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한 교체가 블랙핑크 때문? 외교안보라인 보이지 않은 알력 다툼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29일 전격 사퇴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바로 후임 안보실장으로 조태용 주미대사를 내정했다. 미국 국빈 방문 한 달도 남기지 않은 상황 속에서 안보실장까지 전격 교체됐다는 점에서 외교가는 물론 정가에도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무엇보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교체설은 있었지만 대통령실은 관련 사실에 대해 방미를 언급했다. 즉, 방미 이후 교체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의미했다. <편집자주>
[한국뉴스투데이]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전격 사퇴를 하자 한 시간도 안돼 윤석열 대통령은 후임 안보실장에 조태용 주미대사를 내정했다. 김일범 의전비서관이 지난 12일, 이문희 외교비서관이 27일 바뀐데 이어 안보실장마저도 교체가 됐다.
이날 오전에 교체설이 나돌았을 때 대통령실은 검토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조 대사를 안보실장으로 내정했다는 사실을 김 실장의 사퇴 이후 곧바로 발표한 것으로 볼 때 이미 사퇴 후 안보실장 교체를 검토하고 있었다는 것이 드러났다.
사실상 경질
김 실장이 사퇴를 발표한 이후 한 시간 만에 후임 안보실장을 임명했다는 것은 형식적으로는 자진 사퇴지만 사실상 경질을 의미한다. 경질이 된 이유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한미정상회담 준비 과정에서의 실책이 원인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한미 합동공연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엇박자가 났다는 것이다.
미국 측이 한미 가수 협연을 제안하면서 블랙핑크와 레이디 가가의 협연을 제안했는데 안보실 라인이 관련 보고나 조치 없이 그냥 보류만 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가 누락됐고, 윤 대통령은 다른 경로를 통해 늦게 보고를 받자 김 실장을 비롯해 안보실 라인에 대해 크게 화를 냈다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
단순히 문화 공연 차원을 넘어 국빈 방문 일정을 조율하는데 있어 프로세스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화를 냈다는 것이다. 아울러 정상회담 관련한 주요 문서에 대한 보고 누락과 더불어 한미 주요 행사에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 대사가 초청받지 못하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외교가에서는 단순히 블랙핑크-레이디 가가 공연 협연 보고를 누락한 이유 때문에 안보실장을 교체했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실무격인 비서관들이 교체가 됐을 지언정 김 실장은 이날까지만 해도 교체 여부에 대해 대통령실이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태효와의 관계 때문?
오히려 외교가에서는 김태효 안보실 1차장과의 마찰 때문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김 실장이 몇몇 사람들을 중심으로 외교 안보에 관한 정보를 독점하면서 김태효 차장과 김 실장 간의 알력다툼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떠돈다.
김 실장은 대선 캠프 당시 외교안보 자문그룹의 좌장 역할을 했지만 김 차장은 물밑에서 윤 대통령에게 조언을 했다. 즉, 김 차장은 암암리에 윤 대통령을 보좌해왔다.
그러다가 대통령 당선 이후 인수위원회에서 김 실장은 외교안보분과 간사로, 김 차장은 같은 분과 위원으로 활동을 했고, 이후 안보 실장과 1차장으로 일을 했다. 하지만 의견 충돌로 인해 잦은 말다툼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나돈다. 이를 대통령이 인지하고 있었다고 할 정도였다.
그런데 한미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의 갈등이 터져 나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블랙핑크-레이디 가가 공연 협연에 대해서 두 사람의 갈등이 본격적으로 터져 나왔고, 김 실장의 직속 부하들인 외교 라인들이 잇따라 경질되면서 김 실장이 이를 못 견뎌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외교라인 전면 개편으로
김 실장이 교체되면서 외교라인이 전면적으로 개편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특히 박진 외교부 장관과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내년 총선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두 사람이 관료조직에서 빠져 나가 국민의힘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렇게 된다면 외교안보라인을 전면적으로 교체해야 한다. 그 시기는 방미 이후 5월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왜냐하면 내년 총선을 준비해야 하는 두 사람으로서는 5월이 마지노선이기 때문이다. 다만 한미정상회담 성과가 어떤 성과냐에 따라 향후 외교안보라인이 어떤 식으로 교체가 될지는 두고 봐야 할 문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