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 말해요’... 미워하는 마음을 내려놓는다
‘사랑이라 말해요’... 미워하는 마음을 내려놓는다
  • 곽은주 기자
  • 승인 2023.04.15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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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잘 살 수 있다

2023년 봄, 마음을 따뜻하게 물들였던 시리즈 <사랑이라 말해요>가 라일락꽃 향기 같은 여운을 남기고 지난 12일 막을 내렸다. 드라마는 끝났으나 <사랑이라 말해요>를 지켜보던 구독자는 결 곱고 따뜻한 품성의 드라마 속 인물들의 담백한 말맛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며 사랑앓이를 앓고 있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사랑이라 말해요'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디즈니+의 오리지널 시리즈 <사랑이라 말해요>가 진한 여운과 따뜻한 감성을 선사하며 막을 내렸다. 주인공 동진(김영광), 우주(이성경), (성준), 혜성(김예원), 민영(안희연)이 그려낸 잔잔한 사랑과 일상의 소소한 모습들이 참 곱고 아름답다. 서로를 배려하는 작은 마음 씀씀이가 이렇게 큰 울림으로 몰려오다니, 아주 오랜만에 참 단정한 드라마를 본 것 같다. 그래서인지 드라마가 끝났는데도 불구하고 지난 회차를 찾아보게 된다.

<사랑이라 말해요>는 복수에 호기롭게 뛰어든 여자 우주(이성경)와 복수의 대상이 된 남자 동진(김영광)의 감성 로맨스 드라마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사랑이라 말해요' 스틸컷, 동진 역의 김영광,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사랑이라 말해요' 스틸컷, 동진 역의 김영광,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동진 역에 몰입하기 위해 친한 또래 친구들과의 촬영이었음에도 일부러 거리를 두고 말수를 줄였다는 김영광. 캐릭터에 집중한 김영광의 노력은 고스란히 화면으로 전달됐다. 말수 적고 책임감 있는 성품의 사려 깊은 캐릭터는, 안아 주고 싶을 만큼 보는 이에 마음조차 외롭고 쓸쓸하게 만든다.

그동안 밝고 에너지 넘치는 역할을 주로 맡았던 이성경은 <사랑이라 말해요>를 통해 연기 변신에 성공. 이성경은 일부러 어둡거나 다운되려고 노력하기보다 감정에 집중했다고 전했다. 복수의 대상을 사랑하게 된 우주의 복잡한 감정을 맑고 담백한 샘물처럼, 순박하게 표현하며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사랑이라 말해요' 스틸컷, 우주 역의 이성경,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사랑이라 말해요' 스틸컷, 우주 역의 이성경,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연출을 맡은 이광영 감독은 "편집실에서 김영광과 이성경이 사귀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고 밝혔을 만큼 두 사람은 실제 연인을 방불케 하는 케미를 보여줬다. 서로를 향한 애틋한 눈빛과 두 사람을 감싸는 보랏빛 사랑의 분위기는 구독자의 마음마저 쿵! 내려앉게 한다.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을 위한 작품이고, 모두가 실제 겪어봤을 법한 리얼한 이야기라고했던 이광영 감독은, “이 이야기로 나와 배우들이 공감하고 위로받은 만큼 또 다른 누군가에게도 같은 마음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는데, 감독의 말은 진실이었다.

여기에 작품 속 다채로운 감정의 변화는 말맛이 한몫한다. 각기 다른 사랑을 펼치는 캐릭터들의 마음을 대변하며 마음에 쏙쏙 박히는 김가은 작가의 완성도 높은 대본과 명대사는 주인공들의 서사에 촉촉이 스며들게 한다.

<사랑이라 말해요>는 하루를 버텨내고, 또 하루를 살아가는 고단한 청춘에게 위로와 공감을 준다. 모두를 웃고 울렸던 사랑즈의 이야기는 끝났지만, 다섯 주인공이 보여 준 가족애, 우정, 인생, 그리고 사랑은, 2023년 봄을 보랏빛 라일락 향기처럼 특별하게 물들였다.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먼저 해 줄 수 있는 사람, 심심하게 말고 재미있게 사는 사람, 예의 있는 사람, 안아 주고 싶은 사람, 의리 있는 사람, 미워하는 마음을 내려놓는 사람으로, 2023년을 사랑의 힘으로 잘 살 수 있기를.

곽은주 기자 cineeun60@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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