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이슈】 인적분할·장세주 회장 복귀...동국제강 주총 주목
【투데이이슈】 인적분할·장세주 회장 복귀...동국제강 주총 주목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3.03.24 1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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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월 17일 동국제강 인적분할 승인 임시 주총 열고
동국제강 인적분할, 장세주 회장 사내이사 선임 등 결정
오는 5월 17일 동국제강의 임시 주총에서 지난해 사면된 장세주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여부가 결정돼 주목된다. 사진은 2015년 구속 당시 장세주 회장. (사진/뉴시스)
오는 5월 17일 동국제강의 임시 주총에서 지난해 사면된 장세주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여부가 결정돼 주목된다. 사진은 2015년 구속 당시 장세주 회장.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동국제강이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친화정책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오는 5월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가 주목된다. 5월 임시 주총에서는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와 사업을 분리하게 된다. 특히, 횡령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 가석방됐다가 지난해 사면된 장세주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이 결정되는 자리기도 하다. 우호 지분이 높아 경영 복귀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나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도 있어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동국제강, 지주사 전환으로 새 출발

24일 동국제강은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제69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2022년 재무제표 승인과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총 5개 안건을 의결하고, 주당배당금을 100원 상향한 500원으로 승인했다. 이는 지난해 순이익이 감소했지만 재무 개선 노력으로 누적한 재원을 주주에게 환원하기 위함이다. 

지난해 동국제강은 K-IFRS 연결재무제표 잠정 실적 기준 매출 8조5111억, 영업이익 7435억, 당기순이익 4320억원을 기록했다. 하반기 건설·가전 등 전방 산업 수요 둔화 흐름 속에서도 연 평균 판매단가 상승으로 전년 대비 매출은 17.6% 증가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7.4%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22.7% 감소했다.

이날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은 인적분할에 따른 그룹 성장 전략에 대해 30분간 직접 프리젠테이션했다. 장 부회장은 올해를 동국제강의 새로운 시작을 위한 출발점으로 정의했다. 지주와 사업 기능을 분리해 지주는 전략 컨트롤타워로 철강 성장둔화에 대응해 장기적 관점의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사업 회사는 철강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사업 전문화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면서 철강 사업과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 분야에서도 신사업을 발굴할 예정이다. 물류, IT 등에서도 그룹의 시너지를 모색한다. 또,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저평가된 철강 사업의 가치를 제고하고 지속적인 이익을 실현해 배당을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날 동국제강은 사내이사로 최삼영 부사장을 신규 선임했다. 최 부사장은 현장 전문가로 동국제강의 설비 최적화에 기여해 생산성을 최대화했으며 2010년 당진공장 가동 후 설비 최적화를 주도해 안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 부사장은 전략·생산·구매·영업을 총괄하며 동국제강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실질적 수익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돼 사내이사에 신규 선임됐다.

오는 5월 임시 주총에서는 동국제강의 지주사 전환도 승인될 예정이다. 동국제강은 동국홀딩스(가칭)을 지주사로 열연과 냉연 사업의 전문화를 통한 사업 확대에 나선다. (사진/뉴시스)
오는 5월 임시 주총에서는 동국제강의 지주사 전환도 승인될 예정이다. 동국제강은 동국홀딩스(가칭)을 지주사로 열연과 냉연 사업의 전문화를 통한 사업 확대에 나선다. (사진/뉴시스)

5월 임시 주총서 인적분할 승인 예정

이처럼 동국제강은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사 전환을 준비 중이다. 인적분할은 분리되거나 신설된 새로운 기업의 주식을 분할 전 기업 (모기업)의 주주들이 소유한 주식 지분 비율대로 소유하는 방식이다. 현재 동국제강의 지분은 장세주 회장이 13.94%, 장세욱 부회장 9.43%, 장 회장의 장남 장선익 전무가 0.83%를 가지고 있다.

