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진단】 불공정거래 의혹 에코프로 3사 전격 해부
【투데이진단】 불공정거래 의혹 에코프로 3사 전격 해부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3.03.22 1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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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17일 에코프로 본사 압수수색
2020년 불공정거래 의혹 또 다시 반복?
5월 1일 대기업집단 편입 앞두고 부담
지난 16~17일 불공정거래 의혹과 관련해 검찰과 금융당국이 에코프로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인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사진/에코프로 홈페이지 갈무리)
지난 16~17일 불공정거래 의혹과 관련해 검찰과 금융당국이 에코프로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인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사진/에코프로 홈페이지 갈무리)

[한국뉴스투데이] 코스닥 시장의 대장주 에코프로가 또 다시 불공정거래 의혹에 휩싸였다. 금융당국과 검찰은 에코프로 임직원의 불공정거래 의혹을 포착하고 압수수색에 나섰다. 앞서 에코프로는 지난 2020년~2021년에도 불공정 주식거래로 조사를 받고 이동채 회장을 포함한 전현직 임직원들이 재판을 받고 있다. 기존 사건과 별개인지 여부는 정확히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오는 5월 대기업 집단 편입을 앞두고 있는 에코프로로써는 거듭되는 불공정거래 의혹이 반가울리 없다.

불공정거래 정황 에코프로 압수수색

지난 16~17일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과 금융위원회 특별사법경찰은 충북 청주시 에코프로 본사에 수사관을 보내 내부 문서와 컴퓨터 저장자료를 확보하는 등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과 특사경은 회사의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주식 거래로 부당한 시세 차익을 챙긴 정황을 확보하고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 가족과 자회사 임직원까지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에코프로는 지난 2020~2021년에도 내부자 거래 정황으로 압수수색을 받은 바 있다. 그 결과 지난해 5월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은 자본시장법 위반과 범죄수익은닉규제처벌법 위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35억원을 선고받았다. 현재 이 회장은 항소한 상태로 2심이 진행 중에 있다.

당시 이 회장은 2020년 1월부터 자사 중장기 공급계약 정보가 공시되기 전 차명 증권 계좌를 이용해 미리 주식을 매수했다. 이후 주식이 오르나 되팔아 11억원 규모의 부당한 시세차익을 챙겼다. 이 회장 뿐만 아니라 에코프로 계열사 에코프로비엠의 전현직 임직원 5명도 같은 혐의로 기소해 징역 1년~1년6개월에 집행유예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번에 다시 불공정거래 의혹으로 압수수색을 받자 에코프로는 과거 임직원의 불공정 주식거래 사건을 계기로 지난해 초부터 내부자 거래 모니터링 체계를 갖추는 등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강화하고 전 계열사의 이사회 구성과 운영 방식을 전면 개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조사는 기존 조사 대상기간과 유사해 그 연장선의 조사라는 입장이다.

지난 2019년 3월 5일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홍보관에서 2차전지 소재 생산업체인 에코프로비엠의 코스닥시장 신규상장기념식을 개최한 바 있다. 왼쪽부터 김현철 한국IR협의회 부회장, 정운수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 김병훈 에코프로비엠 대표이사, 이동채 에코프로비엠 회장, 권우석 에코프로비엠 대표이사,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이사, 송윤진 코스닥협회 부회장. (사진/뉴시스)
지난 2019년 3월 5일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홍보관에서 2차전지 소재 생산업체인 에코프로비엠의 코스닥시장 신규상장기념식을 개최한 바 있다. 왼쪽부터 김현철 한국IR협의회 부회장, 정운수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 김병훈 에코프로비엠 대표이사, 이동채 에코프로비엠 회장, 권우석 에코프로비엠 대표이사,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이사, 송윤진 코스닥협회 부회장. (사진/뉴시스)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에이치엔 3사 해부

