에서 2명 사망해, 최근 5년간 5명 사망해

산업재해 다수 발생 사업장으로 국감에 출석햇던 김철희 대표
산재 예방 최선 다하겠다고 했지만...한 달에 한명 꼴 산재 발생
지난 2일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에서 사고를 당한 근로자 2명이 치료 도중 모두 숨졌다. (사진/픽사베이)
지난 2일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에서 사고를 당한 근로자 2명이 치료 도중 모두 숨졌다. (사진/픽사베이)

[한국뉴스투데이]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에서 분진 제거작업을 하던 근로자 2명이 화상을 입고 치료를 받던 중 모두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앞서 지난해에도 2명의 근로자가 숨진 세아베스틸에서 또 다시 근로자가 사망하자 안전 관리와 감독 체계에 구멍이 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고용노동부와 경찰이 군산공장과 세아베스틸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화상 사고 근로자 치료 중 모두 숨져

지난 2일 오후 4시 20분경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에서 연소탑 분진 제거 작업 중 근로자 2명이 사고를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해당 사고로 30대 남성 A씨와 50대 남성 B씨는 고온의 슬래그(금속 찌꺼기)를 온 몸에 맞아 전신에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충북 청주시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A씨는 지난 5일 숨졌고 대전에 위치한 한 화상 전문 병원에서 치료 중이던 B씨 역시 사고 후 지난 8일 사망했다.

사고를 당한 근로자 2명이 결국 치료 도중 사망하면서 고용노동부와 군산경찰서, 산업안전보건공단 등은 16일 오전부터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세아베스틸 본사와 군산공장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고용당국이 세아베스틸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선 이유는 이번 사망사고 뿐만 아니라 지난해에도 2명의 근로자가 사망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4일 군산공장에서는 퇴근을 하기 위해 걸어가던 근로자가 16톤 지게차에 실려있던 철근에 부딪쳐 쓰러졌고 이를 미처 발견하지 못한 지게차의 앞바퀴에 깔려 사망하는 일이 있었다. 같은 해 9월에는 천장크레인으로 차량을 싣는 작업 중 환봉(철강류)과 차량 사이에 근로자가 끼여 사망했다.

이같은 사고는 중대재해처벌법에 해당될 소지가 있다. 지난해 1월 27일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은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하거나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한 경우 ▲동일한 유해요인으로 급성중독 등 직업성 질병자가 1년 이내에 3명 이상 발생하는 등 중대재해가 발생하는 경우 안전조치를 소홀히 한 사업주나 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의 징역형 처벌을 내려진다.

세아베스틸은 최근 5년간 85건의 산재가 발생했다. 이는 한달에 한건이 발생한 셈으로 산업재해 다수 발생 사업장이다. (사진/픽사베이)
세아베스틸은 최근 5년간 85건의 산재가 발생했다. 이는 한달에 한건이 발생한 셈으로 산업재해 다수 발생 사업장이다. (사진/픽사베이)

구멍난 안전, 관리감독 소홀까지

반복된 사고로 세아베스틸의 안전 관리 소홀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는 가운데 고용당국의 관리 감독 소홀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 고용노동부는 세아베스틸에 수시근로감독을 진행해 군산공장 내 안전관리 위반 사항 등 66건을 적발하고 과태료 3800만원을 부과한 바 있다.

김철희 세아베스틸 대표는 지난해 국감에 출석해 반복되는 산업재해에 대한 의원들의 질타를 받자 안전개선활동을 약속했었다. 하지만 2020년 국감에서도 산업재해 다수 발생 사업장 문제로 출석했던 김철희 대표는 당시에도 산재 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지만 근로자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아 말뿐인 약속에 불과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또, 관리 감독이 제대로 이행됐는지도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재해가 반복되며 정보마저 은폐하는 사업체에 대해서는 각별한 관리‧감독이 이루어져야 했으나 고용노동부는 소 잃고 외양간 조차 고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고만 봐도 2명의 근로자가 전신 화상을 입었으나 3월 5일에야 사업장 내 전기로 연소탑 내부 슬러지 제거작업 일체에만 부분작업중지 명령이 내려졌다.

고용노동부가 슬러지 제거작업만을 대상으로 부분작업중지 명령을 내렸기 때문에 세아베스틸은 사고가 발생한 2일 이후에도 연소탑을 그대로 가동했다. 이에 민주노총은 지난 기간 반복된 세아베스틸 중대재해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무엇을 조사‧감독했고 어떤 처분을 내리고 재해 예방을 위해 어떤 조치를 내렸지는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고용당국은 반복되는 근로자 사망과 관련해 16일 세아베스틸 본사와 군산공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사진/픽사베이)
고용당국은 반복되는 근로자 사망과 관련해 16일 세아베스틸 본사와 군산공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사진/픽사베이)

최근 5년간 산재 85건 발생해

다수의 산업재해 발생 사업장으로 악명 높은 세아베스틸은 국감에서도 여러번 지적을 받은 바 있다. 특히 전주 MBC가 입수한 세아베스틸 군산공장 업무상 재해 내역 등의 문건을 보면 최근 5년간 세아베스틸에서 발생한 산재 건수가 85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사망한 근로자는 5명이다. 이는 고용노동부 군산지청이 집계한 기록으로 이번 사고로 치료 도중 사망한 2명의 근로자가 포함된 수치다.

사망한 5명에는 지난해 사망한 2명의 근로자 외에도 지난 2020년 9월 1제강공장에서 전기로 3호기에 산소 10bar를 입력하던 중 산소랜스파이프와 연결된 홀더에 머리를 가격당해 숨진 근로자 1명도 포함됐다. 해당 근로자의 경우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전북서부지사와 고용노동부 군산지청은 사업장이 출입 제한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부실하게 관리한 사실을 적발한 바 있다.

또, 85건의 산업재해 중 40건은 근로자들이 10일 이상 휴업이 불가피한 정도의 심한 부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근로자들이 사업장에서 발생한 부상과 질병으로 근로복지공단에 요양 급여를 신청한 총 57건 중 54건에 대해 근로복지공단은 사업장에서 발생한 부상과 질병이 맞다고 봤다.

이와 관련해 세아베스틸은 “인명사고가 되풀이 된 점에 안타까움과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면서 “현재 작업자가 스마트 워치와 태그를 부착해 위험 지역에 진입하거나 보호장비 미착용 시, 설비충돌 가능성이 있을 시에 작업자에게 알림을 주는 안전 시스템을 현장에 확대 적용 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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