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제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 민주당 고민
​​하영제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 민주당 고민
  • 박은진 기자
  • 승인 2023.03.24 0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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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구속영장 청구, 체포동의안은
딜레마 빠진 민주당, 가결이냐 부결이냐 두고 고민 깊어져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하영제 국민의힘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오는 30일 표결에 들어간다. 국민의힘은 일찌감치 가결에 무게추를 두고 있지만 민주당의 고민은 깊다. 노웅래 의원·이재명 대표 등의 부결 처리와 맞물리면서 어떤 식으로 결론을 내려야 할지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주말이 주말 같지 않은 주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야말로 여론이 어떤 식으로 흘러갈 것인지 고민이 되는 주말이다. <편집자주>

하영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주거기본법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하영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주거기본법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하영제 국민의힘 의원의 호소는 절절하지만 동료 의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하나같이 ‘가결’을 외쳤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지난 23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다. 그 사이 하 의원은 계속해서 동료 의원들에게 억울하다는 점을 하소연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번 체포동의안을 가결시켜서 민주당을 최대한 압박한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또 다른 일각에서는 결국 하 의원을 희생양 삼는 것 아니냐는 볼멘 목소리도 나온다.

하영제 발판 삼아 민주당 압박

하 의원을 발판 삼아 민주당을 압박하겠다는 전략인데 한솥밥을 먹고 있는 사이로서 그럴 수 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은 단호한 모습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불체포특권 포기가 거의 당론에 가깝다”고 밝혔고, 소속 의원 52명이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에 서명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일단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방탄 정당’이 아니라는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 하 의원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이유로 이탈표도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즉,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도 매우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민주당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재명 방탄을 주력하고 있는 민주당으로서는 하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가 향후 이 대표에 대한 여론의 향배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조응천 의원은 “부결표를 던지면 부패 옹호 방탄 본능, 가결표를 던지면 내로남불 아시타비(我是他非·나는 옳고 다른 사람은 틀렸다)”라고 언급했다.

그 이유는 노웅래 의원과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 대표 방탄정당이라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에 하 의원의 체포동의안 처리를 두고 고민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부결표를 던지면 ‘부패 옹호 정당’이라는 이미지가 각인될 수밖에 없다. 노 의원에 이어 이 대표 그리고 하 의원에 이르는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계속해서 민주당이 제동을 걸은 꼴이 되기 때문이다.

지난 23일 정명호 국회 의사국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4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하영제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23일 정명호 국회 의사국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4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하영제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가결 되면

그렇다고 가결이 되면 자당 소속 정치인들은 부결시키면서 타당 소속 정치인은 가결을 시켰다는 비난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즉, 내로남불이 되는 셈이다.

내로남불의 이미지는 결국 내년 총선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최근 대형 선거에서 민주당이 패배한 이유 중 하나가 조국 사태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런 이유로 가결을 시킨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민주당으로서는 자율투표에 맡기겠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이 고민스러운 대목이기도 하다.

더욱이 만약 투표 결과가 친명과 비명으로 확연히 갈리게 되는 그런 표결 결과가 나온다면 계파 갈등은 더욱 증폭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즉, 반대표가 친명계로 추정되는 숫자와 비슷하게 나오고, 찬성표가 비명계+국민의힘 등의 숫자와 비슷하게 나온다면 계파 갈등은 또한 증폭될 수밖에 없다.

이재명 기소 여론에 따라

결국 민주당의 선택은 이재명 대표의 기소 여론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의 검찰 기소가 부당하다는 여론이 더욱 높아지게 된다면 민주당으로서는 찬성표를 던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대표 검찰 기소가 부당하다는 여론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친민주당 성향이 강해졌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찬성표를 던져도 무방하다.

하지만 거꾸로 이 대표의 검찰 기소가 당연하다고 판단되면 부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왜냐하면 가결시켜서 긁어 부스럼을 만들기 보다는 오히려 부결시켜서 이 난국을 헤쳐나가는 방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박은진 기자 knewstoda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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