에코프로는 최근의 2차전지주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코스닥 대장주다. 경북 포항 출신인 창업주 이동채 회장은 1984년부터 회계법인과 개인사무소에서 공인회계사로 일하다 1997년 교통의정서 체결 소식을 듣고 지구 온난화 문제에 관심을 가지면서 1998년 에코프로(코리아제오륨)를 창립했다.에코프로 자본금은 1억원이었다. 초기에는 환경 소재 사업과 반도체 제조 공정에 필요한 케미컬 필터를 개발하던 에코프로는 2004년 제일모직을 만나 양극재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제일모직이 반도체 사업에 집중한다는 이유로 양극재 사업을 포기하면서 에코프로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에코프로는 제일모직의 양극재 기술과 영업권을 인수받고 니켈, 양극소재, 전구체 등을 생산해 일본회사 소니에 소재를 공급하면서 2015년 첫 흑자를 냈다. 이후 에코프로는 2016년 양극재 사업 전문화를 위해 에코프로비엠을 물적분할하고 2021년에는 대기환경 사업을 위해 에코프로에이치엔을 인적분할하면서 지주사 구조를 이뤘다. 

사업 지주인 에코프로는 그룹의 핵심 주력 계열사 에코프로비엠의 지분 45.6%와 에코프로에이치엔 지분 31.4%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장은 에코프로 지분은 19.92%다. 에코프로비엠은 하이니켈계 양극소재 제품을 가장 먼저 개발하고 양산화에 성공했다. 전기차(EV)와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무정전전원장치(UPS), 스마트그리드, 항공우주용, 의료용, 군사용 등 리튬이온 이차전지 소재기업이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은 국내 유일의 친환경 토탈솔루션 전문기업으로 미세먼지의 원인인 VOCs를 제거하는 미세먼지 저감 솔루션과 온실가스 감축 솔루션, 반도체 공정의 클린룸 내부에서 발생하는 유해가스 제거 등에 주력하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 기술을 기반으로 한 SDN(탄소배출권)사업과 양극재 도펀트 등 이차전지 부소재 개발 및 유기 전자재료 분야까지도 사업을 확대 중이다. 

에코프로는 연결기준 자산 규모 5조원을 충족해 오는 5월 1일부터 대기업집단에 편입될 예정이다. (사진/픽사베이)
에코프로는 연결기준 자산 규모 5조원을 충족해 오는 5월 1일부터 대기업집단에 편입될 예정이다. (사진/픽사베이)

오는 5월 대기업집단 포함되는데...

이같은 에코프로는 오는 5월 대기업집단 편입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에코프로는 연결기준 매출 5조6403억원, 영업이익 618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매출은 275%, 영업이익은 무려 616%가 증가한 셈이다. 계속되는 환율 하락 등으로 지난해 4분기 수익성은 다소 감소했지만 전지 재료 사업과 환경사업 수요가 증가하면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 가능했다.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전기차(EV)용 양극재 판매량이 증가해 지난해 매출(연결 기준)은 5조3569억원, 영업이익은 382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 261%, 232% 성장했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은 온실가스 감축, 미세먼지 저감 등 공사성 사업 확대로 지난해 매출 2182억원, 영업이익 415억원으로 전년 대비 140%, 199% 성장했다. 

에코프로는 2021년 처음 연 매출 1조원을 넘어선 이후 1년 만인 지난해에는 매출 5조원을 돌파하면서 급성장했다. 창립 24년만에 누적 매출은 10조원이 넘는다. 자산이 5조원을 넘어서면서 오는 5월 1일부터 대기업 집단에 편입될 예정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지침에서는 연결 기준 자산 총계가 5조원을 넘을 경우 대기업 집단으로 편입시키고 있다. 

한편, 에코프로는 지난해 10월 에코배터리 포항캠퍼스 내에 CAM7 공장을 완공했고, 시운전을 거쳐 올해부터 본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에 약 18만톤의 양극재를 생산할 수 있게 되면서 국내 최대 양극재 생산 능력(CAPA)을 보유하게 됐다. 하지만 대기업 집단 편입을 앞두고 또 다시 불공정거래 의혹으로 수사가 확대될 조짐을 보여 에코프로로써는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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