기존 동국제강은 동국홀딩스(가칭)로 사명을 바꿔 존속법인으로 지주사 역할을 하게 된다. 동국홀딩스는 그룹의 전략적 컨트롤타워로 전략·재무·인사 등 조직으로 신사업을 발굴하고 주주가치 향상을 추구한다. 인적분할 후 동국홀딩스는 지주사 산하 CVC(기업형 벤처케피탈)을 설립해 미래 트렌드를 주도하는 신수종사업을 발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사업 법인은 두 개가 신설되는데 열연 사업과 냉연 사업으로 전문화된다. 신설법인 동국제강(가칭)은 전기로 제강 사업과 봉강(철근)·형강·후판 등 열연 분야 철강 사업을 맡는다. 현재 동국제강의 인천, 포항, 당진, 신평 공장이 신설 법인으로 들어간다. 동국제강은 고로 제철 사업 대안으로 떠오른 철스크랩 재활용 전기로 제강 사업과 친환경 철강 제품 등을 특화하는 ‘Steel for Green’을 성장 전략으로 삼았다.

냉연 분야는 동국씨엠(가칭)이 신설된다. 동국씨엠은 냉간 압연에서 시작해 아연도금강판, 컬러강판 등의 냉연 철강 사업을 맡는다. 현재 글로벌 컬러강판 생산기지인 부산공장과 충남 도성의 빌딩솔루션센터 등을 기반으로 DK컬러 비전2030 전략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컬러강판 관련 매출 2조원, 글로벌 100만톤 판매 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분할 비율은 동국홀딩스 16.7%, 동국제강 52.0%, 동국씨엠 31.3%다. 이사회 결의일 기준 존속회사 동국홀딩스는 자산 5997억원(부채비율 18.8%)의 회사가 된다. 신설 동국제강은 자산 3조 4968억원(부채비율 119.0%)이고, 동국씨엠은 1조 7677억원(부채비율 83.7%)의 자산 규모로 분할된다. 오는 5월 17일로 예정된 인적분할 승인 임시 주총에서 통과되면 오는 6월 1일부로 분할을 앞두고 있다.

동국제강의 임시 주총은 오는 5월 17일 열릴 예정이다. (사진/뉴시스)
동국제강의 임시 주총은 오는 5월 17일이다. (사진/뉴시스)

횡령으로 복역한 장세주 회장 복귀 임박

5월 인적분할 승인 임시 주총에서는 인적분할 뿐만 아니라 장세주 회장의 경영 복귀 여부도 판가름이 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장 회장은 인천제강소 파철을 무자료로 판매해 88억 원, 가족명의 계열사를 이용한 부당 거래로 34억 원, 공장 설비 리베이트로 86억원 등 총 210억원에 달하는 회삿돈을 빼돌려 2015년 구속된 바 있다.

회삿돈 일부는 미국 법인으로 빼돌리고 일부는 미국 라스베거스 카지노에서 바카라 도박을 한 혐의를 받은 장 회장은 1심에서 횡령·배임 혐의로 징역 3년6개월에 벌금 1000만원, 추징금 5억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2심에서는 상습도박 혐의까지 인정돼 징역 3년6개월에 추징금 14억1894만원이 선고됐다. 이후 대법원이 2016년 11월 형을 확정하면서 장 회장은 실형을 살게 됐다. 

이후 만기를 7개월 앞둔 2018년 4월 가석방된 장 회장은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특별사면에 포함시키면서 사면됐다. 이후 복귀 여부를 보고 있던 장 회장은 오는 5월 임시 주총을 통해 지주사 전환과 동시에 지주사 동국홀딩스 사내이사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내이사로 선임된 이후 장 회장은 그룹 경영에 관한 중요 결정을 하게 된다.

다만 장 회장의 경영 복귀를 보는 외부 시선은 비판적이다. 장 회장은 가석방 이후 미등기 임원으로 2018년 16억원의 연봉을 받았고 2019년 25억원, 2020년 41억원, 2021년 57억원으로 철강업계 연봉킹을 차지한 바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장 회장의 사면을 두고 경제질서를 어지럽히고 훼손한 이들을 풀어주고 경제살리기를 요구하는 것은 도둑에게 곳간을 지키라는 것과 다름없다며 비난했다. 여기에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이 고액의 횡령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장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반대할 가능성도 있어 장 회장의 경영 복귀 여부는 불투명하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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