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경제】 미국 IRA 대응...완성차-배터리 동맹 가속화
【투데이경제】 미국 IRA 대응...완성차-배터리 동맹 가속화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3.04.26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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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SK온, 합작 법인 미국 조지아주 설립
삼성SDI-GM 미국에 배터리 합작 법인 결정
LG에너지솔루션도 완성차 업체와 합작 법인
미국 IRA에 대응하기 위해 배터리 업체들과 완성차 업체간의 동맹이 가속화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미국 IRA에 대응하기 위해 배터리 업체들과 완성차 업체간의 동맹이 가속화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한국뉴스투데이]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응하는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업체간의 동맹이 가속화되는 모양새다. 현대차그룹은 SK온과 미국에 6조5000억원 규모의 배터리 합작 공장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삼성SDI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협력해 미국에 4조원 규모의 배터리 합작 공장을 설립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일본 혼다와 미국에 6조3000억원 규모의 배터리 합작 공장을 짓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가 모두 완성차 업체와 합작 법인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작 법인 가능성도 있어 IRA에 대응하려는 완성차-배터리 업체들의 동맹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현대차-SK온, 조지아주에 합작 법인

지난 25일 현대차는 정기이사회를 통해 SK온과의 북미 배터리셀 합작 법인 설립안건을 승인했다. 이번 현대차와 SK온의 합작 법인은 여러 부분에서 의미가 있다. 먼저 국내 재계 서열 2위와 3위간의 성역없는 동맹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국내 대기업간의 합작 법인은 전례가 드물었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 선점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현대차와 SK는 지난 2021년 수소 동맹을 시작으로 지난해 11월 북미 지역 배터리 공급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동맹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또, 이번 현대차와 SK온의 합작 법인은 국내 대기업 중 처음으로 미국 내 합작 공장을 설립한다는 의미도 있다. 이번 합작 법인은 현대차가 25억 달러(3조2500억원), SK온이 나머지 25억 달러(3조2500억원)을 투자해 총 50억 달러(6조5000억원) 규모가 투자된다. 양측의 투자 비율은 정확히 5대 5로 지분도 50%씩 가져간다.

합작 공장은 미국 조지아주 바토카운티에 지어진다. 이 곳은 같은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 설립 중인 현대차의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인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와 460㎞를 사이에 두고 있다. 또,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에 있는 기아 조지아 공장(189㎞)과 인접해 있고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에 위치한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304㎞)과도 멀지 않아 부품 조달 및 공급망 관리가 수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합작 공장의 배터리 생산능력은 연간 35GWh(기가와트시)다. 이는 전기차 3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으로 오는 2025년 하반기부터 양산을 기대하고 있다. 합작 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셀은 현대차가 미국 내 공장에서 생산한 전기차에 그대로 탑재된다. 이렇게 되면 미국 정부가 IRA를 통해 규정한 조건 중 ‘북미 지역에서 전기차 최종 조립’에 부합하게 된다. 이후 일정 수준의 미국산 배터리 부품 사용과 광물 사용 조건까지도 맞춰 보조금을 받아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20년 7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충남 서산시 SK이노베이션 서산공장을 방문해 기아차 니로EV 앞에서 악수를 나눴다. (사진/뉴시스)
지난 2020년 7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충남 서산시 SK이노베이션 서산공장을 방문해 기아차 니로EV 앞에서 악수를 나눴다. (사진/뉴시스)

삼성SDI-GM 합작 법인, 스텔란티스도 동맹

삼성SDI의 경우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협력해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 법인 설립을 결정했다. 삼성SDI와 GM의 총 투자 규모는 30억달러(4조원) 전후가 될 전망이다. 공장 부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합작 공장의 배터리 생산능력은 연간 30GWh(기가와트시)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연간 전기차 30만대 이상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2026년부터 양산을 목표하고 있다. 

합작 공장은 고성능 하이니켈 각형과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해 향후 출시되는 GM 전기차에 전량을 공급할 예정이다. GM은 앞서 2020년에 LG에너지솔루션과 얼티엄셀즈라는 합작 법인을 세워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이후 4번째 공장 역시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GM은 삼성SDI와의 동맹을 결정했다. GM은 삼성SDI와 배터리셀을 생산해 북미에서만 최종적으로 연간 100만대 이상의 전기차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는 GM 외에도 지난해 스텔란티스와 31억달러(3조9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인디애나주 코코모시에 배터리 합작 공장을 짓고 있다. 합작 법인 지분은 삼성SDI가 51%, 스텔란티스가 49%를 취득할 예정이다. 합작 초기엔 연간 23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셀과 모듈 생산을 시작해 33GWh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해당 공장에서 최신 기술력이 담긴 배터리 브랜드 프라이맥스(PRiMX)를 적용한다.

현재 삼성SDI는 미국 재무부가 발표한 IRA 보조금 대상 전기차 중 스텔란티스의 지프 그랜드 체로키(보조금 3750달러)와 랭글러(보조금 3750달러), 포드의 이스케이프(보조금 3750달러)와 링컨 코세어(보조금 3750달러) 등 4종의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데 향후 완성될 스텔란티스와 GM 등 미국 완성차업체와의 합작 법인을 통해 미국 내 배터리 공급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IRA에 대응하기 위해 배터리 업체들과 완성차 업체간의 동맹이 가속화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국내 배터리 3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이 완성차 업체들과 합작 법인을 설립해 배터리 공급망 확보에 나섰다. (사진/픽사베이)

LG에너지솔루션-혼다와 합작 법인

LG에너지솔루션은 일본 완성차 업체 혼다와 손잡고 미국에 진출했다. 지난해 8월 LG에너지솔루션은 혼다와 배터리 합작 법인(L-H 배터리 컴퍼니) 설립을 결정했다. 합작 공장의 투자 규모는 총 44억 달러(5조4500억원)으로 지분은 LG에너지솔루션 51%, 혼다 49%다. 공장 부지는 미국 중부 오하이오주 제퍼슨빌로 결정됐다. 

L-H 배터리 컴퍼니는 40GWh 규모의 배터리셀, 모듈 생산능력을 예상하고 있다. 합작 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는 혼다 전기차 프롤로그와 혼다의 프리미엄 브랜드 아큐라(Acura) 전기차 모델 등 혼다 전기차에만 공급된다. 혼다를 합작 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로 오는 2030년까지 전기차 30종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혼다와의 합작 법인외에도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오하이오 합작1공장(생산능력 35GWh)을 가동하고 있다. 이어 GM과의 테네시 합작2공장(생산능력 35GWh), 미시간 합작3공장(30GWh)을 설립 중에 있다. 지난해에는 스텔란티스와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시에 배터리 합작 법인 ‘넥스트스타 에너지’ 공장을 짓고 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차와의 미국 내 합작 법인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앞서 2021년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은 자카르타 인근 산업단지에 배터리 합작 공장을 설립하고 11억 달러(1조4700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또 지난해에는 인도네시아에 배터리 합작 공장 설립을 위한 투자 자금을 확보하고 사업을 진행 중이다. 향후 현대차그룹은 LG에너지솔루션과도 미국 배터리 합작 법인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어 완성차-배터리 업체간 동맹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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