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언 정치, 친명-비명 해석 제각각
​​문재인 전언 정치, 친명-비명 해석 제각각
  • 박은진 기자
  • 승인 2023.03.20 0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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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vs 박용진, 문재인의 이재명 언급 두고 엇갈린 발언 내놓아
문재인 전언정치는 결국 내년 총선 공천서 또 다른 변수로 떠올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지난 17일 YTN 라디오에서 문 전 대통령이 이 대표를 중심으로 당의 총단합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지난 17일 YTN 라디오에서 문 전 대통령이 이 대표를 중심으로 당의 총단합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최근 민주당 사람들이 잇따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났다. 양산 평산마을로 찾아간 그들은 최근 민주당에 대한 이야기를 문 전 대통령으로부터 들을 수 있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민주당 상황이 이재명 사법리스크로 인해 당이 둘로 쪼개질 위험이 노출되면서 전임 대통령으로서 민주당 당원으로서도 상당히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이에 문 전 대통령이 민주당 사람을 만난 자리에서 ‘당의 화합’을 강조한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친명계와 비명계는 ‘이재명 대표’의 언급이 있었느냐를 두고 격론이 벌어졌다. 문 전 대통령이 직접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있으니 서로 자신에게 유리한 것으로 해석을 내놓고 있는 셈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미 퇴임한 전직 대통령을 자꾸 정치에 끌어들이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지원 vs 박용진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지난 17일 YTN 라디오에서 문 전 대통령이 이 대표를 중심으로 당의 총단합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박 전 원장은 “문 전 대통령께서는 ‘현재 민주당이 총단합해서 잘해야 하는데 그렇게 나가면 안 된다. 지금 이 대표 외에 대안도 없으면서 자꾸 무슨’ 그 정도 얘기를 하셨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대통령님께서도 민주당이 조금 달라지고, 뭔가 결단하고 그걸 중심으로 또 화합하고 이런 모습을 보이면 내년 총선은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격려해주셨다”고 언급했다.

박용진 의원 역시 문 전 대통령을 방문한 자리에서 문 전 대통령이 당이 화합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들었다고 밝혔다. 다만 이 대표의 언급은 없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한 신문사와의 인터뷰에서 이 대표의 언급은 없었다고 분명히 밝혔다. 이처럼 당 내부에서도 문 전 대통령의 이 대표 언급 여부를 두고 여러 이야기가 나오면서 당 안팎에서는 전임 대통령의 ‘전언 정치’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비명계 이상민 의원은 지난 17일 CBS 라디오에서 “문 전 대통령이 과도하게 말씀한 것이고, 전달한 분도 잘못 전달한 것”이라면서 박 전 원장을 저격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뭐 문 전 대통령의 ‘꼬붕’(부하의 일본어)이냐. 문 전 대통령이 지시하면 그대로 다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라면서 불쾌한 감정을 표현했다.

이어 이 대표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이 의원은 대표적인 비명계로 이 대표가 퇴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계속 내고 있었다.

박용진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을 방문한 자리에서 문 전 대통령이 당이 화합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들었으나 이 대표의 언급은 없었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박용진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을 방문한 자리에서 문 전 대통령이 당이 화합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들었으나 이 대표의 언급은 없었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전임 대통령의 입만 바라보고

이처럼 문 전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정치적 해석이 엇갈리는 것은 당내 리더십이 약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내년 총선 공천을 앞두고 친명계와 비명계의 샅바 싸움이 치열해졌다는 것을 말한다.

특히 이재명 사법리스크를 두고 비명계는 ‘질서 있는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친명계는 이 대표 이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른바 ‘상왕 정치’에 기대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즉, 문 전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으니 더 이상 질서 있는 퇴진을 요구하지 말라는 친명계의 계산이 깔려있다.

하지만 비명계 입장에서는 문 전 대통령의 전언 정치를 친명계가 이용하는 것에 대해 불쾌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것은 ‘꼬붕’이라는 말로 대변된다.

이 대표의 거취 문제를 두고 친명계와 비명계의 갈등은 더욱 증폭되면서 그에 따라 이 대표의 거취 문제를 두고 계속 큰 소리가 오가고 있는 실정이다.

전임 대통령의 전언 정치는

문제는 전임 대통령의 전언 정치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총선 공천을 앞두고 수많은 정치인들이 평산마을로 내려갈 것이고, 문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임 대통령에게 기대는 전언 정치가 썩 바람직하지 않다는 분위기는 당 안팎에 있다. 문 전 대통령이 현실 정치에 뛰어들지 않는 이상 자신의 계파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데 전언 정치가 부활하게 된다면 결국 ‘친문’의 부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내년 총선 공천에서 또 다른 계파 갈등의 원인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은진 기자 knewstoda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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